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장군 2명 전사…러 조롱하는 '밈' 등장

입력 2022-03-27 20:15   수정 2022-03-27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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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인근 공항을 점령하려다 우크라이나군의 집중적인 포격을 받아 거듭 패퇴하면서도 10차례나 똑같은 공격 방식을 고수해 장군 두 명이 전사하는 등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더타임스 일요판인 선데이타임스가 27일 보도했다.

선데이타임스는 국제공항과 공군기지가 위치한 헤르손 인근 초르노바이우카가 전쟁이 시작된 이래 러시아군의 무능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소로 부각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군은 개전 초기 주요 도시 가운데 처음으로 점령한 헤르손 인근 초르노바이우카의 공항을 장악하기 위해 지난달 27일 대포와 장갑차, 공격용 헬기 등을 갖춘 대규모 병력을 투입했다.

그러나 정찰용 드론을 통해 러시아군의 이동을 파악한 우크라이나군은 이들에게 포격을 가해 헬리콥터 여러 대를 파괴했다.

막대한 피해를 내고서도 러시아군은 지난 7일 더 많은 헬리콥터를 공항 공격에 투입했고 이번에도 어김없이 우크라이나군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았다. 이날 전투로 러시아군 헬기 최소 30대와 수십 대의 장갑차가 파괴됐다고 우크라이나군은 주장했다.

그래도 러시아군은 물러서지 않았다. 지난 15일에도 똑같은 방식으로 공격을 해오기 시작했으나 이미 이 같은 공격에 익숙해진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을 받아 막대한 피해를 내고 물러섰고, 이후 이 같은 과정이 되풀이됐다.

5차례의 공격이 실패로 끝난 뒤 지난 18일에는 러시아 8군 사령관 안드레이 모르드비체프 중장이 직접 전장을 찾았다가 전사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전투를 두고 "인민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것밖에는 할 줄 아는 게 없는 러시아 군대와 지휘관들의 무능함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꼬집었다.

6번째 패배 이후 러시아군은 마침내 이 공항에서 헬리콥터를 철수해 전투가 종결되는가 했으나 그다음 날 헬기가 다시 나타났고 같은 과정이 반복됐다. 지난 25일에는 장성 가운데 두 번째로 야코프 레잔체프 중장이 목숨을 잃었다.

우크라이나 싱크탱크 라줌코프 센터의 올렉시 멜니크는 "러시아군은 상하를 막론하고 전문적이지 못하다"면서 "옛소련의 공군에서 10년간 복무했던 경험에 비춰보면 이것은 `소련식 정신`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군은 의문을 제기하지 않고 명령을 수행한다. 임무 수행에 실패하거나 부하들을 잃는 것보다는 지휘관들에게 처벌받는 것이 더 두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군이 무모하게 밀어붙이려다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받는 장면을 담은 영상은 SNS 등을 통해 널리 확산해 우크라이나군과 국민의 사기를 높이고 있다.

또 할리우드 영화 `사랑의 블랙홀(Groundhog Day)`의 한 장면을 따 빌 머레이가 "우리 어디로 가는 거지"라고 묻자 마멋이 "초르노바이우카"라고 대답하는 영상 등 러시아군의 어리석음과 무능함을 조롱하는 밈도 많이 나돌고 있다.

선데이타임스는 또 다른 보도에서 개전 후 약 한 달간 러시아군의 사망자 수가 서방과 러시아의 추산대로 1만~1만5천 명에 이른다면 하루 전사자가 350~500명꼴이어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현대 전쟁사에서 가장 인명 손실이 많은 전쟁의 하나가 된다고 지적했다. 이라크전과 베트남전에서 미군 사망자는 각각 하루 1.8명과 8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 같은 인명 손실을 이유로 러시아의 전쟁 의지가 꺾이리라 생각한다면 오산일 수 있다. 전쟁 전문지 편집자 빌 로지오는 "러시아가 우리와 같은 방식으로 싸울 것이라고 가정한다면 이는 실수"라면서 "우리는 그들이 우리와 같이 장병들의 인명을 중시할 것이라고 여기지만 그들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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