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방 빼" 독일, 푸틴과 친한 전 총리 예우 박탈

입력 2022-05-19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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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정부가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에게 퇴임한 국가 수반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국비로 지원해온 사무실을 폐쇄하기로 했다. 그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좀처럼 거리를 두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로이터와 AP, 블룸버그 통신 등은 18일(현지시간) 현 올라프 숄츠 총리의 사회민주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한 녹색당, 자유민주당 등 3당이 독일 연방 하원에 자리한 슈뢰더 전 총리의 사무실을 폐쇄하기 위한 절차를 밟는 데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3당은 슈뢰더 전 총리의 친러 행보가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이후에도 지속하고 있는 점을 더는 묵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그가 개전 이후에도 여전히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친구`로 부르며 러시아 가스기업으로부터 거액의 급여를 받는 점을 두고 서방 국가들의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슈뢰더 전 총리는 2017년부터 러시아 정유회사 로스네프트의 이사장직을 맡아 왔고,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직전에는 러시아 국영가스회사 가스프롬의 이사로 지명되기도 했다. 그가 러시아 기업으로부터 받는 임금은 87만 달러(약 1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크리스티안 린드너 독일 재무장관은 방송 인터뷰에서 "푸틴을 위해 공개적으로 로비 활동을 하는 전직 총리가 여전히 납세자들의 돈으로 예우를 받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독일 정부는 전직 국가 지도자에 대한 예우로 슈뢰더 전 총리에게 연간 40만유로(한화 5억3천여만원)의 국비를 들여 사무실과 직원 등을 제공하고 있다.

슈뢰더 전 총리가 지난 3월 푸틴 대통령을 모스크바에서 만났을 땐 종전을 끌어낼 중재자로서 기대를 모으기도 했지만 뚜렷한 결과를 얻지 못했고, 총리 시절 러시아산 가스에 대한 독일의 에너지 의존도를 심화시켜 화를 키웠다는 비난 여론만 비등해진 상황이다.

심지어 슈뢰더 전 총리의 사무실 직원 4명마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되자 다른 일을 맡겨 달라며 전보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번 사무실 폐쇄 방침에 따라 슈뢰더 전 총리의 일을 돕던 직원들은 사무실을 정리해 문을 닫는 업무를 처리하게 되며 각종 자료 파일들은 국가 기록 보관소로 넘겨질 것이라고 로이터 등은 전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관련 보도에 즉각적인 반응을 내놓지는 않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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