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서 `원숭이두창` 발병을 모니터해온 과학자들이 최근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 이질환이 확산하는 데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20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과학아카데미 원장을 지내고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몇몇 자문위원을 맡는 오예왈레 토모리는 "나는 어이가 없다. 매일 깰 때마다 더 많은 나라에서 감염 소식이 들려온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것은 우리가 서아프리카에서 보던 확산 종류가 아니다. 서구에서 뭔가가 일어나고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천연두와 연관 있는 이 질병은 중서부 아프리카와 관련된 사람들 사이에서 관찰돼 왔으나 지난주 영국,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미국, 스웨덴, 캐나다 등에서 감염이 보고됐다.
프랑스, 독일, 벨기에, 호주도 이날 첫 번째 확진자 발생을 확인했다.
영국 보건 전문가들은 이 질병이 성적으로 전염되는지를 탐구하고 있다. 영국, 스페인, 포르투갈 등에서는 게이 등 남성 간 성적 접촉으로 인한 감염자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직 이 질병이 성관계나 그와 관련된 밀접한 접촉으로 전파하고 있는지를 자신들은 모른다고 강조했다.
WHO에 따르면 나이지리아에선 해마다 3천건 정도의 원숭이두창이 보고된다. 발병은 주로 시골 지역에서 사람들이 감염된 쥐와 다람쥐에 가까이 접촉한 경우다.
토모리 전 원장은 그러나 나이지리아에서 성적 전염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에볼라처럼 처음에 섹스로 전염된 것으로 알려지지 않은 경우도 나중에 더 큰 전염병에서 다른 형태의 확산을 보여 준 후 그렇다고 입증된 점에 주목했다.
그는 원숭이두창도 그럴 수 있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최근 첫 번째 환자 감염은 그가 아프리카에 머무는 동안 이뤄졌을 수 있으나 지금 일어나고 있는 것은 극히 예외적이라고 말했다.
아프리카감염병유전체학최고기관의 크리스찬 하피 국장은 "우리는 유럽에서 일어나고 있는 거 같은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면서 "우리는 아프리카에서 원숭이두창의 감염 형태가 변화하고 있다고 말할 만한 어떤 것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색다른 것이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다면 유럽이 그것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원숭이두창에 걸리면 천연두와 마찬가지로 발열, 두통, 근육통, 임파선염, 피로감 등 초기 증상이 나타난다. 이후 수포와 딱지가 얼굴이나 생식기 등 피부에 생긴다. 치사율은 변종에 따라 1∼10% 수준이며, 최근 유럽 등 발병에서 현재까지 사망자는 없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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