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가 쏘아올린 `반값아파트`…실효성 의문 [심층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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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3-08 19:20   수정 2022-03-08 19:20

SH가 쏘아올린 `반값아파트`…실효성 의문 [심층분석]

    <앵커>

    최근 몇 년간 서울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주거안정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고민도 깊어졌습니다.

    서울시의 주거복지를 책임지고 있는 SH공사의 수장인 김헌동 사장은 최근 "반값 아파트를 지어서 강남에 5억원대 아파트를 공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부동산부 홍헌표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홍 기자, 이 반값아파트라는건 집값이 너무 비싸니까 `토지는 공공이 소유하고, 건물만 분양을 하겠다`는 개념이죠?

    <기자>

    네 맞습니다. 앵커께서 말씀하신게 바로 토지임대부 주택입니다.

    우리가 흔히 아파트나 건물을 사면 등기를 하는데요, 등기부등본을 보면 건물부분과 토지부분이 구분돼 있습니다.

    당연히 땅이 있어야 그 위에 건물을 지을 수 있기 때문이죠

    이 토지임대부 주택은 토지와 건물을 따로 구분해서 토지는 공공이 소유를 하고, 건물의 소유권에 대해서만 인정을 해주겠다는 말입니다.

    <앵커>

    반값아파트라는 단어는 이제 하루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또 많이 언급이 됐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잘못했다는 평가가 많다보니 대통령 후보들이 부동산 공약을 경쟁적으로 내놨는데요,

    유력 후보들의 공약에도 역시 반값아파트가 있습니다. 여기에도 이 토지임대부 주택이 포함돼 있죠?

    <기자>

    선거때만 되면 등장하는 수많은 공약 중 하나입니다.

    이재명, 윤석열 두 후보의 부동산 공약에도 반값아파트가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두 후보 모두 토지임대부 주택이 주된 내용이고, 일반 임대나 지분공유형의 형태도 있습니다.

    먼저 이재명 후보를 살펴보겠습니다. 전체 311만 가구의 신규 공급 중에 절반가량인 140만 가구를 공공주택인 ‘기본주택’으로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기본주택은 토지임대부 주택인 ‘건물 분양형’, 일정기간 임대 후 분양하는 ‘누구나 집’ 또 가격 상승분을 공공과 공유하는 ‘이익공유형 주택’ 등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건물 분양형 기본주택`이 반값아파트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윤석열 후보는 전체 250만 가구 공급 중에 ‘청년원가주택’ 30만 가구와 ‘역세권 첫 집 주택’ 20만 가구를 대표 공약으로 세웠습니다.

    여기서는 `역세권 첫 집 주택`이 시세의 50% 수준으로 분양하는 토지임대부 공공주택입니다.

    `청년원가주택`은 분양가의 20%를 내고 80%는 장기 저금리의 원리금 상환 방식으로 구입하는 것입니다. 싸게 공급하는 만큼 주택을 팔 때는 공급자, 즉 공공에게만 팔아야 하고, 시세 차익의 30%는 다시 환수하는 지분공유형입니다.

    <앵커>

    반값아파트라고 하니까 시청자분들께서는 `도대체 가격이 어떻게 반값이 나오는거야?`라고 궁금해 하실 것 같습니다.

    김헌동 SH공사 사장은 강남에 5억 원대 비강남은 3억 원대에 분양이 가능하다고 했는데, 분양가는 어떻게 산정된 겁니까?

    <기자>

    SH공사 반값아파트의 분양가 산정은 분양원가 공개부터 시작이 됐습니다.

    SH공사는 올해 초 강남구 세곡동에 지은 아파트 4개 단지의 분양원가를 공개했습니다.

    4개 단지 평균을 보시면 택지조성 원가가 3.3㎡당 517만 원, 건설원가가 603만 원으로 분양원가는 총 1,120만 원입니다.

    전용면적 84㎡ 즉 30평대는 분양원가가 약 3억8천만 원입니다.

    여기에서 건설원가만 보면 2억 원 정도인데요, 강남하고 강북이 땅값이 차이가 나지 건설하는 자재가격이 다른건 아니거든요.

    그래서 땅을 공공이 소유를 하고, 건물만 분양을 하면 강남의 분양가도 충분히 낮출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SH공사는 이 건설원가가 기본 건축비인데, 여기에 건설자재를 고급화해서 건물을 100년 동안 살 수 있는 명품으로 짓겠다. 그리고 관리비와 약간의 이윤을 붙이면 5억 원대 분양이 가능하다는 설명입니다.

    물론 토지는 집주인이 빌려쓰는 개념이어서 많은 액수는 아니지만 임대료를 매달 내야합니다.

    <앵커>

    분양원가 공개를 통한 반값아파트 분양가 산정 과정까지 알아봤습니다.

    서민들도 좋은 입지에 저렴한 가격으로 거주할 수 있다는 취지는 참 좋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반값아파트도 일부 문제점이 있다고 합니다.

    극소수에게만 혜택이 돌아가 로또아파트란 오명을 쓰고 있다는 것인데요, 왜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지 김원규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LH서초5단지는 대표적인 반값아파트입니다.

    2012년 땅을 제외하고 건물만 분양한 토지임대부 주택입니다.

    당시 청약경쟁률이 8.5대 1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얻었습니다.

    같은 시기에 분양한 LH강남브리즈힐(청약경쟁률 3.8대 1)도 마찬가집니다.

    반값아파트가 인기를 끈 건 강남이란 지리적 이점에 더해, 저렴한 분양가도 한몫했습니다.

    애초 땅값이 빠진 분양가는 2억 원대로, 인근에 일반 분양했던 래미안강남힐즈(7억 원)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쳤습니다.

