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조 "전 택배사 파업도 고려"…사측 "하루 10억 손실"

입력 2022-02-14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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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노조, 닷새째 본사 점거농성
15일부터 조합원 상경 무기한 투쟁
21일 이후에도 대화 거부시 파업 확대
경찰 "폭력 행위 엄정 대응…대화 해결 노력"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가 CJ대한통운이 대화에 응하지 않고 사태가 해결되지 않을 시 파업 범위를 전 택배사로 늘리겠다고 14일 밝혔다.

택배노조는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CJ대한통운은 거짓 주장, 대화 거부, 노조 죽이기를 중단하고 즉각 대화에 나서라”며 “이번 주부터 끝장 투쟁에 돌입한다”고 말했다.

택배노조는 우체국·롯데·한진·로젠택배 쟁의권 보유 조합원들이 이달 21일 하루 경고 파업을 실시하고, 택배노조 조합원 7000명이 서울로 집결해 택배 노동자 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또 이달 15일부터 파업에 참여하는 조합원 전원은 서울 도심에서 집회와 촛불 문화제들을 진행하며 무기한 투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택배노조는 21일 이후에도 CJ대한통운이 대화를 거부할 경우 택배노조 전체로 파업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CJ대한통운은 택배 노동자 과로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렵게 만들어진 사회적 합의를 자신의 돈벌이에 이용하고 있다”며 “CJ대한통운의 부당한 돈벌이를 막고 사회적 합의 이행을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길어지는 파업사태에 대비해 택배노조는 전날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파업 조합원 생계유지를 위한 채권 발행을 결의하기도 했다. 투쟁채권은 노조가 채권을 발행하면 조합원이 이를 구매해 파업이나 점거 농성 중인 노조원의 생계비와 소송 비용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택배노조원 200여 명은 지난 10일 오전 CJ대한통운에 대화를 요구하며 본사를 기습 점거하고 농성을 시작했다. 조합원들은 본사 내부 1층과 3층을 점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CJ대한통운은 본사를 점거한 택배노조를 재물손괴와 업무방해, 건조물 침입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또 일부 점거자들이 마스크를 벗고 건물 안에서 흡연, 취식, 노마스크로 오락활동을 하는 등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무시하고 있어 정부에 방역수칙 준수 여부 점검도 요청했다.

CJ대한통운은 “법치국가에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말하기 힘든 수준의 폭력과 불법이 자행되는 현장으로 전락했다"며 "불법과 폭력은 어떤 경우에도 합리화될 수 없는 만큼 엄정한 법 집행을 다시 한 번 정부에 요청한다."고 밝혔다.

CJ대한통운은 기습 점거에 관여한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을 포함해 전체 조합원을 주거침입, 재물손괴,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고소·고발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노조의 점거로 매일 10억원의 손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며 “노조가 강하게 나올수록 본사가 할 수 있는 건 적어진다. 최근 들어 비노조 택배기사와 직원들 반응이 격앙돼 더 원칙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CJ대한통운은 노조가 기습 점거하는 과정에서 직원 30여명이 부상을 입는 등 다친 직원들의 치료비와 본사 로비 유리문 및 각종 시설물 파손액, 업무방해에 따른 수주 제한 등 하루 약 10억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자체 집계했다.

회사 관계자는 “정확한 피해액은 불법 점거가 끝난 뒤에 정확히 집계할 수 있을 것”이라며 “누적되는 피해액에 대해서는 향후 손해배상소송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CJ대한통운은 정부에 엄정한 법집행을 촉구하기도 했다.

경찰은 노조의 자진 퇴거를 설득하고 노사 간 대화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한편, 묵과할 수 없는 폭력행위가 발생하는 경우엔 사법처리를 비롯해 엄정하게 대처한단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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