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이 간이식 수술 1,500회(례)를 달성했다고 2일 밝혔다.
세브란스병원 간이식팀은 1996년 처음 간이식 수술을 시작해 현재까지 생체 이식 1,046회와 뇌사자 이식 454회를 진행했다.
1,500회째 간이식 환자는 강원도에서 농업에 종사하는 60대 남성으로, 고혈압 외에 특별한 질병이 없었지만 농사를 지으면서 주3~4회씩 먹은 막걸리가 간경변과 간암을 일으켜 부인에게 이식을 받게 됐다. 환자는 수술 20일 만에 안정적으로 회복해 퇴원했고 올해 농사일에 복귀할 예정이다.
간이식은 간암, 간경화 등으로 간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하며, 과거에는 B형 간염이 원인의 약 75%를 차지했지만 최근에는 간암이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비만에 의한 지방간염으로 이식을 받은 케이스가 가장 많다. 한국 역시 소아비만이 늘어나고 있어, 지방간염에 의한 이식 케이스가 증가할 예정이다.
간이식에서 혈액형이 다르거나, 기증자가 간 크기가 작거나, 간암의 상태가 매우 진행됐다면 간이식이 쉽지 않다. 세브란스병원 간이식팀은 지난 25년 간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불가능했던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을 2012년 성공했으며, 병기가 많이 진행해 이식이 불가하다고 판정받은 간암 환자들에서도 병기를 낮춘 후 성공적인 간이식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폐에 전이가 있었던 간암 환자에게 간이식을 성공했으며, 해당 환자는 10년 가까이 재발 없이 생존 중이다.
또한 세브란스병원은 뇌사자 폐와 생체 기증자의 간을 동시에 이식하는 수술, 로봇 기증자 간 절제술을 최초로 선보이기도 했다.
생체 간이식 생존율은 90.2%(1년), 80.8%(5년)이다. 혈액형 부적합 등 고위험군 간이식이나 생체 간이식이 많지 않은 미국 간이식 통계 연보 생존율은 92.2%(1년), 74.5%(5년)였다.
주동진 이식외과 교수는 “1500례라는 기록을 세우는 데까지 많은 어려움이 따랐지만 환자 회복과 기증자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뒀다”며 “기록을 넘어 세브란스병원을 거친 모든 환자가 소중하고 앞으로도 환자들의 회복을 위해 연구하고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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