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가 최악의 성적을 냈다.
뉴욕타임스(NYT)는 12일(현지시간)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가 3월 말에 마감한 지난해 회계연도에서 270억 달러(34조8천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비전펀드의 추락 탓에 소프트뱅크도 창업 후 최악인 132억 달러(약 17조 원)의 순손실을 신고했다.
비전펀드는 소프트뱅크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와 함께 조성한 세계 최대의 기술펀드다. 1천500억 달러(약 194조 원)에 달하는 운용자산으로 470개가 넘는 IT기업에 투자 중이다.
문제는 인플레이션과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등이 투자심리를 냉각시키면서 IT주가 직격탄을 맞았다는 것이다.
소프트뱅크가 30억 달러(약 3조8천억 원)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쿠팡의 경우 지난해 뉴욕증시 상장 시에는 주가가 46달러였지만, 현재는 4분의 1토막에도 못 미치는 10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중국 IT주의 급락이 비전펀드 손실 규모에 큰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와 중국판 우버 서비스인 디디추싱, 틱톡 모회사인 바이트댄스 등 중국 IT기업에 대한 초기 투자로 그동안 큰 수익을 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이 알리바바를 비롯한 자국 IT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기업들의 주가도 크게 하락했다.
소프트뱅크 손정의(孫正義·손 마사요시)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지난 2년간 중국의 상황에 큰 영향을 받은 것이 사실이지만, 포트폴리오에서 중국의 비중을 줄였기 때문에 더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투자한 475개의 기업이 단계적으로 열매를 맺을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생존할 것"이라며 "새로운 씨를 뿌리지는 못하겠지만, 주식 시장도 1~2년 안에 되살아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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