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넷플릭스…영화보다 재미있는 것 [기업&이슈]

양현주 기자

입력 2022-05-09 19:34   수정 2022-05-09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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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OTT 최강자 넷플릭스의 구독자가 줄고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습니다.

    압도적인 글로벌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넷플릭스의 위기가 OTT의 위기가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데, 산업부 양현주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양 기자. 넷플릭스에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겁니까?

    <기자>
    주가 그래프를 먼저 보시겠습니다. 작년 11월 주당 691달러였던 주가는 6개월 새 200달러 아래로 뚝 떨어졌습니다.

    2번에 걸쳐 큰 폭으로 떨어졌는데, 모두 실적발표 직후입니다. 바로 구독자 수 때문입니다.

    첫 번째 하락은 지난 1월 넷플릭스 경영진이 1분기 신규 구독자 수를 발표한 직후에 일어났습니다.

    당시 넷플릭스가 자체 예상한 신규 구독자는 약 250만 명으로 시장의 예측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도 구독자 수가 40% 가까이 떨어진 수준입니다.

    그런데 현실은 더 충격적입니다. 4월 중순에 1분기 구독자가 발표됐는데 오히려 구독자 수가 20만 명이 줄어든 결과가 나온 겁니다.

    넷플릭스 주주들은 지난해 3분기 구독자 수 하락의 전조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영진이 이 같은 사실을 숨겼다며 집단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넷플릭스의 수익 모델이 구독자 수인 만큼, 치명적인 결과인데 넷플릭스가 대책을 제시했을 것 같은데요?

    <기자>
    넷플릭스는 실적 방어를 위한 방안으로 계정 공유 금지, 광고 요금제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는데요.

    이 방안이 오히려 논란을 더 크게 키웁니다. 계정 공유 금지는 기존에 하나의 계정으로 가족과 친구가 나눠보던 것을 금지하는 것을 말하고, 광고 요금제는 영상 중간에 광고를 붙이는 대신 저렴한 요금제를 내놓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보통 성장하는 시장에서는 이용자 수를 늘리고 파이를 키우기 위한 전략을 취하는데, 넷플릭스의 전략은 더는 파이를 키우기 힘들 때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사용하죠.

    자연히 넷플릭스의 성장이 이제 멈춘 게 아니냐고 우려가 나오는 겁니다.

    <앵커>
    글로벌 OTT 최대 포식자인 넷플릭스가 이런 상황이라면, 국내 토종 OTT의 경우 더 어려울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국내 OTT 시장 점유율을 보시면, 넷플릭스의 점유율이 47%로 1위를 기록하고 있고, 웨이브와 티빙 등 국내 OTT 회사들이 그 뒤를 잇고 있습니다.

    잘 나가는 국내 OTT 3개의 점유율을 합쳐도 넷플릭스 점유율에 미치지 못합니다.

    그런데 OTT 사업 특성상 콘텐츠 투자를 멈추면 경쟁에서 도태되기 때문에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습니다.

    작년 OTT 시장이 유례없는 활황이었는데요. 그런데도 국내 3대 OTT 회사들은 적자를 냈고 영업적자 규모는 전년과 비교해서 작게는 2~3배, 크게는 10배 이상 확대됐습니다.

    그런데도 점유율 수준은 큰 변동은 없는 상황이죠. 더욱이 국내 기업들이 넷플릭스와 투자 규모 면에서 경쟁력이 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국내 OTT들이 몇 년에 걸쳐 투자하는 금액보다 훨씬 큰 투자금을 넷플릭스는 한 해에 모두 쏟아 붓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앵커>
    넷플릭스와의 경쟁, 쉽지만은 않을 것 같은데요. 국내 OTT 기업들 앞으로 어떻게 경쟁력을 갖춘다는 계획입니까?

    <기자>
    일단 파이가 한정적인 국내를 벗어나 글로벌 진출을 서두른다는 계획입니다.

    하나의 콘텐츠를 내놨을 때, 100만 명이 보는 것보다 1억 명이 보는 게 훨씬 이득이겠죠. 또한 콘텐츠라는 게 어찌 됐든 현지화 전략이 중요합니다.

    디즈니+가 국내 시장에 진입하면 단숨에 2위 사업자로 올라설 줄 알았지만 그러지 못했던 것도 현지화 전략이 제대로 수립되지 않아서란 지적이 나옵니다.

    이에 국내 OTT들은 해외 진출 시 가까운 아시아권에 먼저 진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티빙의 경우 명확하게 대만, 일본부터 연내 진출한다고 밝혔는데요. 여기에 해당 지역 국민 메신저인 라인과의 제휴를 맥고 라인 이용자를 중심으로 가입자를 빠르게 확보한다는 계획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들어보면 OTT 시장 경쟁이 심화되고, 1위 사업자인 넷플릭스의 구독자 수도 감소하는 추세인데, OTT 시장 자체의 성장이 멈춘 것 아닙니까?

    <기자>
    결론부터 말하자면 OTT 시장 성장 자체가 멈춘 것은 아닙니다. 아시다시피, TV 시청자가 OTT로 넘어가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죠.

    다만 시장에 너무 많은 선택지가 있으니, OTT 시장 안에 내부 경쟁이 너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OTT의 최대 경쟁자가 다가오고 있다는 겁니다.

    <앵커>
    OTT의 최대 경쟁자라. 그게 뭘까요?

    <기자>
    바로 `여행`, `야외활동`입니다.

    일상 회복과 더불어 야외활동이 늘어나면서 여가 시간을 보낼 선택지가 넓어지게 됐죠. 자연히 동영상 서비스 이용률이 떨어질 확률이 높습니다.

    더 이상 팬데믹으로 인한 비대면 서비스의 비정상적 성장은 바랄 수 없게 되는 것이죠.

    여행과 대면 활동 보다 재밌는 콘텐츠,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일단 1~2년 단기적으로는 OTT의 극적인 성장은 기대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앵커>
    대면 활동이란 강력한 경쟁자를 이겨내고 OTT 시장이 지속해서 성장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지금까지 산업부 양현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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