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중식 다 돼요"…일상에 스며든 대체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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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5-20 19:09   수정 2022-05-20 19:10

"한식, 중식 다 돼요"…일상에 스며든 대체육

    [INTRO]

    동물을 좋아해 채식을 고집한다는 신가영 씨.

    채식주의자 식탁인데, 고기로 보이는 음식들이 눈에 띕니다.

    후라이팬에는 떡갈비가 익어가고 있습니다.

    사실 고기로 보이는 이 음식들은 식물성 재료로 만든 가짜 고기, 이른바 대체육입니다.

    20년 전 신 씨가 채식을 시작할 당시만 해도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선택지가 적었지만 이제는 맛도 종류도 다양해졌습니다.

    [신가영 (34) / 경기도 과천시 : 채식을 바로 전환하면 고기가 아쉽거든요. 단백질, 식감, 맛, 향, 부족한 점을 대체육이 채워줄 수 있어요. 한식, 중식, 양식 등을 먹는 것 처럼 일반 요리랑 다를게 없어요. 맛과 건강을 잡게 해주는 고마운 식품이죠.]

    대체육 제품들이 늘어난 건 그만큼 채식을 하겠다는 인구가 늘어난 덕분입니다.

    국내 비건인구는 250만명 정도로 추산되는데, 이는 10년 전에 비해 15배 이상 오른 수칩니다.

    자신의 취향과 신념을 드러내고 이를 소비에 연결시키려는 `미닝아웃` 열풍이 채식인구 증가를 이끌었습니다.

    축산업이 초래한 환경오염 위기도 대체육 시장이 성장하는데 영향을 미쳤습니다.

    돼지나 소 같은 가축이 내뿜는 메탄가스는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18%를 차지합니다.

    지난해 열린 기후협약 회의에서 세계 100개국은 메탄가스 배출량을 30% 가량 줄이기로 협약했습니다.

    세계 각 국의 환경보호 움직임과 맞물려 기업들도 대체육 시장에 뛰어들면서 이 시장의 성장세는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

    실제 고기는 아니지만 고기와 유사한 맛과 식감을 내는 것을 두고 대체육이라고 하죠.

    국내에서도 대체육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기업들의 진출도 본격화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관련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유통산업부 유오성 기자 나왔습니다.

    유 기자, 대체육 시장에 뛰어드는 기업들의 면면이 어떻습니까?

    [기자]

    네. 스타트업부터 식품 대기업까지 다양하고, 그 숫자도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우선 최근 2~3년 사이 새로 생긴 푸드테크 스타트업만 50곳이 넘습니다.

    지구인컴퍼니와 위미트가 대표적입니다.

    뿐만 아니라 식품 대기업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지난해와 올해 대체육 제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는데, 시중에 나온 제품 종류만 50여종이고 계속해서 신제품이 나오고 있습니다.

    가장 활발한 곳은 라면1위 기업 농심입니다. 일단 제품 종류가 18개로 가장 많고, 조만간 대체육 전문 식당을 식품업계 최초로 열 계획입니다.

    CJ제일제당은 국내에서 비비고 비건 브랜드 플랜테이블을 통해 만두 제품에 특화하고 있고, 동원f&b는 미국의 비욘드미트 제품을 수입해 국내 시장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두부제품에 특화된 풀무원도 식물성 제육볶음이 들어간 제품을 출시했는데, 올해 하반기 본격적인 브랜드 론칭에 들어간다는 계획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스타트업은 물론 대기업들까지 속속 참전하고 있는데, 국내에서 대체육 시장 규모는 어느정도나 됩니까?

    [기자]

    국내 대체육 시장은 연간 200억원 정도로 아직은 작은 편입니다만, 미래 성장 전망은 밝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실제 지난해 국내 대체육 스타트업에 몰린 투자금액을 집계해보니 대략 55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직전년도(35억 원)와 비교하면 15배가 늘어났는데요.

    한 해 투자자금이 시장 규모보다 더 큰 것만 봐도, 자본시장에서 미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 받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 대체육 관련 세계 시장 규모는 지난해 53억 달러였고, 2023년 60억 달러 규모로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투자자금이 몰린다는 점에서 보면 미래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을것 같은데, 아무래도 고기를 대체하는 식품이다 보니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맛일 것 같아요.

    고기와 비교해보면 맛은 좀 어떻습니까?

    [기자]

    저도 취재를 하면서 대체육 제품들을 몇 가지 먹어봤는데 모르고 먹으면 고기로 만들었다라고 믿을 정도로 맛과 식감은 수준이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시중에 나온 제품들이 떡갈비나 불고기, 너겟 종류인 것을 보면 어느 정도 가공이 됐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아직까지 생고기 맛을 그대로 구현하지는 못하기 때문인데, 그러다보니 생고기를 익혀 먹겠다는 소비자들은 외면할 수 밖에 없겠죠.

    그래서 나온 것이 배양육입니다. 배양육은 식물성 대체육과는 달리 동물 세포를 떼어내 특정 부위를 키워 먹는 것이기 때문에 좀 더 고기의 맛이나 식감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동물을 도축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윤리적인 소비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거고요.

