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이원덕 우리은행장 내정자 등 우리금융지주 이사진 다수에 대해 공식적으로 선임 반대 의견을 냈다.
ISS와 함께 세계 양대 의결권 자문사로 꼽히는 글래스루이스(Glass Lewis)는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된 법무법인 세종의 송수영 변호사 선임에 반대 의견을 냈다.
ISS의 권고가 현실화될 경우 이원덕 내정자의 이른바 `우리금융 내 2인자` 입지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먼저, ISS는 비상임이사로 추천된 이원덕 우리은행장 내정자와 임기 1년 사외이사 후보로 재추천된 노성태, 박상용, 정찬형, 장동우 등 기존 사외이사 4명에 대해 반대표를 던지라고 주주들에게 권했다.
ISS는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파생결합펀드(DLF)·라임 사태 손실에 대한 위험관리 미흡을 이유로 금융당국에서 제재를 받았지만 이들 이사진은 손태승 회장을 해임하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반대 이유를 설명했다.
노성태, 박상용, 정찬형, 장동우 등 사외이사 4인은 2019년부터, 이원덕 내정자는 2020년부터 이사직을 맡고 있다.
ISS는 지난해에도 같은 이유로 사외이사 연임 또는 선임에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ISS의 권고가 받아들여져 이원덕 내정자가 비상임이사에 선임되지 못하면 우리금융은 손태승 그룹회장에서 이원덕 내정자로 이어지는 이른바 `투톱 체제` 완성이 불가능해진다.
수석부사장 겸 사내이사로서 손태승 회장과 함께 이사회에 참여해왔던 이원덕 내정자는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때문에 우리금융은 비상임 이사로 이원덕 내정자를 추천했다.
한국기업에 대한 정보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외국인투자자의 경우 ISS와 같은 의결권 자문사들의 의견에 따라 의결권 행사 방향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달 기준 우리금융 주식의 외국인 지분 비율은 약 34%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약 25%)과 비교해 9%포인트 가량 늘어날 정도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외국인 투자자 유치 작업에 적극적인 점, 그리고 완전 민영화 등의 영향으로 외국인 지분 비율은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만큼 ISS의 이번 권고는 우리금융에게 부담이다.
반면, 글래스루이스는 송수영 사외이사 선임에만 반대 의견을 냈다.
송수영 변호사가 근무하는 법무법인 세종이 우리은행을 대표해 신한금융투자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글래스루이스는 "이런 관계가 사외이사로서 주주 이익 관련 결정을 내려야 할 때 갈등을 만들 수 있다고 본다"고 우려했다.
우리금융의 이번 이사회 결의는 오는 25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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