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지는 좋은데 지을 땅 없어'…반값아파트 난항 예고

김원규 기자

입력 2022-03-08 19:15   수정 2022-03-08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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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매 정권마다 집값 안정, 서민주거안정을 목표로 반값아파트를 추진했는데요.
    하지만 소수에게만 혜택이 돌아가 로또아파트란 오명을 쓰고 있습니다.
    왜 이런지 김원규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LH서초5단지는 대표적인 반값아파트입니다.
    2012년 땅을 제외하고 건물만 분양한 토지임대부 주택입니다.
    당시 청약경쟁률이 8.5대 1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얻었습니다.
    같은 시기에 분양한 LH강남브리즈힐(청약경쟁률 3.8대 1)도 마찬가집니다.
    반값아파트가 인기를 끈 건 강남이란 지리적 이점에 더해, 저렴한 분양가도 한몫했습니다.
    애초 땅값이 빠진 분양가는 2억원대로, 인근에 일반 분양했던 래미안강남힐즈(7억원)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쳤습니다.
    10년이 지난 지금, 집값이 크게 올랐고, 거주민들도 크게 만족하고 있습니다.
    [LH서초5단지 인근 공인중개사: 분양가만 쌌지, 그래도 강남이니까 수요가 많죠. 지금은 거의 15억원 정도돼요. ]
    [A씨 LH서초5단지 거주: 토지 임대료를 내야 한다는 말들이 많고 월세 사는 거나 다름없지 않냐 말들을 하는데, 주변 아이들 교육시키기도 좋고 편의 시설들이 많아서 만족도가 높은 편입니다. 분양가에 비해서 이미 7배 정도 오른 상태고요. 처음부터 실거주를 목표로 한 거기 때문에…]
    문제는 반값아파트를 지을 땅이 많지 않다고 보니 분양받은 소수들에게만 혜택이 돌아간다는 점입니다.
    강남처럼 좋은 입지에 풍부한 공급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반값아파트가 로또아파트란 인식을 벗어나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 정부는 소비자가 원하는 곳, 주거 입지가 좋은 곳에 부지를 마련하는 것이 이사업의 핵심 관건이라고 보시면 돼요. 다만, 정부에서 대상 부지를 물색해서 매수하기가 현실적으로 상당히 어렵다고 보시면 돼요.]
    정부나 지자체, 주택 관련 공기업 보유 토지는 한정적인데다 토지매입을 위해선 혈세투입 논란도 벌어질 수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지난 2007년 경기 군포시에 반값아파트가 시범적으로 도입됐지만, 90%가 미분양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SH공사 김헌동 사장의 역점 공약인 반값아파트.
    그런데 후보지로 거론된 서울의료원, SETEC 부지는 SH공사 보유토지가 아니라 사업추진이 사실상 어렵습니다.
    따라서 SH공사 보유토지인 위례·마곡·고덕강일 지구가 대상인데 성패여부는 지켜봐야 할 일입니다.
    여기에 LH와 달리 SH공사는 토지임대부 주택 매입자격이 없어 주택법 개정도 필요한 상황입니다.
    한국경제TV 김원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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