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프로 달고 '탕탕'…2분간 생중계된 美 총기난사

입력 2022-05-17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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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버펄로의 한 슈퍼마켓에서 발생한 총기난사범의 범행이 비디오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에서 생중계됐다.

트위치는 2분 만에 송출을 중단시켰지만, 백인 남성 페이튼 젠드런(18)이 무고한 시민들에게 총을 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젠드런은 방탄 헬멧에 달린 고프로 카메라로 이미 총에 맞아 쓰러진 사람을 향해 다시 총을 발사하는 장면, 흑인이 아닌 점원에게는 "(총을 잘못 겨눠서) 미안!"이라고 소리치는 장면까지 생중계했다.

2분짜리 이 동영상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틱톡 등 거의 모든 플랫폼에서 광범위하게 확산했다.

`총기 난사 생중계` 문제는 비슷한 참사가 발생할 때마다 반복되고 있다.

2019년 51명이 목숨을 잃은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이슬람사원 총기 난사 사건은 페이스북 라이브로 17분간 생중계됐다. 같은 해 10월9일 독일 작센안할트주 할레 유대교회당 앞에서 벌어진 총기 난사 사건도 트위치에서 약 30분간 실시간 중계됐다. 방송을 실시간으로 본 시청자 수가 2천200명었다고 한다.

뉴욕타임스(NYT)는 16일 총기 난사 사건의 완전 근절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이런 생중계나, 이 생중계를 녹화한 동영상의 확산이 또 다른 총기난사범의 탄생을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총기난사범 상당수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확산하는 자료로 인종차별적 궤변을 습득하고, 잘못된 동기부여에 빠지는 경향을 보여 이런 동영상이 결정적인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버펄로 총기 살해범 젠드런은 뉴질랜드 총기 난사 사건의 범인도 온라인으로 생중계를 했다는 사실을 언급한 뒤 "지금 벌어지는 일들은 모두 그 동영상에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트위치가 사건 발생 2분 만에 생중계를 차단한 것은 현재 기술 수준에서 매우 빠른 편에 해당하지만 생중계가 시작되자마자 희생자가 발생했고, 이 동영상이 결국 확산했다는 점에서 모든 이용자에게 생중계 권한을 주는 정책을 수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대표적인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는 계정을 인증하고 구독자 50명을 확보한 이후에야 모바일 기기로 생중계가 가능하지만 트위치는 현재 모든 이용자가 생중계를 할 수 있다.

젠드런은 범행 전 남긴 글에서 트위치를 생중계 플랫폼으로 고른 이유에 대해 "무료 생중계가 되고 인터넷 이용자라면 전부가 시청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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