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흐름 바꾸는 LG엔솔..."개인·기관 IPO 올인"

최진욱 부장 (부국장)

입력 2022-01-16 08:02  

기관투자자 주식 9조 매도...증시 수급에 악영향
증권사 신규계좌 2~3배 증가


LG에너지솔루션이 기관 수요예측에서 1경5천조원이 넘는 주문액을 기록하면서 일반 청약에서도 역대급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이미 이달 들어 주관사단인 증권사 신규 계좌개설이 지난해 대비 2∼3배 넘게 늘어나는 등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약을 준비하는 투자자라면 마감까지 청약 경쟁률을 따져보고 어떤 증권사가 유리할지 계산해 참여하는 것이 좋다.

◇ 역대급 흥행 예고…주관사 계좌개설 전년 대비 2∼3배 늘어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이달 18∼19일 일반 청약을 시작한다.

개인투자자는 대표 주관사인 KB증권, 공동 주관사인 대신증권·신한금융투자와 인수회사로 참여하는 미래에셋증권·하나금융투자·신영증권·하이투자증권 등 7개 증권사를 통해 청약할 수 있다.

이들 증권사에서는 최근 신규계좌 개설 수가 지난해보다 대폭 늘어나고 있다.

대표 주관사인 KB증권은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신규 계좌 개설 수가 지난해 동기 대비 195.48% 늘었다. 대신증권은 이달 13일까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32.75%, 신한금융투자는 91.04% 늘었다.

상대적으로 고객 수가 적은 신영증권은 작년 12월부터 현재까지 신규 계좌 수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배 이상 늘었다.

증권사 관계자는 "작년, 재작년 공모주 투자를 했던 투자자라면 이미 다양한 계좌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을 텐데도 신규 개설 건수가 크게 늘고 있다"며 "그만큼 역대급 대형주인 LG에너지솔루션에 관심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 14일 역대급 수요예측 결과를 발표한 만큼 청약 증거금 기록도 기존 1위인 SKIET(81조원)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 11∼12일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경쟁률은 2천23대 1로 유가증권시장 IPO(기업공개) 수요예측 역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
전체 주문 규모는 1경5천203조원이다. 경 단위의 주문 규모도 이번이 처음이다. 공모가는 30만원으로 결정됐다.

◇ 청약 증거금 150만원 넣으면 2주 받을 듯…청약 전략은

LG에너지솔루션은 전체 공모 물량 4천250만주 중 일반 청약자에게 전체 공모 주식의 25∼30%인 1천62만5천∼1천275만주를 배정한다.

일반 청약 모집 주식 수의 50%는 모든 투자자에게 같은 물량을 나눠주는 균등 방식으로, 50%는 청약한 주식 수와 증거금에 따라 나눠주는 비례 방식으로 배정된다.

일반 청약자에게 전체 공모 주식의 25%가 배정된다고 가정했을 때 균등 방식으로 나눠주는 주식 수는 대략 530만주이기 때문에 청약 계좌 수가 265만건보다 적으면 한 사람당 2∼3주를, 265만건보다 많으면 1∼2주를 받게 되는 셈이다.

중복 청약이 금지된 이후 가장 청약 건수가 많았던 카카오뱅크의 청약 건수는 약 186만건이었다. 증권가에서는 청약 건수가 이를 훌쩍 뛰어넘는 250만건이라고 하더라도 2주 정도는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청약증거금은 150만원이다.

다만 증권사 선택을 위한 `눈치싸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서는 균등 방식은 상대적으로 계좌 수가 적은 신영증권·하이투자증권, 비례 방식은 물량이 많은 KB증권이 대체로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사별 물량은 KB증권이 486만9천792주로 가장 많고, 대신증권과 신한금융투자도 각각 243만4천896주다. 미래에셋증권·하나금융투자·신영증권·하이투자증권은 22만1천354주로 상대적으로 물량이 적다.

