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中 CATL…1위 탈환 노리는 LG엔솔

신재근 기자

입력 2022-05-02 19:02   수정 2022-05-02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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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엔솔, 배터리 1위 탈환 노린다
    <앵커>

    중국의 막대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급성장해 세계 최대 배터리 기업이 된 CATL이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중국 내에서는 후발주자들이 치고 올라오고, 해외에서는 서둘러 글로벌 기지를 구축한 국내 배터리 3사와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데요.

    중국 CATL이 전 세계적인 공급망 재편 속에 `안방 호랑이`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 동시에 1위 탈환에 나선 LG에너지솔루션과의 경쟁이 흥미롭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 산업부 신재근 기자와 나눠보겠습니다. 신 기자, CATL이 참담한 1분기 실적을 내놨는데, 실적 발표를 두고도 뒷말이 무성하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원래 CATL은 지난 주 목요일 1분기 실적발표를 하기로 했는데 갑작스럽게 토요일로 바꿨습니다.

    시장에선 CATL 실적이 부진하기 때문에 시장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루머가 나돌았습니다.

    이런 위기감 때문에 CATL 주가는 급락했는데 실제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보다 훨씬 더 부진했습니다.

    이 내용은 먼저 강미선 기자 리포트로 확인해보겠습니다.

    <기자>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면서 CATL의 주가는 올 들어 40%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1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실적 발표날까지 주말로 미뤘지만 그 결과는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CATL의 1분기 매출은 153% 늘었지만, 순이익은 23%나 줄었습니다.

    이익은 시장 전망치보다 절반에도 못미쳐, 연초부터 이어진 위기론에 힘을 실었습니다.

    CATL은 배터리 소재 가격 급등과 코로나19로 인한 주요도시 봉쇄를 이유로 들었지만 시장에서는 경쟁력 자체를 의심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우려는 내수시장에 대한 과도한 쏠림입니다.

    CATL은 내수시장을 빼면 세계 점유율이 3위로 밀려나고,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지원 사업도 올해 연말로 끝이 납니다.

    전 세계적인 공급망 재편과 생산거점 지역화 움직임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치명적인 약점입니다.

    내수 위주로 성장한 CATL은 전기차 핵심지역인 북미, 유럽 등 생산기지가 없는데 독일 공장 가동마저 내년으로 늦춰지고 있습니다.

    [김철중/미래에셋증권 연구원: 어차피 (배터리사들) 원가 부담은 똑같을텐데 포트폴리오 때문입니다. CATL이 넣고 있는 전기차들이 해외로 팔리고 있지는 않고 있으니까요. 락다운(중국봉쇄)에 대한 영향 2분기까지 있을 것 같습니다.]

    CATL이 뒤늦게 해외 생산기지를 늘리려고 나섰지만, 미국의 견제 속에 쉽지 않을 것이란 부정적인 기류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강미선입니다.

    <앵커>

    CATL은 작년 LG에너지솔루션을 제치고 전 세계 전기차 점유율 1위를 차지한 기업이잖아요.

    그런데 왜 갑자기 위기설이 생긴 겁니까?

    <기자>

    CATL을 둘러싼 위기감은 지난 2월 미국의 제재 가능성 때문에 처음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미국 정부가 사기업인 CATL을 공산당이 직접 운영하는 기업으로 간주하고 제재를 검토한다는 소문이었는데요.

    이에 대해 CATL은 "사실 무근"이라며 소문을 부인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코로나19 봉쇄에 더해 1분기 실적마저 꺾이자 위기감이 더 커졌습니다.

    그 다음은 보조금 이슈가 있는데요.

    중국 정부가 전기차를 구매할 때 주던 보조금을 올해 30% 줄이고, 내년부턴 중단하기로 했는데요.

    보조금 혜택 종료로 중국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면, CATL 입장에선 그만큼 실적이 부진할 수밖에 없습니다.

    CATL은 전체 매출의 75%를 내수 시장에서 벌어들이고 있을 정도로 특정 지역 의존도가 높기 때문입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주행거리 400km 차량은 350만 원, 400km 미만 차량에 대해선 250만 원의 보조금을 지원했습니다.

    이로 인해 중국에선 작년에만 300만 대 넘는(352만 대) 전기차가 판매되며 전년도(137만 대)와 비교해 두 배 넘게(166%) 성장했습니다.


    <앵커>

    우물 안 개구리 신세하는 건데, CATL도 독일에 공장을 짓는 등 대응하고 있지 않나요?

    <기자>

    CATL은 작년 독일에 공장을 짓고 올해부터 배터리 셀을 생산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EU 당국이 승인을 내주지 않아 가동이 안 되는 상황입니다.

    CATL은 미국에도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는데요.

    CATL이 LG엔솔보다 늦게 해외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이에 대한 평가는 냉랭합니다.

    미국과 중국이 정치적인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미국이 손쉽게 CATL의 미국 진출을 허용할 거냐에 대해선 물음표가 붙습니다.

