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는 올해도 실적 개선 어려워"
여객 수요 회복 불투명·국제유가 불안
"화물운임 상승세 꺾여"…대형항공사 실적도 우려
항공업계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대한항공이 지난해 역대 최대 영업이익(1조4644억)을 기록한 가운데, 아시아나항공도 흑자전환(4565억)에 성공했다.
이처럼 대형 항공사는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반면, 저비용항공사(LCC)의 실적 악화는 계속되는 모습이다. 대형 항공사들은 화물운송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여객 의존도가 높은 LCC들은 2020년 이후 2년 연속 역대 최대 적자를 내고 있다.
이에 LCC 3사(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는 매년 2월 공개해오던 잠정 실적을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 적자가 이어지자 내달 사업보고서를 통해 최종 실적을 공개키로 한 것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전망한 지난해 제주항공의 영업손실은 3225억원이다. 티웨이항공과 진에어도 영업손실이 각각 1557억원, 1989억원으로 예상된다. 이미 실적을 발표한 에어부산의 경우 영업손실 2043억원을 기록했다.
국내선 여객 수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지만 수익성 높은 국제선 운항이 풀리지 않으면서 발목이 잡힌 모습이다. 보릿고개를 넘기 위해 LCC들은 화물기 도입과 더불어 중·장거리 항로에 적합한 비행기를 도입하는 등 수익구조 다변화에 나섰다.
하지만 올해도 실적 개선은 쉽지 않아보인다. 오미크론 확산에 따라 16일 현재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9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미국은 자국민에게 한국 여행을 피하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또한 2월말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17만명으로 정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나민식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오미크론 현재 진행형이라 실제 국제여행이 가능한 조치가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제선이 재개된다 하더라도 올해 여객은 2019년의 50% 수준에 겨우 도달할 것이란 게 업계의 예상이다.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군사적 긴장 상태가 지속되며 유가가 상승하고 있는 점도 우려스런 부분이다. 배럴당 90달러를 훌쩍 넘어서며, 국제유가가 7년 만에 1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책연구기관(에너지경제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경우에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최대 150달러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이런 가운데 올해는 대형 항공사의 실적에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대형 항공사 실적을 견인했던 항공 화물 운임이 항만 정체 현상 완화로 하향세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항공 화물 운임이 정점을 찍고 7개월 만에 하락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항공화물 운송지수인 TAC인덱스에 따르면 홍콩-북미 노선 운임은 이달 들어 kg당 10달러 후반대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12월13일 14.3달러로 역대 최고를 기록한 뒤 정체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다.
운임 하락은 지난달 항공 화물 물동량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월 항공화물 수요는 26만t 규모로 지난해 1월보다는 3.1% 증가했지만 지난해 2월(23만7367t)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달과 비교하면 6.8% 급감했다.
이에 업계는 올해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세가 완화하고 항만 정체가 풀리면서 항공 화물 수혜가 끝날 것으로 보고 있다.
배기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특정 화물의 운송 수요로 인해 폭등했던 항공화물운임이 하향안정화될 것"이라며 "자가진단키트 위주로 의약품에 운송 수요가 추가 성장하면 1분기까지는 항공화물 고운임세 유지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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