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도 아직 안터지는데…왜 벌써 6G 경쟁인가

김민수 기자

입력 2022-05-13 19:06   수정 2022-05-13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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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센 美·中 패권 전쟁…6G를 잡는 자, 천하를 얻는다
    <앵커>
    삼성전자가 오늘(13일) 차세대 통신기술 6G 연구를 위한 첫 포럼을 열었습니다. 6G 시대를 대비한 본격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건데, 아직 5G도 제대로 안터지는 마당에 왠 6G인가라는 생각이 먼저 드는 게 사실인데요.

    그런데 지금 세계 각국, 글로벌 기업들이 6G 기술 선점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습니다. 산업부 김민수 기자와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왜 지금 6G에 대한 얘기들이 나오고 있는 겁니까?

    <기자>
    사실 우리나라는 이동통신에 대해서는 전 세계에서도 최상위권인 국가입니다. 이미 2019년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에 성공했거든요. 유럽은 물론 미국도 속도나 커버리지 측면에서 우리에 뒤쳐집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5G 품질은 만족스럽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정부와 이동통신사가 약속한 5G 전국만 구축 시점도 내년까지거든요. 그러니까 2023년인 내년이 돼야 진정한 5G 전국망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것이죠.

    여기서 이런 질문이 나올겁니다. 5G도 아직 제대로 안터지는 데 왜 자꾸 6G에 대한 얘기가 나오나? 뜬구름 잡는 소리가 아닌가? 이런 궁금증이죠.

    하지만 통신기술의 발전을 이해하면 지금 6G 연구를 하는 것이 결코 빠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980년대 처음 아날로그 방식의 무선 통신이 시작한 이후 통신 기술은 10년 주기로 한 세대씩 진화를 거듭해 왔습니다. 5G 역시 2000년대 후반부터 준비를 시작했구요.

    6G 상용화 시점이 대략 2030년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2025년부터는 본격적인 표준화 작업이 시작됩니다.

    기술적인 요구 조건을 정의하고 규격을 만드는 거죠. 그러니까 표준화 과정에서 기술을 선점하고 주도권을 쥐려면 지금도 빠른 건 아니겠죠.

    <앵커>
    그렇다면 6G는 무엇이 다른 건가요? 5G가 시작되고도 사실 크게 달라진 것이 없거든요. 단순히 속도만 빨라지는 건가요?

    <기자>
    일단 스펙상으로 기존 5G보다 속도는 50배 빨라집니다. 무선 지연 시간 역시 10분의 1로 줄어듭니다.

    많은 분들이 지금 5G도 충분한 속도 아닌가하고 생각하실 겁니다. 하지만 6G가 상용화되는 2030년 부근의 모습을 먼저 그려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미 우리가 쓰는 데이터의 양은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구요. 2030년이면 완전자율주행차와 도심항공모빌리티, UAM이 도로와 하늘을 다니게 되겠죠.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움직이게 되고, 찰나의 통신 지연도 안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6G 시대에는 원격 수술도 가능해진다고, 통신 지연속도는 생명을 좌우할 수도 있습니다.

    6G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주요 고객이 사람이 아니라 기계와 사물들이라는 겁니다.

    도시와 국가 규모에서 사물과 사물, 사물과 사람 간에 방대한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처리되는 통신망이죠.

    특히 6G는 수중에서도 통신이 가능해서 육지와 바다를 하나의 통신 인프라와 묶을 수 있게 됩니다.

    <앵커>
    잘 그림이 그려지지 않네요. 우리 생활을 예로 들면 어떤 변화가 있는 건가요?

    <기자>
    5G와 6G의 가장 큰 차이점은 6G는 처음으로 인공지능, AI가 들어가는 통신망이라는 점입니다.

    이미 우리 생활에서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시대가 본격화하지 않았습니까? AI 스피커를 활용해 TV를 끄거나 에어콘을 켜기도 하지요. 최신 냉장고는 스마트폰으로 안을 들여다 볼 수도 있구요.

    6G는 사물인터넷에서 만물인터넷(Internet Of Everything) 시대로 가는 길을 열겁니다. 6G 통신을 통하면 5000억 개에 이르는 기기가 사람과 연결될 수 있습니다.

