문턱 낮아진 무주택자 추첨제…84A만 노리면 '낭패' [부터뷰]

김종학 기자

입력 2021-12-10 17:32   수정 2021-12-10 17:32



    =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살고 싶어하고, 청약 경쟁도 치열한 아파트 구조는 84A형입니다. 부동산114에서 올해들어 11월까지 신규 분양한 주택 평형의 1순위 경쟁률을 조사했더니 전용 84제곱미터가 평균 18.5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평균 청약점수는 38점. 현행 가점제 기반 청약제도에서 부양 가족이 적거나 청약통장 가입기간이 짧은 1인 가구, 청년층, 자녀가 없는 신혼부부 등에게는 여전히 넘어서기 힘든 벽입니다.

    이런 문제를 바꾸기 위해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16일부터 주택공급규칙을 바꿔 신혼부부, 생애최초 공급물량의 30%를 추첨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마련했습니다. 2007년부터 가점제를 골자로 한 주택청약제도 시행으로 사라졌던 추첨제를 일부 되살리는 겁니다. 다만 아파트 공급물량의 일부를 떼어주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같은 조건의 청년층, 1인가구끼리 경쟁을 피하긴 어렵습니다.

    한동안 가점이 낮은 이들 가운데 청약통장도 필요없어 인기였던 무순위·잔여세대도 상황은 다르지 않습니다. 지난 8월 진행된 디에이치자이개포에는 당첨 시 15억 차익이 가능하다는 소문에 5가구 무순위 청약에 25만여 명이 몰리는 진기록을 낳기도 했죠. 문제는 저가점자가 접근 가능한 이러한 `추첨제` 혹은 `줍줍` 청약 조차 공급물량이 매우 적고 정보가 충분하지 않다는 겁니다. 어느 쪽을 선택하건 높은 경쟁률과 정보의 벽을 넘어야 하는 곳이 청약 시장이죠. 지금까지 1천여명의 청약 당첨자를 만들어낸 전문 강사 김태훈(베니아) 작가를 초대해 청약 초보가 놓치지 말아야 할 틈새 전략을 물었습니다.

    ▶ `청약 노하우` 베니아(1편) 다시보기 : https://youtu.be/o-YLY-gJAqE

    ● "청약은 오픈북테스트…다 공부할 필요없어요"

    샤이니 : 청약 정보를 보면 모집 조건, 가격 등등 찾아볼 것들이 너무 많고 어떤 걸 봐야할지 잘 모르는 분들도 많아요. 다 공부해두어야 하는 건가요?

    베니아 : 청약은 일종의 `오픈북 테스트`라고 생각하면 돼요. 자신이 어떤 상황인지만 알면 그 부분을 찾아서 넣으면 청약하는 거예요. 보통 입주자모집 공고문을 보면 너무 빽빽하고 어려워보여서 다 읽어보지 못하는 편이죠. 그런데 사실은 모두가 그 내용을 다 알 필요는 없어요. 자신이 그 중에 어떤 조건에 해당되는지 검색해서 찾아보면 돼요.

    가령 한국부동산원의 청약홈에 접속해보면 분양일정이 상세히 나와있고, 색깔별로 진한 파랑은 특별공급, 연한 파랑은 일반공급, 잔여세대는 회색으로 친절하게 한 눈에 볼 수 있게 나와 있어요. 입주자 모집 공고를 보고싶다면 일정을 눌러서 PDF파일로 다 확인 가능해요. 특별공급부터 일반공급까지 나오고 예를 들어 34평의 가격은 4억4천, 가격별로 조건도 확인 가능해요.

    이렇게 파일에서 조건을 하나하나 찾아가는 거예요. 예를 들어 내가 신혼부부이고, 특별공급에 해당된다고 보면, 입주자모집공고문에서 그 파트만 출력해서 읽어보고 청약을 준비하는 방식인거죠.

    샤이니 : 기관 물량을 알아본다고 하면 그 안에 특별공급, 가점까지 또 세분화되어 있어요. 입주자모집 공고 중에서도 최소한 확인해할 것들은 뭘까요?

    베니아 : 단순화해서 말씀드리자면 비규제지역에 민간분양일 때 물량이 어떻게 나뉘는가를 따지는 거예요. 가령 100세대를 뽑는다고 하면 절반은 특별공급으로 뽑도록 되어 있어요. 기관, 다자녀, 신혼부부, 노부모 부양, 생애최초 등이 해당되고, 기관특별 중에 장애인, 중소기업, 참전용사 등. 자격 조건이 해당되는지 봐야해요. 부모님 중에 60~70대분들은 참전용사인 경우도 있어서 이런 자격으로 특별공급을 받는 경우도 꽤 많아요.

    나머지 절반 물량은 일반공급을 하는데 이 가운데 40%는 가점제, 나머지 60%는 추첨제예요. 특히 추첨제 물량의 절반 이상이 무주택자에게 우선권이 주어집니다. 일반공급 경쟁이 워낙 치열하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무주택자 분들이 활용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해요.

    ● 아파트 이름에 속지 마세요…생활형숙박시설은 주변환경이 변수

    샤이니 : 그럼 청약을 하더라도 좋은 곳을 가려서 해야하잖아요. 어떤 기준을 가져야 손해를 피할 수 있을까요?

