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빅 무브'‥신약 주권 쟁탈전

박승원 기자

입력 2022-05-25 19:31   수정 2022-05-25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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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최근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잇따라 위탁개발생산 즉, CDMO시장에 진출하고 나섰습니다.

    전통제약사는 물론, 대기업 여기에 중견 바이오텍까지도 적극적인 모습인데요.

    IT·바이오부 박승원 기자와 이 현상에 대해 짚어보겠습니다.

    박 기자, 현재 상황에 앞서 CDMO 시장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죠. CDMO 시장이 무엇이길래,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주목하고 있는건가요?

    <기자>

    네. CDMO는 위탁생산인 CMO와 위탁개발인 CDO가 결합된 분야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의약품을 생산할 시설이 부족하거나 아예 없는 기업으로부터 위탁을 받아 의약품을 대신 개발하고, 생산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위탁생산만 하는 CMO와 달리 CDMO는 아예 신약 개발 단계부터 빅파마와 임상에 참여하다가 개발 성공시 수년간 생산을 도맡는 구조입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백신과 치료제 개발은 물론, 생산과 물류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먹거리로 급부상했습니다.

    상황이 이렇자 롯데그룹 뿐 아니라 대웅제약, HK이노엔, 헬릭스미스 등 중견·중소기업들까지도 잇따라 CDMO 사업 진출에 나섰는데요.

    현재 CDMO 사업 진출 현황에 대해선 고영욱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 영업이익률 34%, SK바이오사이언스 51%.

    국내 CDMO 양대 산맥이 거둔 지난해 실적은 높아야 10% 안팎의 제약바이오업계 영업이익률을 훌쩍 뛰어넘습니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4공장이 완공되면 생산 가능규모에서 세계 1위가 됩니다. 여기에 5공장과 6공장까지 지어 격차를 더 벌릴 계획입니다.

    CDMO 시장은 막대한 자본력과 의약품 생산에 대한 기술이 뒷받침돼야 진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진입장벽이 높은 만큼 한 번 진입하면 수익성이 높습니다.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차세대 먹거리로 보고 앞다퉈 뛰어드는 이유입니다.

    가장 최근에 진출을 선언한 곳은 출범을 앞둔 롯데바이오로직스입니다.

    롯데바이오는 미국 BMS공장 인수에 이어 국내 공장을 짓는데 1조원을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전통제약사와 중견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가세했습니다.

    대표적인 곳은 GC녹십자그룹의 GC셀입니다. 최근 약 900억원을 들여 미국 CDMO 기업 바이오센트릭을 인수했고 셀랩메드의 고형암 치료제도 CDMO로 생산하기로 했습니다.

    [ GC녹십자 관계자 : CDMO 밸류 체인을 완성하는데 속도를 계속 낼 예정이고요. 국내에서는 세포치료제 최대 생산시설을 보유한 회사인데 바이오센트릭을 인수해서 글로벌로 체급을 올렸습니다. ]

    이외에도 한미약품그룹 한미정밀화학과 동아쏘시오그롭 에스티팜, 대웅제약, HK이노엔 등 모두 합쳐 10곳이 넘는 기업들이 진출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고영욱입니다.

    <앵커>

    앞서 리포트에서 CDMO 사업의 수익성이 높다는데, 왜 높은건가요?

    <기자>

    네. 생산만 하는 CMO와 달리 CDMO는 개발까지 모두 담당하기 때문에 수익성이 높습니다.

    구체적으론 의약품을 개량하기 때문에 단가도 비싸고, 연구개발 즉, R&D도 반영돼 일부 연구 기여에 따라 로열티까지 반영되는 구조입니다.

    <앵커>

    CDMO 사업 열풍이 부는 주된 요인으로 수익성과 함께 성장성도 좋다고 언급이 되는데, 성장성이 얼마나 좋은건가요?

    <기자>

    CDMO 시장의 성장성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표 하나를 준비했는데요.

    표를 보시면 글로벌 CDMO 시장은 지난 2020년 113억달러 우리돈 약 14조원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는 2026년엔 203억달러, 약 22조원으로 두배 가까이 늘어날 전망입니다.

    연평균으로만 10.1%의 성장이 예상되는데요.

    여기에 현재 글로벌 제약사들은 바이오의약품 제조의 70% 이상을 CDMO를 통해 생산하고 있는 점도 CDMO의 성장을 이끌 배경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성장성이 높은 시장을 국내 기업들만 군침을 흘리는 게 아닐 것 같은데, 기업들 현황은 어떤가요?

    <기자>

    지난 2020년 기준으로 전 세계 100개 이상의 CDMO 기업이 있습니다. 2022년인 지금은 그 보다 더 많을건데요.

    이 가운데 스위스 바이오기업 론자와 국내 삼성바이오로직스, 미국 제약사 캐털란트, 독일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 미국 제약사 써모피셔 등 상위 5개사가 전체 시장의 59.4%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들 기업을 제외한 나머지 40%에 달하는 시장에서 이제 막 진출을 선언한 국내 기업들 가능성이 있을까요?

    <기자>

    대규모 자금으로 생산설비와 전문인력을 갖춘 대기업을 제외하면 솔직히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입니다.

    신약 개발의 원동력을 확보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방안으로 CDMO 바람이 불고 있지만, 섣부른 진출이 오히려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진단입니다.

    특히 대기업과 달리 중견, 중소 바이오텍의 경우 현실적으로 신약개발과 위탁생산을 병행하기가 쉽지 않은데요.

    여기에 고객사인 글로벌 제약사 역시 업체의 업력과 기술력을 기반으로 계약을 진행하는 만큼, 글로벌 수준의 품질과 기술력, 기밀 유지 등 신뢰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외면받을 수 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관련해 전문가의 의견 들어보겠습니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 원장 : 품질과 노동에 있어서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고, 규모도 줄일 수 있고 하는 선진화된 바이오 프로세싱 이런 게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쪽이 하나의 큰 흐름이라고 해서 이쪽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한편으로 기업 입장에서 낭패를 볼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철저한 사전적인 시장의 조사, 고객에 대한 니즈 파악이 선행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앵커>

    결국 자금력과 함께 높은 수준의 기술력과 체계적인 서비스 구축을 보유한 기업만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네요. 그럼 CDMO 사업을 하고 있거나 사업에 나선 기업 가운데 어떤 기업을 주목해봐야 할까요?

    <기자>

    증권가에선 CDMO 사업의 경우 트랙레코드 즉,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글로벌 제약사들의 물량을 수주했는지가 그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런 기업들 가운데선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가장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진단입니다.

    올해 말 4공장 가동에 이어 5공장, 6공장 건설에 나서는 등 글로벌 최대 생산 능력을 기반으로 한 안정적인 성장에 차세대 바이오의약품 CDMO 사업 확대가 긍정적이란 평가입니다.

    특히 코로나19 항체치료제와 백신 등을 생산하며 지난해는 물론, 올해 전체 매출도 기대되는 등 주가 상승 여력도 충분하다는 설명입니다.

    SK 자회사로 CDMO 통합법인인 SK팜테코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인데요.

    상장 전 투자유치 절차에 나설 것으로 보여지는 SK팜테코는 지난해 프랑스 이포스케시를, 올해는 미국 CBM사에 투자해 2대주주에 오르는 등 CDMO 사업 확장이 긍정적이란 진단입니다.

    결국 앞서 언급한 기업들과 향후 CDMO 사업의 구체화를 보인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전략을 고려해야 한다는 조언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IT·바이오부 박승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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