    10년이 지난 지금, 집값이 크게 올랐고, 거주민들도 크게 만족하고 있습니다.

    [LH서초5단지 인근 공인중개사: 분양가만 쌌지, 그래도 강남이니까 수요가 많죠. 지금은 거의 15억 원 정도돼요.]

    [A씨 LH서초5단지 거주: 토지 임대료를 내야 한다는 말들이 많고 월세 사는 거나 다름없지 않냐 말들을 하는데, 주변 아이들 교육시키기도 좋고 편의 시설들이 많아서 만족도가 높은 편입니다. 분양가에 비해서 이미 7배 정도 오른 상태고요. 처음부터 실거주를 목표로 한 거기 때문에…]

    문제는 반값아파트를 지을 땅이 많지 않다고 보니 분양받은 소수들에게만 혜택이 돌아간다는 점입니다.

    강남처럼 좋은 입지에 풍부한 공급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반값아파트가 로또아파트를 인식을 벗어나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 정부는 소비자가 원하는 곳, 주거 입지가 좋은 곳에 부지를 마련하는 것이 이사업의 핵심 관건이라고 보시면 돼요. 다만, 정부에서 대상 부지를 물색해서 매수하기가 현실적으로 상당히 어렵다고 보시면 돼요.]

    정부나 지자체, 주택 관련 공기업 보유 토지는 한정적인데다 토지매입을 위해선 혈세투입 논란도 벌어질 수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지난 2007년 경기 군포시에 반값아파트가 시범적으로 도입됐지만, 90%가 미분양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SH공사 김헌동 사장의 역점 공약인 반값아파트.

    그런데 후보지로 거론된 서울의료원, SETEC 부지는 SH공사 보유토지가 아니라 사업추진이 사실상 어렵습니다.

    따라서 SH공사 보유토지인 위례·마곡·고덕강일 지구가 대상인데 성패여부는 지켜봐야 할 일입니다.

    여기에 LH와 달리 SH공사는 토지임대부 주택 매입자격이 없어 주택법 개정도 필요한 상황입니다.

    한국경제TV 김원규입니다.

    <앵커>

    네, 리포트를 보면 `좋은 입지는 극소수에게만 혜택이 돌아간다`, 또 `SH공사가 땅이 없어서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어렵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습니다.

    반값아파트를 누구에게나 공급하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지을 땅이 부족하지 않습니까?

    <기자>

    같은 가격이면 학군이나 교통, 부대시설 등이 좋은 곳에 살고 싶은건 대부분 비슷한 생각일 겁니다.

    그런데 반값아파트를 추진할 수 있는 부지가 서울에 몇 개 없습니다. 위례나 마곡 이런 곳은 실수요자들이 관심을 갖겠지만 싸다고 해서 서울의 외곽에 있는 지역까지 가서 살 것인가는 의문입니다.

    서울에 SH공사가 보유한 땅이 별로 없기 때문에 소수에게만 혜택이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나마 지금 보유한 토지에 반값아파트를 다 짓고나면 더 이상의 사업을 추진할 수 없게 됩니다.

    여기에 해당 자치구나 지역 주민들이 반값아파트 건설을 반대하는 경우도 예상됩니다.

    지난해 은평구에 있는 서울혁신파크 부지가 반값아파트 부지로 거론되자 은평구에서는 남는 땅에 주택만 짓는건 잘못된 발상이라면서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주택법이 개정되면서, 이제 토지임대부 주택은 시장에서 개인간의 거래가 불가능하고 LH에만 매각할 수 있습니다.

    앞서 보신 리포트에서 언급된 단지들은 개인간 거래가 가능했습니다. 그런데 너무 혜택이 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면서 주택법이 개정된 겁니다.

    이제는 공공에게만 매각할 수 있기 때문에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앵커>

    개인간의 거래가 이제 불가능하다고 하니까 확실히 매력이 떨어져 보입니다.

    여기에다 토지에 대한 소유권 없이 건물만 팔 수 있는 건데 건물가격은 감가상각돼서 가치가 떨어질 수 있지 않습니까?



    <기자>

    좋은 지적입니다.

    강남 집값이 비싼 이유가 단순히 건물이 좋아서가 아니라 주변에 많은 요인들이 결합된 토지의 가치가 반영된 겁니다.

    40~50년된 재건축 아파트가 비싼 이유는 그 땅의 가치가 높게 평가받기 때문이죠

    그런데 토지소유권 없이 새 건물에 살다가 노후화 된 건물을 팔아야하는데 그걸 공공이 매입하면 시세를 제대로 쳐주지 않을 겁니다.

    실제로 SH공사측은 매각할 때 떨어진 건물 가치분을 분양가에서 빼고 돌려받아서 입주자의 시세 차익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갑자기 로또 아파트가 또 시세차익을 볼 수 없는 임대아파트가 되는 것입니다.

    결국 우리나라 사람들이 생각하는 일반적인 주택의 소유권하고는 거리가 있다고 보입니다.

    끝으로 전문가 의견 들어보시겠습니다.

    [권대중 /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 : 수요자가 과연 원하는 주택 형태인가를 봐야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완전 소유권 주택을 원하지 불완전 소유권 주택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공급량에 따라서 인기는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서민들에게는 좋은 시도일 수 있다. 문제는 세대수가 얼마나 되느냐가 가장 중요합니다.]

    <앵커>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반값아파트라는 시도는 긍정적으로 평가받습니다.

    다만 집에 대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일반적인 생각과는 조금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조금 더 고민해봐야할 것 같습니다.

    홍 기자, 오늘 내용 해시태그로 정리해볼까요?

    <기자>

    # 이상과 현실

    # 피닉스

    # 좀비 공약 으로 하겠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부동산부 홍헌표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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