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항구적 정상 무역 관계`(PNTR)에 따른 최혜국 대우를 박탈하고. 러시아산 제품에 대한 관세 폭탄을 예고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지지한다"며 "미국과 동맹은 러시아의 고립을 심화하기 위한 경제적 압박에 있어 공조를 이어갈 것"이라며 대러 추가 제재를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선 주요 7개국(G7)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등과 함께 러시아에 대한 `항구적 정상 무역 관계`(PATR)를 종료하고 최혜국 대우를 박탈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러시아산 보드카과 수산물, 다이아몬드 등 사치품에 대한 수입을 금지하고 러시아 `올리가르히`(친푸틴 신흥재벌)를 추가로 제재 명단에 포함하겠다고 했다.
그는 "푸틴은 침략자이고, 대가를 치러야만 한다"며 "이번 조치가 러시아에 대한 또 다른 압박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나 러시아에 대한 직접적인 군사적 대응에는 분명히 선을 그으며 "우리는 러시아와 전쟁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이는 세계 3차 대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별도 발표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에너지 분야 이외에 있어서도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투자를 금지할 것이며, G7 국가들은 러시아가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PNTR은 미국과의 무역에서 의회의 정기적 심사 없이 최혜국(MFN·가장 유리한 대우를 받는 상대국) 관세를 적용받는 관계를 말한다.
PNTR이 폐지되면 러시아의 최혜국 지위는 박탈되고, 러시아산 제품에 대한 고관세 부과의 토대가 마련된다.
이를 위해서는 의회의 동의가 필요한데, 미 상·하원은 모두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초당적 지지를 보내고 있다.
G7도 직후 공동성명을 내고 "러시아의 최혜국 지위 박탈을 위한 G7 및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의 준비를 환영한다"며 "(우리는) 러시아를 국제 금융 시스템과 우리 경제로부터 한층 고립시키는 데에 단호하다"고 강조했다.
2020년 기준 러시아 경제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46%로, 상당 부분은 유럽과의 에너지 거래가 차지한다.
다만 이번 조치 자체는 상징적 성격이 강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미국은 앞선 러시아산 원유 금지 조치로 이미 전체 수입의 60%를 봉쇄한 상황이다. 러시아산 보드카는 지난해 12월 기준 미국 시장 점유율이 1%에 불과하다. 수산물 비중도 2%다.
미국과 유럽 동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본격화한 이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 배제를 포함해 가혹한 금융 및 수출통제 제재 조치를 잇달아 취해왔다.
미국은 최근에는 독자적으로 러시아산 원유 금수라는 `극약 처방`까지 내놓으며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압박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