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값 고공행진…라면株 삼인방, 주가 향방은

유오성 기자

입력 2022-04-08 19:01   수정 2022-04-08 19:01

    [앵커 브리핑]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곡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습니다.

    특히, 밀 가격이 그렇습니다.

    러시아는 1위, 우크라이나는 세계 5위 밀 수출국이기 때문입니다.

    시카고선물거래소(CBOT)에 따르면 밀 가격은 현지시간 7일 기준 톤당 375달러입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226달러)과 비교하면 60%가량 올랐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산 밀의 국내 수입 비중이 높지 않다고는 하지만,

    밀 소비량의 99%를 수입산에 의존하는 국내 사정상 우리 증시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판매 가격에 이를 바로 반영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늘게 되고 결국 주가에 악영향을 주게 됩니다.

    그런데 밀을 주 원료로 사용하는 식품업체들의 주가는 최근 반등하는 모양새입니다.

    왜 그런지, 심층 분석을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앞서 보신 것 처럼 곡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식품주 주가가 부진할 거란 전망과 달리 라면주 주가는 오르고 있습니다.

    이 내용, 유통산업부 유오성 기자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유 기자, 이해가 잘 안되는데, 라면에서 밀가루가 차지하는 원가 비중이 상당하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업체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긴 하지만 대체로 라면 하나를 만들기 위한 원가 가운데 밀가루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 정도로 추정됩니다.

    출고가를 기준으로 라면 개당 가격이 650원 정도인데 이를 토대로 분석해보면 130원은 밀가루 가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나머지 원가는 팜유(20%), 포장재(20~25%), 라면스프(10~15%), 간접비(25%)로 이뤄져 있어 라면 원가에서 밀가루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밀 가격 변동에 라면회사 수익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고요.

    더군다나 농심, 삼양식품, 오뚜기 등 우리가 흔히 라면주라고 부르는 기업들은 전체 매출에서 라면이 차지하는 비중이 큽니다.

    삼양식품의 경우 매출의 97%가 라면으로 이뤄져있고, 농심도 전체 매출의 78%를 라면을 통해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왜 주가는 반대로 가죠?

    [기자]

    꾸준히 떨어지던 라면주 주가가 올해 3월부터 반등을 시작했죠.

    농심은 지난 3월 15일 주가가 28만원으로 바닥을 찍고 오늘 31만3천 원에 종가 마감했습니다.

    삼양식품과 오뚜기도 3월 중순을 기점으로 반등에 성공해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고요.

    일단 지난해 가격 인상이 한 차례 이뤄져 실적이 어느정도 방어가 가능하다는 점이 주가가 버티는 요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밀가격이 10% 올라도 버틸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여기에 국제 밀가격을 1년전과 비교하면 크게 올랐지만, 3월 초를 기점으로 다소 하향 안정화되는 추세를 보이는 것도 한 이유입니다.

    또 식품업계의 원재료 매입구조를 한 요인으로 볼 수 있는데요.

    라면회사들이 밀을 그대로 수입하는 것이 아니라 밀 껍질을 벗겨 제분한 밀가루를 구입해서 사용하죠.

    그런데 제분회사들이 수입 곡물 가격이 올랐다고 해서 바잉파워를 갖고 있는 식품회사를 상대로 바로바로 판가를 올리지도 못하는 구조입니다.

    더군다나 단기로 계약을 맺지 않고 6~12개월 단위로 장기 계약을 맺기 때문에 그 안에 가격이 안정되면 밀 가격 상승으로 인한 원가 부담이 그렇게 크지 않는 겁니다.

    식품업계 관계자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식품업계 관계자 : 밀가루 같은 경우 제분사에서 받아 쓰기 때문에 국제 시세가 저희한테 누적되는 형태는 아닙니다. 당장은 영향이 없을 것으로 확인을 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사태가 길어지다보면 이익에서도 안 좋아질 수 있고, 제분사에서 가격 인상을 요청할 수도 있어서 신중하게 지켜봐야하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여기에 수출이 늘고 있는 것도 한 요인입니다.

    [앵커]
    아, 중국을 중심으로 K라면 열풍이 불고 있다는 소식은 들었습니다.

    여기에 환율도 우호적인 환경이 되고 있어서 효과가 극대화 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실제로 관세청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라면수출액은 매년 15%씩 성장해 지난해 우리 돈 8천2백억 원(미화 6억7천만 달러)을 넘긴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증권가에서도 라면회사들의 올해 실적 전망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상황인데요.
    농심과 삼양식품, 오뚜기 라면 3사 모두 지난해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관련해서 전문가 이야기 들어보시죠.
    [장지혜 / DS투자증권 연구원 : 삼양식품은 밀양 신공장이 가동될 것이고, 농심은 미국에서 5월 하반기 생산 시작할텐데 케파는 충분히 늘었으니 지금 보이는 해외 실적 성장보다 조금 더 크게 나오면 밸류 조정 가능하다고 보입니다.]

    [앵커]
    그래도 곡물가격 상승이 장기화되면 주가에는 부담이 되지 않겠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밀가격 고공행진이 장기화하면 수익성 방어가 쉽지 않을 수도 있을 겁니다.

    특히 라면은 서민 음식이죠. 정부 물가 안정화 방침에 따라 가격 인상을 쉽게 하지도 못하거든요.

    실제로 라면 회사들은 지난 10년간 라면 가격을 세차례 밖에 올리지 못했습니다. 오뚜기의 경우 지난해 13년만에 처음으로 가격인상을 했을 정도인데요.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물가안정대책을 새 정부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는 점도 기업들이 추가적인 가격 인상에 선뜻 나서기엔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향후 라면주 3인방의 주가 향방은, 물론 여러 가지 다양한 요인이 있겠지만 이 가운데 밀가격 등 곡물가격의 고공행진이 어떻게 변할지를 지켜보는 것이 주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네 유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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