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하락 시작…"3월 대선까지 거래 가뭄 극심"

입력 2022-02-01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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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값이 지난주 1년8개월 만에 하락 전환되고 경기·인천 등 수도권 아파트값도 사실상 상승세를 멈추면서 설 이후 주택시장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가 집값 안정을 위해 대출 규제 강화, 금리 인상 등 전방위 `돈줄 죄기`에 나선 가운데 글로벌 시장의 통화 긴축 움직임까지 본격화되면서 당장 증시 등 금융 시장이 패닉에 빠졌고, 주택시장도 타격을 받는 분위기다.

여기에다 `3월 대선` 변수까지 겹치며 설 이후 부동산 시장은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안갯속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전문가들은 일단 3월 대선 전까지는 집값이 소폭 하락하며 안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대선 이후의 전망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린다.



업계에 따르면 설 이후에도 당분간은 서울을 비롯한 주요 지역의 아파트값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도 설 이후 대선 전까지는 약보합세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달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개인별 대출 규제가 더 강화된 가운데 미국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이후 올해 3월부터 4회 이상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내 기준금리도 추가 인상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금융당국의 고강도 `돈줄 죄기` 영향으로 인해 당장 2030 세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족`들이 대거 주택매수에 나선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비강남권 아파트값이 강남권보다 빨리 하락 전환되고, 이들 지역의 급매물이 쌓이면서 전체적인 가격 하락을 압박하는 양상이다.

애초 대출 자체가 불가능했던 강남권보다 비강남권이 금리 인상 등 금융규제의 타격을 더 크게 받는 것이다.

지난해 집값 상승을 견인했던 경기와 인천지역 역시 매수세가 급격히 위축되며 수도권 전체가 가격 상승을 멈추고 하락 전환이 임박한 상태다.

더욱이 대선을 앞두고 새 정부의 정책 변화를 지켜보려는 관망세가 확산하면서 주택 거래량은 급감하고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이달 29일 신고기준 총 1천117건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 역시 89.3을 기록하며 2019년 7월 말 이후 2년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100)보다 낮다는 것은 현재 시장에서 살 사람보다 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극심한 거래 감소와 매수세 위축 속에 부동산 정책의 큰 변화가 예상되는 새 정부 출범 전까지는 일단 약보합세 기류가 확산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대선 이후에는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집값을 크게 좌우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일단 여야 대선후보가 일제히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유예 공약을 내세우고 있는데 이 정책이 시행될 경우 보유세 부담을 못 이긴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한꺼번에 내놓으면서 집값이 일정 기간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양도세 완화와 보유세 인하 정책을 동시에 추진할 경우 일부 다주택자들은 다시 버티기에 들어가면서 집값 하락세가 단기에 끝나거나 낙폭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런 변수로 인해 집값이 하락해도 낙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은 편이다.

이에 비해 전 세계적인 유동성 장세가 마무리되면서 올해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관측도 늘어나는 분위기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2·4 대책 등으로 2023년 이후부터 수도권에 주택 공급이 확대될 예정인데 장기적으로 인구는 감소 추세에 있다"며 "시장에 압박을 가하는 금융정책에다 주택공급·인구 추이를 보더라도 중장기적으로 하방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책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발간한 `2021년 4분기 부동산 시장 동향`에 따르면 전문가 설문 조사에 참여한 응답자의 51.3%가 올해 주택 매매가격이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집값 하락 전망 이유로는 `주택 매매가격 고점에 대한 인식과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을 꼽은 응답자가 31.7%로 가장 많았고 이어 금리 인상(28.5%), 금융 규제(19.3%), 주택 세제 강화(17.6%) 등의 순이었다.



(자료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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