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주식도 상장폐지?…'개미지옥'에 갇히지 않으려면 [쓰리고]

고영욱 기자

입력 2022-03-03 17:59   수정 2022-03-03 17:59

    벼락같이 찾아온 상장폐지
    개미 499명의 충격적 결과
    태림페이퍼 재상장 논란
    상폐 '자정·감시' 장치 시급
    최근 신라젠과 오스템임플란트 등이 상장폐지 기로에 놓이면서 그만큼 속이 타들어가는 주주들도 많아졌다. 특히 올해 주식시장에서 상장폐지 심사대에 오른 종목이 8년 만에 최대 수준을 기록할 정도다. 상장폐지의 늪에 빠진 개미 투자자들, 한국경제TV 특별취재팀이 만나봤다.

    직장인 한미영(가명)씨는 국내부터 미국장까지 두루 섭렵한 개미투자자다. 평소 기술주 위주로 투자하고 공부도 꼼꼼히 한다. 그런 그도 오스템임플란트 횡령 사태는 피할 수 없었다. 한 씨는 “한 명이 그렇게 부정을 저질러서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인가에 대한 의심이 먼저 들었고, 이게 실체가 그렇게 나오니까 그냥 계속 현실 부정하게 되더라”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또 다른 직장인 조태오(가명)씨는 투자한 종목이 상장폐지 돼 2천만 원을 날렸다. 묻지마 투자였던 것도 아니다. 그는 평소 투자에 앞서 회사의 사업성은 물론 재무제표까지 살펴본다고 했다. 앉아서 당할 수만은 없었다. 자신과 같은 피해자 모임에 들어가 회사 면담도 했다. 조 씨는 당시를 떠올리며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고 토로했다.



    한국경제TV가 시청자 499명을 대상으로 상장폐지 경험을 조사한 결과 두 명 중 한 명이 상장폐지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폐지를 경험한 집단은 평균 54세, 투자경력 7년으로 5600만원을 투자했다가 상장폐지로 2400만원을 손해 봤다. 상장폐지를 경험한 집단이 오히려 투자경력도 길고 금융지식에 대한 자신감도 넘쳤다. 이들 중 절반은 정리매매기간에도 팔지 않은 채 여전히 들고 있었다.

    설문을 감수한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체 주식시장에서 상장폐지되는 그 비중이 2%, 3%가 채 안 되는데 그 종목을 투자한 사람이 절반이라는 것은 과도한 위험을 추구하고 있다는 결과”라고 해석했다.

    눈에 띄는 점은 지인 등 해당 기업 내부자의 권유로 투자한 경우가 상장폐지를 경험하지 않은 그룹보다 4배 이상 높았다는 것이다. 김 연구위원은 이에 대해 “기업의 내부자도 잘 몰랐던 일이 크게 발생해서 상장폐지가 일어나는 경우들도 있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의 문제라기보다는 기업 통제의 문제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거래소에서 사라지는 모든 기업이 내부 비리나 자본 잠식 등으로 퇴출되는 건 아니다. 최근 맘스터치처럼 매출 호조에도 자발적인 상장폐지를 하는 경우가 있다. 자진상폐를 위해선 대주주가 상장 주식 95%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김성형(가명)씨에게 자진상폐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이다. 그가 투자한 종목이 자진상폐되는 과정에서 강제로 주식을 뺏겼다고 주장한다. 김 씨는 “소액주주 주식을 강제로 빼앗아서 다 축출시키고 뺏은 주식을 (다른회사에) 10배 가까이 팔았다”며 울분을 토했다. 그가 투자한 종목은 최근 코스피 재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태림페이퍼다.

    당시 태림페이퍼의 주식 가치는 어떻게 산정됐을까. 김경률 회계사와 함께 당시의 자료를 다시 검토해 봤다. 김경률 회계사는 “자본적 지출을 추정한 것을 보면 뚜렷한 근거 없이 과거보다 6배 이상 증가해 기업가치가 크게 하락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억울한 개인 투자자들은 법의 판단을 구해보기도 하지만, 기업을 상대로 싸우기란 쉽지 않다. 태림페이퍼 소송을 맡았던 김광중 변호사는 “(당시 판결대로 라면) 회사가 내년에 소액주주들 주식을 매수하겠다고 계획하면 올해 연말 기준으로 해서 손실을 크게 인식하면 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개인의 현명한 판단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투자자 보호를 위한 기업의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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