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거 명령에 반발해 인천의 고시텔 거주자들이 건물에 불을 지르겠다고 위협하며 경찰과 대치한 지 24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12일 인천 남동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35분께 인천시 남동구 간석동 모 고시텔 6층에서 A(52·남)씨와 B(68·여)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날 오후 고시텔에서 거주자들이 반응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소방당국과 함께 강제로 문을 열고 내부로 진입했다. A씨 등은 호흡과 맥박이 없는 상태로 방 안에 쓰러져 있었으며 사후 강직이 나타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A씨 등이 머물던 곳은 가스 농도가 안전 기준치를 크게 상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고시텔 복도와 방 내부에서는 LPG 가스통 등 위험물이 적치돼 있었다.
이들은 건물 4∼6층에 입주해 있던 고시텔 거주자로, 재건축으로 철거 예정인 건물에서 퇴거하라는 명령에 반발해 농성을 해왔다.
이들은 고시텔이 없어지고 수도·전기가 끊긴 상태에서 건물에 계속 남아 있다가 지난달 18일 재차 퇴거 명령을 받자 불을 지르겠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앞서 다른 거주자 2명은 경찰 위기협상팀의 설득에 대치 하루 만에 건물 바깥으로 나왔으나, A씨 등은 이주비 등을 요구하며 한 달 가까이 대치를 이어왔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A씨 등의 시신 부검을 의뢰해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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