    그림을 보면서 설명드리면요. 지금 사물인터넷 시대에는 사람이 퇴근을 하면서 집 보일러 온도를 맞추거나 에어컨을 트는 수준이라면, 6G 시대에는 자율주행차의 목적지를 집으로 설정하는 순간부터 모든 기기들이 내 퇴근을 기다리게 되는 거죠.

    인공지능이 네비게이션이 보낸 도착시간 정보에 따라 외부 날씨에 맞게 내가 좋아하는 온도로 맞추고, 알아서 좋아하는 음악을 준비하는 작업 실시간으로 이어집니다.

    요일마다 생활 패턴이 다르다면 그것도 AI가 알아서 맞추는 게 가능해 집니다. 내가 쓰는 모든 디바이스들이 서로 정보를 주고 받고 판단을 하고 있다는 거죠.

    <앵커>
    오늘 삼성전자가 첫 6G 포럼을 연 것은 무슨 의미입니까? 무엇보다 삼성이 6G 분야에서 어떤 경쟁력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기자>
    오늘 6G 포럼을 연 삼성리서치 승현준 사장은 "바로 지금이 6G를 준비할 적절한 시기"라고 말했습니다. 선언적인 의미로 해석됩니다.

    5G에 이어 6G 통신에서도 기술 주도권을 가지겠다는 선언인 동시에 포럼을 열 정도로 준비가 됐다는 자신감의 표현이죠.

    차세대 통신 사업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직접 챙기는 분야입니다.

    2011년에 5G 연구를 전담할 `차세대 통신 연구개발 조직` 신설을 직접 지시한 후 삼성의 통신 사업 육성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대통령-기업인 간담회에서 "통신도 백신만큼 중요한 인프라로, 선제적으로 투자해야 아쉬울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며 "6G도 내부적으로 2년 전부터 팀을 둬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삼성은 디바이스에서부터 기지국, 통신칩까지 전체적인 6G 생태계에서 수직 계열화가 가능한 전 세계에서 사실상 유일한 기업입니다. 상당한 강점입니다.

    지난해 국제전기통신연합 전파통신부문 총회에서 `6G 비전 표준화 그룹 의장`에 선출됐고, 이번 포럼을 통해서는 6G용 주파수 확보를 위한 글로벌 연구를 제안했습니다.

    <앵커>
    6G 생태계를 장악하기 위한 전 세계적인 경쟁도 뜨겁습니다. 현재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예상 밖으로 현재 5G 통신 관련 특허가 가장 많은 곳은 바로 중국입니다. `기술 굴기`를 내세우며 일찍부터 5G 개발에 뛰어든 덕분입니다.

    그 중심에 전 세계 통신시장 점유율 1위인 화웨이가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 속에 `화웨이`가 등장한 것도 5G 시대 주도권을 뺏긴 미국의 견제였던 거죠.

    구글, 애플, 메타 등 글로벌 플랫폼을 주축으로, 초고속 인터넷 시대부터 4G LTE 시대까지 통신 생태계를 주도한 것은 미국이었거든요. 그런데 5G는 중국에 뺏겼죠.

    이러니 6G 경쟁은 더 치열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중국은 내친김에 6G까지 주도권을 이어간다는 계획이구요. 지난해에는 세계 최초 6G 테스트를 위한 인공위성을 쏘아 올려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5G에서 쓴맛을 본 미국은 통신 패권을 다시 되찾아오기 위해 절치부심 중입니다.

    아예 통신판 어벤저스를 만들어 편가르기를 시작했습니다 2020년 6G 기술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 `넥스트G 얼라이언스`를 출범했는데, 참여기업들의 면면이 화려합니다.

    미국 시스코, 퀄컴, AT&T, 벨, 인텔,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버라이존에다 삼성전자, 에릭슨, 노키아까지 창립멤버로 참여했습니다.

    미국 혼자 힘으론 6G에서도 중국의 독주를 막기 어렵다는 판단을 한거죠. 그 배경에는 6G 통신 기술을 주도한 국가가 전 세계 경제 패권을 장악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도 있습니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성공한 우리나라도 6G 연구·개발 지원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새 정부는 2026년 세계 최초로 6G 통신 기술 시연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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