    물론 일부 채식주의자들 사이에서는 배양육이 결국 도축한 동물의 근육이나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하기 때문에 완전히 윤리적인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이 배양육 시장에 식품회사 뿐만 아니라 화학 회사들도 뛰어들고 있다는 점입니다.

    [앵커]

    배양육이면 식품인데, 화학회사들이 이 시장에 뛰어든다는 것은 흥미롭네요. 배양육을 직접 만들겠다는 건가요?

    [기자]

    일단 한화나 SK, 롯데 같은 화학 계열사를 보유한 회사들이 주로 배양육 사업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3월 미국 대체육 스타트업 핀레스푸드에 투자를 단행했고, SK도 지주사를 통해 미국 대체 단백질 기업 퍼펙트데이와 네이처스파인드에 투자를 집행했습니다.

    화학회사들이 배양육 기업에 투자 하는 것은 직접 배양육을 만들어 팔겠다는 의미는 아니고요. ESG 경영 활동 일환으로 풀이됩니다.

    아무래도 화학회사들은 사업 구조상 탄소배출이 많을 수 밖에 없는데 배양육 개발을 지원하면 다량의 탄소를 감축할 수 있어 지속가능한 발전이 가능할 수 있겠죠.

    [앵커]

    그렇군요. 배양육의 국내 기술은 어느 수준까지 올라왔나요?

    [기자]

    미국이나 유럽의 배양육 스타트업들은 실제 상용화 단계 제품을 만들어 시중에 내놓고 있습니다.

    미국 스타트업 잇저스트는 배양육 기술로 만든 닭고기를 싱가포르에서 판매하고 있기도 하고요.

    하지만 국내서는 아직까지 배양육 제품을 상용화 시킨 곳은 없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대상, CJ, 롯데푸드 등이 배양육 사업에 진출했다고는 하지만 스타트업에 투자하거나 대학 연구실과 연계하는 등 연구단계에 머물고 있고요.

    이렇게 발전이 더뎌 보이는 이유는 비용 때문입니다. 지금 화면에 세포 배양 접시가 나오고 있는데, 여기서는 눈에는 보이지 않는 근육 세포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현미경으로 봐야 볼 수 있는데, 저런 세포들을 수없이 모아야 고기 한 덩이를 얻을 수가 있습니다.

    세포들은 이 배양액의 영양분을 먹으면서 자라나게 되는데, 이 배양액 가격이 엄청 납니다. 500cc 한 통 기준으로 60~70만 원 가량인데, 실제로 사람이 먹을 만한 수준의 고기를 얻으려면 배양액을 구매하는데만 적어도 수 천만원이 필요한 셈인거죠.

    그러면 배양액의 가격만 낮추면 되느냐 그것도 아닙니다. 아무래도 고기의 맛과 식감을 재현한 제품이 등장한다면 기존에 고기 생산을 담당하던 축산업계도 타격이 있겠죠.

    그러다보니 이들은 대체육 제품에 대해 아예 고기가 연상되는 단어를 쓰지 말라고 엄포를 놓거나 대체육 생산 과정이 친환경과 거리가 멀다고 지적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기존 산업과 신산업 간의 갈등이 벌어지고 있나 봅니다. 기존 산업은 살리면서 신산업을 육성할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해 보입니다.

    [기자]

    식약처는 올해 업무계획에 대체육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안전한 대체육 소비환경이나 산업 발전을 위한 기반 마련에는 미흡한 상황입니다.

    업계에서는 우선 정부가 대체 단백질 식품 별도 구분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대체육 시장 육성의 첫 단추라 시급히 해결해 달라는 입장입니다. 대체육을 무엇으로 정의하느냐에 따라 산업 발전 방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거든요. 전문가 이야기 들어보시죠.

    [허선진 / 중앙대학교 동물생명공학과 교수 : 음료, 축산가공품, 비스킷 등 유형을 어떻게 결정하냐에 따라 산업화 방향이 결정됩니다. 어떤 사람들은 배양육을 천연물로 두자고 합니다. 그럼 모든 기준에서 다 빠지게 되고 유통기간도 없어지는 거죠. 반대로 이걸 가공하면 식품 기준 규격과 유형이 생기고 유통기한이 설정됩니다. 기준 규격이나 식품 유형을 어떻게 결정하는지에 따라 산업화 방향이 달라지니 신중해야 합니다.]

    하지만 해외사례와 비교하면 산업화를 위한 기준 마련이 늦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미국의 경우 배양육은 USDA(미국 농무부)와 FDA가 관련 규제와 감독 제도를 마련해 생산 전후를 관리하고 있고, 유럽도 대체육이나 배양육 등을 신규 물질인 노블푸드로 규정하고 유럽식품안전청에서 안전성 평가 후 판매가 가능하도록 규정을 마련했습니다.

    [앵커]

    고기 같은 고기 아닌

    고기 같은 너!



    #비건이대세 #대체육급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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