    또 공장을 새로 지으면 수율 하락이 뒤따라 올 수밖에 없기 때문에 수익성이 나빠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새로 지은 공장의 경우 습도와 열을 식혀주는 냉수 시설이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초기 수율이 나쁘다는 게 배터리 회사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견해입니다.


    <앵커>

    위기설이 불거지는 또다른 이유로 꼽히는 배터리 기술력에 대한 얘기를 해 보죠.

    CATL이 작년 배터리 점유율 1위를 차지했던 건 저가의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덕분이었잖아요.

    테슬라도 자사 주요 모델에 이 배터리를 쓰기로 하며 화제가 됐는데 여전히 잘 나가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앵커가 짚어준 것처럼 오늘 발표된 올해 1분기까지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을 보면,

    CATL은 점유율 35%로 1위를 차지했는데 작년(28%)보다 7%포인트 늘었습니다.

    반면 LG엔솔의 점유율은 작년 22%에서 15.9%로 떨어졌습니다.

    LFP 배터리 보급률이 여전히 견조한 걸 알 수 있는데요.

    물론 현재 LFP 배터리가 `가성비`를 앞세워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건 사실인데요.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땐 우리 배터리 업체가 쓰는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가 LFP 배터리를 앞설 수밖에 없단 분석이 나옵니다.

    NCM 배터리가 LFP 배터리보다 주행거리 측면에서 우수해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 공략에 효과적이란 겁니다.

    LFP 배터리는 최대 400km를 달릴 수 있는 반면, NCM 배터리는 최대 500km를 주행할 수 있습니다.

    <앵커>

    우리 배터리 업체, 그 중 시장 점유율 2위 LG에너지솔루션 입장에선 라이벌 기업의 이 같은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할 텐데

    LG에너지솔루션은 어떻게 시장 대응을 하고 있습니까?

    <기자>

    지난해부터 중국 배터리 업체가 급부상했을 때 LG엔솔은 "중국 업체는 내수 비중이 높다는 점을 이유로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러면서 CATL과 달리 전 세계 골고루에 걸쳐 고객사를 갖추는 데 집중했습니다.

    현재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 상위 20개 중 13개 브랜드에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탑재돼 있습니다.

    미국 브랜드 GM, 포드, 테슬라부터 독일 브랜드 BMW, 벤츠 등 우리가 흔히 아는 브랜드를 고객사로 두고 있습니다.

    해외 완성차 업체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비중이 높다보니 LG엔솔의 해외 매출 비중은 95%에 이릅니다.

    LG엔솔은 완성차 회사와 합작법인도 설립하고 있는데요.

    GM과 미국에 합작법인(조인트벤처)을 3곳 세웠고, 스텔란티스와도 합작법인을 만들었습니다.

    여기에 중국산 배터리 원재료 비중을 낮추기 위해 공급망 다변화도 하고 있습니다.

    LG엔솔은 최근 LG화학, 포스코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인도네시아에 11조 원 규모의 배터리 밸류체인을 구축했습니다.

    배터리 핵심 소재인 니켈 등 광물 확보부터 배터리셀 생산까지 전 과정을 하나의 연결고리로 구축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또 호주 광산업체로부턴 전기차 250만 대분을 만들 수 있는 리튬을 앞으로 5년간 받기로 했습니다.

    <앵커>

    LG에너지솔루션이 글로벌 파트너십을 무기로 CATL을 맹추격하고 있는데요.

    시장에선 언제쯤 LG에너지솔루션이 CATL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합니까?

    <기자>

    증권가에선 내년을 기점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수익성이 CATL을 추격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두 기업을 비교할 때 사용되는 지표로 보통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매출액으로 나눈 EBITDA 마진율이 사용되는데요.

    EBIDA 마진은 이자비용이나 세금과 같은 요인을 제외하기 때문에 두 기업을 더 정확히 비교할 수 있는 지표입니다.

    지난해 EBITDA 마진율은 LG엔솔이 12.4%, CATL이 19%로 격차가 컸습니다.

    하지만 내년을 기점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EBITDA 마진율은 17%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CATL은 15%대로 감소할 걸로 전망됩니다.

    시장 점유율 역시 LG에너지솔루션의 빠른 반등이 가능할 거란 전망이 우세한데요.

    CATL의 경우, 중국의 보조금 정책이 올해로 끝이 나기 때문에 중국 시장 성장세가 둔화될 걸로 예상되고요.

    반대로 LG엔솔은 미국과 유럽에 구축한 글로벌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점유율이 높아질 거란 평가입니다.

    실제로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배터리 점유율은 LG엔솔이 과반 이상(54%)을 차지하고 있는데요. 작년보다 점유율이 두 배가량 늘었습니다.

    CATL은 중국을 제외하면 점유율이 30%대에서 10%대로 떨어집니다.

    <앵커>

    유튜브에 내보낼 기사 제목과 해시태그(#)는요?

    <기자>

    제목은 겹악재 넘은 LG엔솔…CATL 게 섰거라, 해시태그는 #한중 배터리 전쟁 #무서운 추격자 LG엔솔로 하겠습니다.

    <앵커>

    네, 말씀 잘 들었습니다. 산업부 신재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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