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2년간 괄목할 성장을 거둔 치킨 프랜차이즈는 코로나19가 키운 배달 산업 성장의 수혜를 톡톡히 누린 업종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배달 수요가 감소하면서 벌써부터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나타나고 있는데요.
유통산업부 유오성 기자와 코로나19 이후 변화를 주문받는 치킨 프랜차이즈 산업에 대해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유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된 지 3주 정도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배달 수요 감소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것이 지난달 18일이죠. 계산해보니까 오늘이 꼬박 3주째가 되는 날입니다.
홍대나 강남처럼 사람이 많이 모이는 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면 이제는 코로나가 완전히 끝났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거리마다 인파가 넘쳐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현상의 반대급부로 배달 수요는 줄어들고 있습니다. 실제로 배달앱 이용자가 얼마나 줄어들고 있는지 분석봤습니다.
오미크론이 확산세가 거셌던 지난 1월과 4월을 비교해보면, 4월 배달앱 이용자 수는 무려 10% 가까이 줄었습니다.
3월까지는 이용자 수에 큰 변화가 없다가 거리두기 해제 분위기가 무르익은 4월에 특히 감소폭이 컸습니다.
실제로 치킨전문점은 10곳 가운데 8곳(85.7%,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배달앱을 이용하고 있을만큼 배달 의존도가 높거든요.
전체적인 배달 수요가 감소하고 있으니 치킨집 타격이 클 수 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앵커]
배달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니 그렇다면 치킨 프랜차이즈들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겠네요.
치킨 프랜차이즈들 지난해와 그 전년 실적이 꽤 괜찮지 않았나요?
[기자]
배달 수요가 줄어들다보니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과거와 같은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인지 대해서도 물음표가 붙고 있습니다.
치킨 프랜차이즈 1, 2, 3위 사업자 모두 코로나19 2년을 지나면서 엄청난 성장을 해 왔거든요. 교촌이 33%, BHC가 93%, BBQ가 48% 각각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특수로 성장해 온 만큼 이런 효과를 걷어내고 나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매출 기준 1위 사업자가 교촌인데, 코로나19 이전 연 평균 8% 정도밖에 성장하지 못했습니다. BBQ도 2년 동안 1% 성장에 그쳤습니다.
배달 음식이 활성화 됐다고는 하지만 아무래도 선택권이 좁았잖아요. 밖에서 다양한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된 만큼 치킨 프랜차이즈 성장에는 제동이 걸릴 수 밖에 없는 것이죠. 전문가 이야기 들어보시죠.
[김익성 / 동덕여대 경영학과 교수 : 팬데믹 현상이 앞으로 수그러들면서 많은 사람들이 밖으로 나오게 되고, 그렇게 되면 먹게 되는 음식 선택권들도 늘어나게 되기 때문에, 치킨에 대한 수요들은 줄어들 것이라고 판단이 듭니다.]
[앵커]
배달 수요가 줄었다고 해도 매장 장사가 있으니 어느 정도 상쇄가 가능할 것 같기도 한데, 치킨 프랜차이즈에 대한 여론이 나빠지고 있다고요? 치킨값 인상 때문인가요?
[기자]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원재료값 상승을 이유로 지난해부터 서서히 가격을 올렸죠.
사실 원재료값이 올랐다는 치킨 프랜차이즈들 주장이 아주 틀린 말은 아닙니다. 치킨을 튀길 때 사용하는 밀가루나 팜유 가격이 전체적으로 많이 올랐거든요.
지난 4월 기준 밀가루 1톤당 수입단가는 420달러에 거래되고 있는데 이는 1년 전과 비교하면 41.4%오른 수치입니다.
팜유 가격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배 가량 올랐죠.
여기에 치킨 주 재료라고 할 수 있는 생닭 가격도 1년 전에 비해 16% 올랐습니다. 원부재료 값이 오르다보니 가격 인상 할 수 밖에 없었던 셈이죠.
하지만 가격 인상 폭이 적절했냐를 두고는 논란이 많습니다. 지난해 매출 뿐 아니라 영업이익도 나쁘지 않았거든요.
BHC는 영업이익률이 27.2%, bbq는 17%, 교촌은 8% 정도인데, 식품업계 평균 영업이익률이 5% 내외인 것을 감안하면 장사를 꽤 잘한겁니다.
