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풀리는 해외여행…항공·면세·화장품 ‘전열 재정비’

김예원 기자

입력 2022-03-31 19:05   수정 2022-03-31 19:05

    <앵커>
    지난 21일 정부가 백신접종 완료자에 한해서 해외 입국자 자가격리를 면제하면서 해외여행을 검토하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코로나19로 관문을 닫았던 해외 각국들이 백신 접종자에 대해 무격리 조치를 취하면서 자유롭게 입국할 수 있는 국가들도 40여 국에 이릅니다.
    이로 인해 항공과 여행사, 면세점, 화장품 업계가 모처럼 손님맞이에 활기를 띄고 있습니다.
    김예원, 박승완, 정재홍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김예원 기자>
    올해 여름 결혼을 앞두고 있는 직장인 권희재 씨.
    신혼여행으로 국내 관광지를 고민하다 최근 해외로 눈길을 돌렸습니다.
    그동안 해외 입국자 자가격리 기간 때문에 직장 생활에 차질이 생길까 엄두를 못 냈지만, 자가격리 의무가 사라지면서 해외로 여행을 갈 수 있게 됐습니다.
    [권희재 / 서울시 광진구: 3년 동안 해외여행을 못 갔는데, 갈 수 있다고 해서 매우 기분이 좋습니다. 아무래도 해외여행 가면 면세점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용해서 친지나 친구들에게 줄 선물을 사려고 합니다.]
    코로나19 팬데믹 3년 차에 막혔던 해외여행 길이 활짝 열리며, 들뜬 마음에 당장 여행 계획을 세우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이 모 씨 / 서울시 용산구: 숨통이 탁 트이는 것 같죠. 여름부터는 괌 같은 데나 사이판 정도는 계획하고…]
    [최서영 / 서울시 동대문구: 고등학생 때부터 가족여행을 계획했는데, 이제야 갈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계획을 짜고 있는 게 있습니다. 드디어 (해외로) 갈 수 있게 된 것 같아서 기쁘고...]
    [박준환 / 울산광역시: 지금 해외여행 가려고… 이탈리아로 7박 9일동안 갑니다. 자가격리 때문에 못 갔었는데, 이제 풀리니까 가족끼리 가려고요.]
    해외 입국자 자가격리가 해제된 지난 25일부터 사흘간 인천공항을 이용한 승객은 4만 7천여 명으로 격리 기간 해제 직전과 비교해 17%가량 늘었습니다.
    각국 정부가 방역조치를 완화하면서, 격리 없이 입국할 수 있는 나라도 크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국내 오미크론 변이 유행 상황도 정점을 지나 감소세로 접어들고 있다는 진단도 나오면서, 그간 억눌렸던 여행 심리를 자극하고 있습니다.
    이런 추세에 힘입어 최근 여행과 항공업계는 특수 준비로 분주한 모습입니다.
    실제 분위기는 어떨지 한번 가보실까요?
    <박승완 기자>
    여기는 서울 중구 모두투어 사옥입니다.
    늘어나는 여행 수요에 모처럼 활기가 감도는데요.

    정부가 입국자 격리 면제를 발표한 뒤 해외여행 예약 건수가 4배 이상 늘었습니다.(3/14~28 기준, 직전 2주 비교)

    동남아의 경우는 예약 건수가 무려 26배(2,613%)나 높았고, 유럽(1,990%)과 미국(808%), 남태평양(213%)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하나투어는 외교부와 각국 대사관을 통해 해외 입국자에 대한 방역 조치 현황을 분석했는데, 격리 없이 방문할 수 있는 국가가 39개국, 백신을 맞지 않아도 입국이 가능한 국가가 26개국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육현우 / 모두투어 홍보마케팅부 부서장 : 포스트 코로나까지는 시간이 아직 남아있기 때문에, 저희는 여행 심리를 회복하는 게 큰 목표입니다. 가성비와 안전에 초점을 맞춰 상품들을 준비하고 있고요.]

    항공사들 역시 분주하긴 마찬가지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의 국제선 항공권 예약은 80% 넘게 늘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습니다. (3/14~28 기준, 직전 2주 비교)
    특히 인천~하와이 노선의 경우 예약 건수가 200% 이상 늘었고 미주·유럽(100%), 동남아(80%)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이에 발맞춰 대한항공은 4월1일부터 인천~나리타 구간의 운항 횟수를 늘리고, 아시아나항공은 인천~하와이, 인천~나고야 노선 운항을 다시 시작합니다.

    제주항공과 에어서울, 진에어 등 저비용항공사(LCC)들도 사이판, 괌 등 휴양지를 중심으로 국제선 노선 확대에 가세했습니다.

    다만 치솟은 국제 유가로 유류할증료(전체 14단계 중 14단계)가 2016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항공권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점은 부담입니다.

