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만 금(金)자?…같은 감잔데 가격 인상은 '천차만별'

유오성 기자

입력 2022-04-29 20:37   수정 2022-04-29 20:48

    [앵커]

    밀이나 옥수수 같은 원재료 가격이 치솟는 가운데 이제는 감자 가격도 심상치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제과업계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감자 과자 값도 지금보다 더 비싸질 수 있을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감자 가격은 언제쯤 안정을 찾을 수 있을지, 또 과자값 인상은 적절했는지 유통산업부 유오성 기자와 점검해보겠습니다.

    유 기자, 요즘 원재료 값이 많이 올라서 물가 수준이 많이 높아졌는데, 감자값도 불안한 모습을 보인다고요?

    [기자]

    네. 일단 감자 이야기를 하면 지난해와 올해 초 벌어졌던 감자튀김 대란 떠올리시는 분들 많으신데요.

    감자튀김에 사용되는 감자는 러셋 버뱅크라는 종류로 칩용 감자와 품종이 다릅니다.

    당시 코로나19 영향으로 해상 운송이 불안정한 탓에 수급 불안이 발생했던 것이고요.

    오늘 이야기 할 감자는 주로 감자칩에 사용되는 대서 감자 입니다.

    [앵커]

    칩용 감자가 따로 있나 봅니다?

    [기자]

    감자칩에 사용되는 감자는 크게 대서감자와 수미감자로 구분됩니다.

    우리나라 국내 감자칩 시장 규모는 3,029억 원 규모로 추산되는데,

    대서감자가 85%, 수미감자가 15% 정도를 차지합니다.

    대서감자는 수분을 제외한 고형물의 함량이 높아 튀겼을 때 모양이 구부러지지 않습니다. 생산성이 좋다보니 과자회사들이 감자칩을 만들 떄 주로 사용하고요.

    수미감자는 우리가 가정에서 흔히 먹는 감자인데요. 원래 칩용 감자는 아니었다가 농심 등이 수미감자를 이용한 감자칩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칩용 감자는 한 해 6만톤 가량 소비되는데, 이 중 절반은 국내서 생산되고 나머지 절반은 미국이나 호주, 유럽 등에서 수입해 사용합니다.

    요즘 수입 농산물 가격이 너나 할 것 없이 오르다보니 감자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실제 감자값이 얼마나 올랐는지, 또 곡물값 상승 현상과는 무엇이 다른지 박승완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감자는 쌀, 밀, 보리, 콩과 함께 우리나라 5대 식량에 속하는데요. 최근 가격이 심상치 않습니다.

    4월 28일 기준 도매시장에서 거래된 수미 감자(상(上)품, 20kg) 가격은 8만 1,400원으로 확인됩니다.

    한 달 전(4만 7,092원)보다 2배, 1년 전(3만 100원)과 비교하면 세 배 가까이 비쌉니다.

    수입 감자도 사정은 마찬가지인데, 지난해(2021년) 10월 이후 상승세에 놓였습니다.

    올해 3월 수입 감자(1kg) 가격은 1.22달러로 1년 전(1.02달러)보다 20% 올랐습니다.

    감자값이 급등한 원인은 국내산과 외국산 각각의 사정이 있는데, 먼저 국산은 계절적 영향이 큽니다.

    요맘때 나오는 국산 감자는 지난 가을에 수확했거나, 겨울 동안 하우스에서 키운 겁니다.

    하지만 5월을 전후로 저장해 둔 물량이 동나며 가격이 오릅니다.

    때문에 수입량을 늘려 부족분을 해결하는데요.

    올해는 그마저도 쉽지 않아 평년보다 높은 감자값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연간 감자 수입량의 30% 이상을 미국에서 들여옵니다.

    하지만 주요 수입처인 북미 지역 이상기후로 작황이 부진해 수입 가격 인상의 원인이 됐습니다.

    비싼 화물 운임도 한몫했는데요.

    실제로 냉동 감자를 들여오는 데 활용되는 벌크선 운임지수는 지난해 10월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이렇듯 계절적 요인과 기후 변화, 물류비 급등이란 복합적 원인들이 겹치며 감자값을 금값으로 만든 겁니다.

    한국경제TV 박승완입니다.

    [앵커]

    감자값이 이렇게나 많이 올랐으니 감자를 이용해 과자를 만드는 제과업체들은 당연히 과자값을 올렸겠군요.