더군다나 가격을 올리면서 가맹점주들로부터 원재료값을 인상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다보니 프랜차이즈 본사는 손해 보는 것 없이 소비자와 가맹점에만 고통을 전가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거죠.
[앵커]
배달 수요 감소에 여론까지 나빠지고 있는데,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려 하고 있습니까?
[기자]
아이러니하게도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코로나19의 도움을 또 한 번 받았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집콕 문화가 전세계 OTT 시장을 한 단계 점프업 시키면서 한류 콘텐츠들도 덕을 많이 봤거든요.
한류 콘텐츠 확산 덕분에 자연스럽게 K푸드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이 가운데 특히 치맥 문화가 주목을 받았습니다.
실제 외국인들이 한국식 치킨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전효성 기자가 준비했습니다.
[전효성 기자]
외국인들이 한국식 치킨을 맛 보더니 감탄사를 연발합니다.
[말할 시간도 아까워, 그냥 먹자. 단맛이 조금 있네. 너무 맛있다.]
[사실 난 닭날개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건 내가 먹어본 닭날개 중에서 제일 맛있어.]
실제 외국인들이 먹어보고 싶은 K-푸드 순위에서 치킨(29.4%)은 비빔밥(19.0%)과 불고기(16.2%)를 제치고 1위로 꼽히기도 했습니다.
한국식 치킨의 강점은 단연 다양한 소스입니다.
[맛있다 정말. 달콤한 바베큐 소스 때문에 동양적이라고 확실히 말할 수 있는데 이게 진짜 존재하는 음식인지 의심이 들 정도야.]
이처럼 우리나라 치킨이 해외에서 먹어보고 싶은 먹거리로 소문나자 국내 치킨 기업들도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엔데믹 시기 배달 음식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해외 시장 개척은 치킨 업체의 또다른 핵심 전략으로 꼽힙니다.
또,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해외에서 배달 문화가 자리잡은 것은 우리 치킨 기업이 해외로 진출하는 기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해외 시장 진출이 모두에게 열려있는 것은 아닙니다.
치킨업계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막대한 초기투자가 필요한 해외 진출은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만이 가능한 상황입니다.
실제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사이에서도 해외 진출 규모는 큰 차이가 벌어진 상황입니다(BBQ 500여개 매장, 교촌 65개, bhc 3개).
[치킨업계 관계자: 외국에서는 소방법부터 사업자 등록증, 영업신고증, 이런걸 받는 게 담당공무원 정해지고 6개월 이상 걸려요. 기간도 엄청 걸리고 비용도 (해외) 매장의 컨디션에 따라서 인테리어나 이런게 (국내와는) 많이 다르기 때문에…]
20년째 국내 배달음식 1위의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치킨이 세계인의 입맛까지 사로잡을 수 있을지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앵커]
한국식 치킨 프랜차이즈가 맥도날드나 KFC처럼 글로벌 회사로 성장할 수 있는 문화적 발판은 마련된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전세계 곳곳이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경쟁하는 격전지가 되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특히 경쟁이 심한 곳은 중국과 동남아 지역입니다.
교촌치킨은 중국과 동남아 지역에 60개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고, BBQ는 말레이시아, 필리핀, 최근 대만 등에 63개 매장이 운영 중에 있습니다.
해외 진출에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BHC도 홍콩에만 3곳의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으니, 인근 국가에서 K치킨 인기가 상당하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고요.
최근에는 북미 지역이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BBQ는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지역에서 250여개 매장을 운영중인데, 여기에 교촌치킨이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특이하게도 교촌치킨은 그 동안 해외 진출을 할 때 고수했던 직영 형태가 아니라 가맹 사업 형태로 진출합니다.
가맹 사업은 직영 매장을 운영하는 것 보다 적은 비용에 사업 확장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거든요.
후발주자인 교촌이 국내뿐 아니라 향후 미국에서도 BBQ를 제치고 1위에 오르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해외 시장에서 경쟁이 심해지다보면 마케팅이나 판촉 비용이 늘어날 수 밖에 없을텐데요.
원재료값이 오른 것을 치킨값 인상을 통해 방어했던 것 처럼 해외 판촉비 증가도 국내 소비자들의 주머니를 털어 보전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해외서 잘나가는 K치킨, 국내 소비자는 봉?]
#배달특수끝 #K치킨열풍 #치킨러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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