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원짜리 조각상의 정체…2000년 묵은 '로마 유물'

입력 2022-05-07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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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단돈 4만원에 거래된 조각상이 2천년 세월을 간직한 고대 로마의 유물로 확인됐다.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주에서 4년 전 34.99달러(4만4천원)에 판매된 대리석 흉상이 로마 시대 유물로 밝혀져 독일로 반환될 예정이다.

그저 그런 조각상 정도로만 보였던 이 흉상의 비밀은 골동품 딜러인 로라 영 덕분에 드러났다.

영은 2018년 기부 물품 판매 매장인 굿윌에 들렀다가 이 남성 흉상을 발견했다. 조각상 뺨에는 34.99달러라는 노란색 가격표가 붙어있었다. 하지만 그는 골동품을 본 순간 범상치 않다는 느낌이 들어 그 자리에서 인터넷 검색을 했고, 로마 흉상 이미지와 대조한 후 진짜 유물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이 골동품을 구매했다.

이후 영은 경매업체 본햄스와 소더비에 연락해 이 조각상의 정체를 밝히는 작업에 나섰다. 그 결과 이 골동품은 기원전 1세기 말이나 기원후 1세기 초로 추정되는 고대 로마 유물이며, 19세기 독일 바이에른 왕가의 수집품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흉상의 모델은 고대 로마 내전 당시 줄리어스 시저에게 패한 폼페이우스의 아들 또는 게르만 지역을 점령했던 로마군 사령관으로 추정된다.

독일 바이에른 주 정부의 후속 연구에 따르면 바이에른 왕국 루트비히 1세는 1883년 무렵 이 유물을 로마식 별장인 폼페야눔 뜰에 전시했다. 하지만, 2차 대전 당시 연합군의 독일 폭격으로 폼페야눔은 큰 피해를 봤고 일부 유물도 사라졌다.

NYT는 폼페야눔이 연합군 폭격을 당한 뒤 미군에 의해 점령됐다며 미군 병사가 이 흉상을 독일에서 미국으로 가져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바이에른 주 정부는 2차 대전 중 사라진 이 흉상에 대한 소유권을 포기한 적이 없다며 반환을 요청했다.

영도 여기에 동의했고 유물 발견자에게 주어지는 답례성 수수료만 받기로 했다.

그는 "예술품 절도와 전쟁 중 약탈은 범죄이기 때문에 나는 그런 행위에 동참할 수가 없다"며 "흉상을 붙잡아 두거나 팔 수도 없다"고 말했다.

현재 이 유물을 보관 중인 텍사스주 샌안토니오 미술관은 내년 5월까지 전시한 뒤 독일에 반환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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