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완패한 '조카의 난'…주총서 사측안 모두 가결

입력 2022-03-25 13:09   수정 2022-03-25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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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유화학 내 삼촌과 조카의 표 대결에서 올해도 삼촌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이 완승을 거뒀다.
박 회장은 조카이자 금호석유화학 개인 최대주주인 박철완 전 상무와 올해 주주총회에서 이익배당, 사외이사·감사위원 선임을 두고 맞붙었는데 `캐스팅 보트`를 쥔 국민연금과 소액주주의 지지에 힘입어 모든 안건에서 승리했다.
25일 서울 중구 시그니쳐타워에서 열린 금호석유화학 제45기 정기 주주총회에는 작년도 이익배당 승인과 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 4개 안건이 상정됐다.
박 전 상무는 이중 이익배당과 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 선임 안건에서 별도의 주주제안을 제출해 박 회장이 지지하는 회사안과 표 대결을 벌였다.
표결 결과 이익배당 안건에서는 회사안(보통주 1주당 1만원)이 68.6%의 찬성률로 최종 의결됐고, 박 전 상무가 제안한 배당안(보통주 1주당 1만4천900원)은 31.9%의 찬성률로 부결됐다.
사외이사 안건에서도 회사가 추천한 박상수 경희대 명예교수, 박영우 환경재단 기획위원 선임 안건이 71.0%의 찬성률로 의결됐고, 박 전 상무가 제안한 안건은 29%의 찬성률로 부결됐다.
감사위원 선임 안건 역시 72.6%의 찬성률로 회사가 추천한 박상수 경희대 명예교수가 최종 선임됐다.
박 회장이 조카와의 표 대결에서 압승한 데는 현 경영진에 대한 소액주주들의 지지와 국민연금의 찬성표가 주효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박 회장은 본인의 지분 6.7%에다 아들 박준경 부사장(7.2%), 딸 박주형 전무(1.0%) 지분을 합해 총 14.9%를 보유하고 있다.
고(故)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장남인 박 전 상무는 금호석유화학 지분 8.5%를 보유하고 있고, 특수관계인까지 합치면 총 10.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양측 간 지분율 차이는 5% 미만이지만, 박 회장은 약 40%p(포인트)의 격차로 조카와의 표 대결에서 가뿐하게 승리했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금호석유화학 현 경영진에 대한 소액주주들의 평가가 우호적이고, 이사회 교체시 회사 경영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캐스팅 보트를 쥔 국민연금도 회사 측 안건에 모두 찬성표를 던지며 박 회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국민연금은 금호석유화학의 지분 6.8%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이익배당 안건에 대해 국민연금은 "향후 중장기 투자계획 등을 고려할 때 금호석유화학 이사회가 낸 이익배당 안건이 더 적정한 수준"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박 전 상무는 앞서 지난해 주총에서 본인의 사내이사 선임을 포함해 배당, 사내·사외이사 선임 등에 관한 주주제안을 냈지만, 모든 안건의 표 대결에서 밀려 완패했다. 이후 박 전 상무는 `충실 의무 위반`을 이유로 금호석유화학에서 해임됐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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