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 층이 한꺼번에 붕괴한 채 흉물스럽게 남아있는 광주 화정아이파크 201동을 완전히 철거할 경우 2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24일 광주 서구 등에 따르면 시공사인 HDC 현대산업개발은 붕괴 건물(201동)에 쌓여있는 낙하 위험 잔해를 제거하는 데에만 최소 3~4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소형 굴삭기 등을 이용해 잔해를 옮길 수 있도록 부순 다음 타워크레인 등으로 반출하는 방식으로 잔해를 제거한다는 계획이다.
위험 잔해 제거를 마치면 붕괴가 이뤄진 23∼38층의 구조물을 철거하는 작업이 이뤄진다.
현산 측은 이 작업에 최소 7~8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유례없는 고층 건물 철거 공사를 맡을 전문 업체를 찾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보다 오랜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도 있다.
철거 공사와 관련해 현산 측은 최근 잔해 제거·철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추가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안전 해체계획서를 서구청에 제출했지만 반려됐다.
잔해가 떨어질 경우를 대비해 붕괴 건물 주변에 세워질 안전 울타리(펜스)를 더 높게 설치하라는 보완 지시가 내려져 계획서를 수정·보완하고 있다.
이후에는 외형상 온전하게 남아있는 201동 나머지 부분(1~22층)을 철거할지 여부가 관건이 된다.
만약 철거를 하게 되면 이 부분 공사에만 17~18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별다른 변수가 없더라도 붕괴한 201동을 전면 철거하는 데에만 2년 넘게 걸리는 셈이다.
다만 현산 측은 201동의 온전한 부분은 정밀 안전진단을 통해 철거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201동을 포함한 나머지 건물에 대한 정밀 안전진단도 함께 실시할 계획이다.
그러나 입주예정자들은 정밀 안전진단 자체를 거부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입주예정자들은 모든 건물에 대해 전면 철거 후 재시공을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어 애초부터 정밀 안전진단은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서구는 관련 업무를 처리하고 갈등을 중재하기 위해 전담 기구인 `아이파크사고수습지원단`을 설치하기로 하고 절차를 진행 중이다.
서대석 서구청장은 "현산 측은 광주 시민들에게도 트라우마를 안겨줬다"며 "당장 해결해야 할 일을 먼저 해결한 뒤엔 광주 시민들에 대한 치유 방안도 내놓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장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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