    [기자]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감자과자를 포함해 가격인상 계획을 밝힌 곳은 해태제과와 농심 두 곳 입니다.

    해태제과는 허니버터칩이 유명하죠. 가격을 13.3% 올렸고, 또 다른 감자 제품인 구운감자는 11.1% 올렸습니다.

    농심도 가격 인상에 동참했는데 포테토칩 등이 6.3% 올랐습니다.

    하지만 감자과자 업계 1위 오리온은 다른 선택을 했습니다. 오리온 감자 과자는 전체 감자과자 시장의 6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결을 택했습니다.

    [앵커]

    업체별로 이렇게 차이가 나는 이유는 뭔가요? 원재료를 매입하는 구조가 달라서인가요?

    [기자]

    사실 제과업체들이 감자를 매입하는 구조는 비슷합니다.

    국내 감자 농가와 파종 전 감자 매입 계약을 미리 체결하는 이른바 계약 재배 형태로 감자 수급이 이뤄집니다.

    제과업체들은 흉작이 와도 일정한 가격에 감자를 수급받을 수 있어 그만큼 위험을 회피할 수 있죠.

    다만, 현재 수입 감자 가격이 많이 올랐으니 수입 비중이 높은 업체는 타격이 클 수도 있지 않느냐고 반문 할 수 있는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 또한 그렇지 않습니다.

    현재 4월을 포함해 11~5월 사이 기간에는 제과업체들이 대부분 수입 감자를 사용해 제품을 만드는데요.

    그러다 보니 가격이 오르기 전에 확보한 감자인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 제과업계 관계자는 "이미 3~4개월치 감자 재고가 확보돼 있어 당장 가격이 올라도 영향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그럼 과자값 인상이 감자 때문이 아닌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례로 오리온은 감자값이 오른 것과 관계없이 가격을 동결했는데요.

    이 회사는 감자값을 반영하는 대신 마케팅과 판촉 비용을 줄이는 걸 선택했습니다.

    농심은 주력이 라면이죠. 전체 매출에서 스낵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3% 정도, 여기에 감자스낵이 차지하는 비중은 더 적습니다.

    지난해 라면값을 한 차례 올렸기 때문에 물가 상승 압박에 어느 정도 방어가 가능했던 거고,

    때문에 스낵가격은 소폭 인상에 그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해태제과는 다른 업체들보다 인상폭이 컸습니다. 어떤 이유인가요?

    [기자]

    감자가격 인상보다는 실적 부진이 가격 인상에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됩니다.

    지난해 해태제과 영업이익은 전년 보다 23% 줄어 260억 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이익은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해태제과는 지난해 아이스크림 담합 혐의로 과징금을 부과받았고, 천안공장 화재로 인한 피해복구 비용이 손실로 잡히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허니버터칩 이후 눈에 띄는 제품을 출시하지 못하고 있어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앵커]

    영업 부진에 따른 실적 악화를 소비자 가격에 전가했다고 볼 수도 있겠군요.

    시장에서는 이들 업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습니까?

    [기자]

    소비자들은 아쉽겠지만 증권가에서는 오히려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제품에 전가하지 못한 기업들에 박한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오리온은 1년 전(117.500원)과 비교해 주가가 19% 가량 빠진 상태인데다, 목표주가도 낮아지는 상황입니다.

    반면 지난해부터 라면과 스낵 가격 인상을 단행했던 농심의 경우 지난달 15일 종가기준 28만500원으로 저점을 기록했지만 이후 반등에 성공해 30만3,500원에 장을 마쳤습니다.

    농심에 대한 증권가 전망은 엊갈리고 있지만 가격 인상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모습이고요.

    해태제과는 올해 초부터 꾸준히 주가가 상승했습니다. 지난 1월 28일 종가기준 7,250원에서 오늘 8,730원으로 장을 마쳤습니다.

    사실 비슷한 업종이면 감자값을 비롯해 원재료값 인상에 따라 업체들이 받는 영향은 큰 틀에서는 비슷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하지만 업체들이 이를 어떻게 적용하는지는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른 것 같습니다.
    가격 인상이 소비자 입장에서는 아쉽겠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다르게 해석 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유튜브 제목과 해시태그는 뭐가 좋을까요?

    [기자]
    유튜브 제목은요. `과자값 인상이 감자탓? 가격 인상률은 왜 달라` 이렇게 잡아봤고요. 해시태그는 #감자의모든것 #주가는아쉬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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