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추락한 중국 동방항공 소속 여객기의 사고 원인이 아직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추락 3분 동안 관제탑의 수차례 연락에도 조종사가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았다고 중국 항공 당국이 밝혔다.
중국 민용항공국(민항국) 주타오 항공안전판공실 주임이 22일 저녁 기자회견에서 밝힌 설명에 따르면, 사고기는 지난 21일 오후 2시 17분에 순항고도 8천900m를 유지하며 도착 예정지인 광저우 관제구역에 진입했다.
그러나 2시 20분에 관제사가 사고기의 고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발견하고 즉시 여러 차례 사고기를 호출했지만, 아무런 응답도 받지 못했다. 3분이 흐른 2시 23분에 사고기의 레이더 신호가 사라졌고 확인한 결과 사고기는 추락했다.
사고기가 3분간 8천900m를 급강하해 추락했음을 항공 당국이 공식 확인한 것이다.
특히 추락하는 3분간 조종사가 관제탑의 계속된 연락에도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았음이 처음 확인됐다.
민항국의 설명에도 사고 원인은 여전히 의문인 상태로 남는다.
앞서 항공기 항로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 데이터에도 비슷한 경로의 고도 데이터가 기록됐다.
다만 익명을 요구한 한 항공 전문가는 관찰자망에 플라이트레이더24 데이터에는 조종사들이 고도를 다시 올리려는 흔적도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는 "2시 21분 45초의 기록을 보면 항공기 속도가 감소하면서 약 10초 뒤 고도가 2천263m에서 2천621m로 상승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이때 조종사들이 비행기 머리를 들어 올리려고 노력했다는 것을 추측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왕야난 중국 항공우주잡지 `항공지식` 편집장은 펑파이신문에 "사고 여객기가 수직으로 빠르게 추락한 것은 조종사가 항공기에 대한 통제 능력을 상실한 것을 보여준다"며 "기계 결함일 확률이 가장 높다"고 말했다.
반면 한 민간 항공기 조종사는 "비행기는 엔진이 모두 작동하지 않아도 일정한 거리를 활공할 수 있다"며 "사고 원인은 엔진 결함보다는 조종사의 통제력 상실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중국 국가응급처치지휘본부는 소방대원과 무장경찰, 인민해방군 등 2천여 명과 드론을 투입, 생존자 구조와 함께 사고원인을 밝혀줄 블랙박스 회수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추락 지점이 숲이 우거진 산악지대라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블랙박스에는 사고 직전 최후 30분가량 조종실의 대화, 관제탑과의 교신 내용 등이 녹음되고 속도와 경로 등 60여 가지의 비행 관련 데이터가 기록된다. 폭발, 침수 등 극한 상황에도 견디며 30일가량 초음파를 발신하도록 설계됐지만, 이후에는 배터리가 방전돼 작동을 멈춘다.
중국신문망은 수직 추락한 뒤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한 점으로 미뤄 탑승자의 생존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서는 블랙박스 회수가 절대적이라고 전했다.
앞서 승객 123명과 승무원 9명을 태운 중국 동방항공 소속 여객기가 21일 오후 윈난성 쿤밍을 출발해 광둥성 광저우로 향하던 도중 광시좡족자치구 우저우(梧州) 텅현 인근 산악 지역에 추락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