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슈] LG전자, 맥킨지 말 듣고 가전 포기했다면

양현주 기자

입력 2022-05-02 19:04   수정 2022-05-02 19:04

    <앵커>
    기업들의 요즘 이슈와 뒷이야기들을 알아보는 기업&이슈 시간입니다.

    오늘은 LG전자 가전사업에 대해 산업부 양현주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양 기자, LG전자 하면 가전 아니겠습니까. 특별한 이야기가 있는 건가요?

    <기자>

    먼저 사진부터 보시겠습니다.

    지금 보시는 제품은 LG전자의 대표적인 프리미엄 가전입니다.

    LG의 최고급 브랜드인 시그니처, 다른 하나는 여러분이 잘 아시는 맞춤형 브랜드 오브제 컬렉션입니다.

    가전 하나당 400만 원에서 1천만 원 이상을 호가하는 제품들이죠.

    이 같은 프리미엄 제품을 공격적으로 성장시키면서 LG전자는 이전 백색가전의 한계를 뛰어넘은 글로벌 1위 가전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 기존 가전 최강자였던 미국 월풀을 매출 8천억 원가량 앞서나갔죠.

    그런데, 이런 LG전자 가전을 보지 못할 수도 있었다는 사실 아시나요?

    <앵커>

    가전 없는 LG전자? 무슨 말 일까요?

    <기자>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와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20여년 전인 1999년, 맥킨지는 LG전자에 "가전 사업을 매각하는 편이 낫다"고 컨설팅해 줍니다.

    당시 LG의 제품 라인은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3개 대형 가전에 집중돼 있었다.

    한 번 사면 10년 정도는 거뜬히 쓰니 교체 주기가 당연히 깁니다.

    교체 주기가 길다 보니 제품 판매량이 늘어나는 데도 한계가 있죠.

    또 백색가전은 범용 제품에 가까워서 프리미엄 과는 거리가 멉니다.

    그래서 맥킨지는 성장성과 수익성이 낮은 가전을 GE에 매각하고 다른 사업에 집중하라고 조언한 것이죠.

    <앵커>

    맥킨지의 조언이 당시에는 그럴 듯했을 것 같기도 한데, 그래서 LG전자는 받아들였나요?

    <기자>

    그랬다면 지금의 LG전자 없었겠죠.

    당시 LG전자는 맥킨지 컨설팅을 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당시 LG전자를 이끌던 김쌍수 부회장은 "가전은 생필품이다. 인류가 존속하는 한 가전은 살아있다"라면서 가전 부문 매각을 거부했습니다.

    대신 생활가전에 대대적인 혁신을 단행합니다.

    우선 예전에 없던 새로운 가전, 즉 새로운 시장은 창출한다는 의미의 신가전이 그 한 축입니다.

    지금은 익숙하지만, 예전엔 생각지도 못했던 공기청정기, 세탁물 건조기, 스타일러, 최근엔 스탠바이미 (이동형 TV) 같은 제품들이죠.

    이 제품들은 가전의 범위를 넓혀 우리 일상에 더욱 다양한 형태로 스며들도록 한 것으로 "가전은 생활이다"라는 철학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죠.

    여기에 더해 올레드TV, 인테리어 가전 등을 프리미엄 제품을 내놓으며 수익성을 추가로 높였습니다.

    <앵커>

    이런 과정을 거쳐 LG전자 하면 가전이란 수식어가 생겨난 거죠. 그렇다면 지금 LG전자에서 가전 부문의 위상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10년 전인 2012년 LG전자 생활가전의 분기 매출은 2조 원대였습니다.

    그런데 올해 1분기 LG전자의 생활가전 매출은 8조 원에 근접하며 분기 최고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10년 전과 비교해 3배 이상 늘어난 것입니다.

    TV 부문도 2분기 연속 매출 4조 원을 넘겼죠.

    가전과 TV가(가전은 45%)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LG전자 전체 매출의 60%에 달합니다.


    <앵커>

    다시 맥킨지로 돌아가, 맥킨지가 가전을 팔라고 한 이유는 영업이익률 낮다는 점. 팔아도 남는 게 없다는 것인데. 지금 LG의 가전 여전히 이익률 낮습니까?

    <기자>

    2015년에 LG전자는 가전 17조 4천억 원을 팔아 000 남겼다. 단순 계산하면 영업이익률은 0.32%에 불과하죠.

    그런데 지난해 LG전자는 가전 27조 원가량을 팔아서 2조 원 이상의 이익을 냈습니다. 영업이익률로 따지면 8%를 상회합니다.

    `가전은 남는 장사가 아니다`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영업이익률이 어마어마하게 개선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맥킨지의 조언을 받아들였으면 큰일이 날 뻔했습니다. LG전자 앞으로도 생활가전 부문을 위주로 성장한다는 계획일까요?

    <기자>

    LG전자는 안정적인 수익모델로 가전사업을 한 축으로 두고, 자동차 부품 즉 전장사업은 미래 먹거리로 키운다는 방침입니다.

    전장 부문은 매년 수천억 적자에도 투자를 멈추지 않았는데 올해 1분기 의미 있는 숫자가 나왔습니다.

    올 1분기 전장 부문의 적자는 63억 원에 불과해 조만간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LG전자 가전의 이모저모 들어봤습니다. 양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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