    항공권 가격에 유류비가 반영되는 만큼 비싼 요금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여행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한편 본격적인 여행 수요 회복에 대비해 면세점들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데요.
    손님맞이 준비에 한창인 면세점들을 찾아봤습니다.
    <정재홍 기자>
    제가 지금 나와있는 곳은 서울 소공동 롯데면세점입니다.
    아직까진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한산한 모습입니다.
    지난 몇 년간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힘겨운 시간을 보냈던 면세업계는 최근 본격적인 매출 반등을 노리고 있습니다.
    늘어나는 여행수요에 맞춰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짜며 고객맞이를 준비 중입니다.
    여기에 5천 달러로 제한됐던 내국인 면세점 구매한도가 43년만에 폐지됐다는 것도 호재입니다.
    면세점업계는 간만에 찾아온 기회를 잡기 위해 항공사와 제휴를 맺거나 최대 100만 원 이상의 구매 포인트를 주는 등 판매 전략을 모색 중입니다.
    이같은 전략은 실제 판매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롯데면세점의 경우, 면세 구매한도가 폐지된 18일 이후 열흘간 매출이 폐지되기 직전 열흘에 비해 60% 이상 늘었습니다.
    업계에서는 국내 면세점 매출 가운데 70~80%의 비중을 차지하는 화장품 판매가 가장 늘어날 것으로 기대합니다.
    [구지현 / 소공동 롯데면세점 매니저: 우선 웨딩고객들 대상으로 예물로 준비할 수 있는 하이주얼리 매출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또 화장품에서도 내국인 선호브랜드들이 있는데 매출 상승이 기대됩니다.]
    하지만 구매한도와 달리 1인당 600달러인 면세한도가 그대로 남아있다는 건 한계입니다.
    이로 인해 고가의 명품은 면세점보다 백화점에서 사는 게 오히려 저렴합니다.
    면세점 시장 부흥을 위해 우리도 탄력적인 내국인 면세한도 조정이 필요하다는 분석입니다.
    [이훈 /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 우리나라 면세산업이 세계 1위로 경쟁력있게 올라가다가 지금은 굉장히 어려운 시기에 있거든요. 이런 시기에는 한시적으로라도 조금 더 개방적인 정책으로 산업이 어느정도 궤도에 오르게 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국내 면세점 매출 가운데 내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년전 약 20%에서 지난해 5%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미국과 유럽, 동남아 국가들의 관문이 서서히 열리는 가운데 면세점 시장이 어느 정도 활력을 되찾을 지 주목됩니다.
    <김예원 기자>
    다음 달부터 방역 완화 조치에 따른 경제활동 재개와 함께 해외여행에 대한 자가격리가 풀리면서 화장품업계는 본격적인 마케팅 준비에 한창입니다.
    특히 코로나19 이전 인천공항 면세점의 경우 매출 규모만 3조 원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해외여행 수요 회복은 경영 성과로 직결될 수 있는 원동력입니다.
    또, 자연히 외부 활동이 느는 것은 물론 마스크를 벗게 되면 그만큼 립스틱, 베이스 등 색조 화장품의 판매도 증가할 것이란 예측도 나옵니다.
    화장품 업체들도 이런 기대감에 발맞춰 면세점을 겨냥해 다양한 전략을 짜고 있는 모습입니다.
    아모레퍼시픽은 면세 공항권과 이커머스 채널의 관광객 수요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을 강화한다는 계획입니다.
    LG생활건강은 후, 오휘 등 럭셔리 브랜드를 위주로 하되, 최근 각광받고 있는 더마 브랜드도 추가해 면세 채널 마케팅을 강화한다는 방침입니다.
    [LG생활건강 관계자: 숨, 오휘를 중심으로 고가 라인을 추가해 럭셔리 이미지를 강화할 예정입니다. 특히 최근 면세 채널에서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CNP 등 더마 컨셉이 강화된 제품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칠 계획입니다.]
    내국인의 출국 증가에 따른 면세점 부문의 매출 상승도 기대되지만, 본격적인 활성화의 관건은 중국의 보따리상 즉 `따이공`의 움직임입니다.
    그간 중국 정부는 `제로(0) 코로나`를 외치며 봉쇄 지역을 늘리는 한편, 입국자에 대한 격리 조치도 여전히 강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중국 소비가 꺾이면서 실제 올해 1분기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실적은 다소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최근 중국 정부가 상하이에 대해선 전면 봉쇄가 아닌 `정밀 방역` 정책을 내세우면서 완화 기조로 접어들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이로 인해 증권가에서는 중국 관련 국내 면세 수요도 점진적으로 회복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정혜진 / 현대차증권 연구원: 일선 도시 위주로 봉쇄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는 단기적으로는 조금 리스크가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워낙 고성장 시장이라서 소비가 회복이 되면서 (화장품) 카테고리 수요 자체도 회복이 될 수 있을 것...]
    본격적인 회복 시점은 중국 상반기 최대 쇼핑 행사인 6.18 쇼핑 페스티벌을 대비한 수요가 나타날 수 있는 5월 전후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리오프닝 기대감이 나올 때마다 기대와 실망을 반복했던 항공과 여행, 면세점, 화장품 업계가 해외여행 자가격리 해제로 인해 2분기부터는 본격적인 실적 턴-어라운드 길에 접어들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예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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