증권사 관계자는 "공모주에 청약하는 투자자들이라면 복수의 계좌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고 청약은 마지막 날 집중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마감 때까지 눈치싸움을 하다 가장 경쟁률이 낮은 곳에 청약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7개 증권사 중 대신증권, 신영증권, 하이투자증권은 청약 전날인 17일까지 미리 계좌를 개설해둬야 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KB증권, 신한금융투자, 미래에셋증권, 하나금융투자는 청약 당일에 계좌를 개설하더라도 청약에 참여할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일반 청약을 마무리하고 오는 27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70조원 수준이지만, 증권가에서는 적정 시총이 100조원 이상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상장 후에도 상승 여력이 있다는 의미다.

또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코스피200 등 주요 지수에 조기 편입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패시브 자금(지수를 추종하는 자금) 수요가 몰려 단기 상방 압력이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편 국내 증시 주요 수급 주체인 기관이 작년 연말부터 주식을 9조원 이상 순매도하며 연초 하락세를 주도했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을 앞두고 포트폴리오 조정을 위한 `곳간` 덜기가 본격화한 가운데 배당 차익 거래와 현·선물 매도 차익 거래도 수급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 배당락일부터 계속 `팔자`…코스피·코스닥 내리막길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배당락일인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4일까지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 7조2천511억원을, 코스닥시장에서 2조1천650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두 시장 순매도 금액은 총 9조4천161억원 규모다.

이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3.26%, 5.46% 하락했다. 연초 거래량 증가로 주가가 상승하는 이른바 `1월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특히 기관은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모두 지난 12일 하루를 제외한 11거래일간 매도 우위를 유지하며 증시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연말연시 기관 매도세는 금융투자가 주도했다. 12거래일간 금융투자는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각각 6조1천424억원, 1조246억원을 순매도했다.

`큰 손` 연기금도 코스피에서 8천548억원을, 코스닥에서 1천515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기관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대장주` 삼성전자다.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순매도 금액은 2조5천349억원에 이른다.

삼성전자[005930] 주가도 이 기간 8만300원에서 7만7천300원으로 3.62% 하락했다.

또 SK하이닉스(4천937억원), 네이버(4천181억원), 카카오(3천922억원), 셀트리온(2천848억원), 크래프톤(2천764억원), LG화학(2천506억원), 위메이드(2천360억원) 등 대형주에 매도세가 몰렸다.

◇ "LG엔솔, 단기 수급 제약 `블랙홀` 가능성"

연초 기관의 강도 높은 매도세는 시장의 여러 요인이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우선 기업공개(IPO) 역대 최대어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이 임박했다. 문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증시 자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오는 27일 상장하는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70조2천억원에 달한다. 상장 후 시총은 100조원 안팎이 가능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시총으로 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코스피 2∼3위 규모 초대형주다. 이에 코스피를 벤치마크(기준 수익률)로 삼는 투자자들이 기존 포트폴리오 내 대형주를 팔고 LG에너지솔루션을 담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 직후 코스피200 지수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 조기 편입도 유력한 상황이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은 단기적으로 코스피200 대형주 수급환경을 제약하는 `블랙홀`로 기능할 공산이 크다"며 "금융투자의 프로그램 현물 매도 공세도 LG에너지솔루션 물량 확보를 위한 고육지책 성격이 짙다"고 설명했다.

또 연초에는 연말에 배당을 받으려고 매수한 주식이 다시 차익 실현 매물로 나오는 경향을 보인다. 배당락일부터 이어진 기관의 매도 행진도 그 영향이 크다.

여기에 현물 가격이 선물 가격보다 높은 `백워데이션` 발생으로 현물을 매도하고 선물을 매수하는 매도 차익 거래 부담도 겹쳤다.

긴축 우려 등에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외국인은 국내에서 지난달 27일부터 3주간 코스피200 선물 3조2천68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에 선물이 저평가되자 금융투자를 중심으로 기관은 코스피200 선물을 매수하고 현물을 매도하는 매도 차익 거래에 나섰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백워데이션은 금융투자의 매도 차익 거래를 불러일으키는 요인"이라며 "미국 통화 긴축 우려와 대형 IPO를 앞둔 부동자금 증가는 차익 거래가 주가를 내리누르는 힘을 평소보다 강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분간 수급 부담이 이어질 수 있으나, 이러한 수급 부담은 가격이 낮아지면 저가 매수 유입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주가를 계속 하락시킬 악재로 볼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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