    베니아 : 요즘 임장 많이 다니시잖아요. 일단 지도를 볼 줄 알아야 해요. 손품을 팔더라도 부동산 앱을 활용해서 청약일정, 지역에 대한 평가 등등 비교분석을 해보는 거죠. 조금 더 여력이 된다면 주변에 학교, 일자리, 상권, 역 주변에 있는지도 둘러본 후에 결정해야 해요.

    반면 반드시 피해야하는 단지도 있어요. 예를 들어 분양일정에 나온 아파트 이름은 굉장히 그럴싸해요. `리버뷰` 스카이` 등등이고 서울에 분양하는 식이죠. 이렇다보니까 이름이 근사하고 서울이라 청약했더니 아파트가 아니라 나홀로 빌라나 오피스텔이어서 손해를 보는 분들도 발생해요. 비싸고 시끄럽고 하는 경우를 이름만으로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직접 가보고 지도도 보고 사람들의 평가를 꼭 들어봐야 해요.

    샤이니 : 요즘은 생활형숙박시설, 레지던스 같은 곳도 다 가격이 오르잖아요. 그런 것도 청약이 있어요?

    베니아 : 이런 청약도 지역에 따라 달라요. 가령 생활형숙박시설 주변에 아파트가 많은데 25년~30년차 연식이 오래된 아파드들이 많다면 유리한 조건으로 볼 수 있어요. 이런 지역의 역세권에 25평 이상인 오피스텔이나 생활형숙박시설이 들어서면 주거 대채제 역할을 해서 프리미엄이 붙고 사람들이 이사를 오기 때문에 청약을 해도 위험이 덜해요. 반대로 주변에 새 아파트가 많고 아파트 수요는 별로 없는데 면적까지 작고 마이너한 브랜드를 달고 있다면 무조건 피해야 합니다.

    ● 모델하우스, 84A 구경만 하면 허탕…상담사 명함 받으세요

    샤이니 : 청약 전에 모델하우스를 찾는 경우도 있는데, 여기서 정보를 얻어가는 방법은 없을까요?

    베니아 : 모델하우스 가면 주로 조명 디자인, 가구 인테리어 보고, 전시된 대표적인 집의 타입인 84A를 보고 마음을 빼앗기기 쉬워요. 당연히 이런 평형은 경쟁률이 높겠죠. 이게 일반적인 흐름인데.. 저는 그것보다 상담사들과 상담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요. 물어보고 확인할 것들은 미리 메모해서 최대한 물어보세요. 상담사분들은 모델하우스 오픈 전에 교육을 받잖아요. 기본적으로 판매하는 사람의 입장이기 때문에 설명을 가려들어야 하겠지만, 기본적으로 청약할 사람들을 설득할 호재도 알고 로얄동·로얄층도 알고있어요. 그리고 이때 중요한 것이 상담원의 명함을 받아두는 거예요. 모델하우스는 보통 전화 통화하기 힘들어요. 그런데 제가 급하게 결정하는 시점에 상담원과 통화를 해서 1분이라도 질문을 할 수 있다면 엄청난 차이를 얻을 수 있겠죠.

    샤이니 : 청약할 때 실제로 도움을 받은 사례가 있나요?

    베니아 : 상담사분들을 알아두면 잔여세대가 나올 때 팁을 얻을 수도 있어요. 집을 꼭 구하고 싶다는 분들이라면 그 분들을 통해서 조금 더 기회를 잡을 수 있어요. 실제로 강의를 했던 20대, 30대분들도 그렇게 계약을 많이 했고요. 무엇보다 청약 통장없이도 계약할 수 있어서 현재도 유효한 방법입니다.

    부동산 청약은 정보가 순식간에 나타났다 사라지기 때문에 꾸준히 찾아보시는 게 중요해요. 그리고 내 주변에 누가 되거나 나와 비슷한 누군가의 사례를 보면서 배워야 해요. 당첨된 사람에게 한 턱내라 하지말고 그 분이 어떻게 되었는지 밥을 사주고 들어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어요.

    샤이니 : 결국 정보를 최대한 활용해서 스터디해서 확률을 높이라는 말씀. 관심 안가질 것 아니라 어떻게든 발버둥치면서 공부하고 틈새 찾는 분들이 1, 2년만에 차이가 확 벌어지는 것 같아요.

    베니아 : 몇 가지 팁을 드리자면 먼저 봄철, 가을철 입주물량이 많이 나오는 분양 성수기를 노려서 하세요. 건설사도 최대한 많이 분양해야하기 때무에 이사철이 되면 확률적으로 기회가 늘어납니다. 두 번째는 분양가를 주목하세요. 분양가가 저렴하면 당첨확률이 떨어지겠죠. 욕먹는 단지도 의외의 기회가 있습니다. 세 번째는 끝까지 추적하세요. 잔여세대처럼 마음에 드는 지역은 이런 물량까지 확인해두세요.

    물론 이렇게 시도를 하시더라도 처음엔 결과물이 잘 안나와요. 저도 1억을 시작해서 처음엔 자산이 늘어나는 폭이 작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실력도 많이 늘어났어요. 시기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는 때이지만 여러분의 노력대비 결과가 없다고 실망하긴 이릅니다. 부동산, 청약만이 아니더라도 사업이든 재테크든 다 통용되기 때문에 꾸준히 시도해서 기회를 꼭 잡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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