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바이러스 치료제인 `타미플루`가 장염증·염증성 대장암 억제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타미플루로 대표되는 `시알산 합성 저해제`가 유해균 증식을 억제해 장내 마이크로바이옴(미생물)의 불균형에 따른 염증성 대장암 발생을 제어하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3일 밝혔다.
초기 대장암 발병의 중요 원인 가운데 하나인 p53 돌연변이 유전자는 대장 내 만성 염증을 유도하고 장 상피 세포를 훼손한다.
또 다른 대장암 발병 요소 중 하나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불균형이 손꼽히는데, 학계에서 p53 돌연변이와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불균형의 관련성은 예상했지만 이들 간 상관관계에 관한 연구는 아직 보고된 바가 없었다.
생명연 연구팀은 인간 유전자와 많은 부분 일치하는 잉엇과 물고기인 제브라 피시 동물모델을 이용해 p53 돌연변이가 장 염증과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불균형을 증가시켜 염증성 대장암을 일으키는 사실을 규명했다.
p53 돌연변이가 장내 유기 화합물 중 하나인 시알산의 농도를 비정상적으로 높이고, 이는 유해균인 에로모나스 세균의 과다 증식을 유발한다. 이어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불균형과 장 염증, 나아가 염증성 대장암으로 발전한다.
연구팀은 이런 기전을 바탕으로 시알산 분해효소 저해제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오셀타미비르(Oseltamivir, 제품명 타미플루)를 활용해 장내 시알산 농도를 조절하면 에로모나스 세균 증식을 억제하고 장 내 염증 반응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생명연 질환표적구조연구센터 이정수 박사는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불균형으로 장 염증과 대장암이 발생할 수 있고, 시알산 대사를 조절해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불균형을 통제할 수 있다"며 "향후 염증성 장 질환과 염증성 대장암 같은 질환의 치료제 개발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마이크로바이옴 분야 국제저널인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에 지난달 6일 온라인 게재됐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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