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기업 네이버가 서비스 로봇 사업을 본격화 합니다.
물건을 배달해주는 것은 물론, 과일도 깎고, 그림도 그릴 수 있는 로봇을 대중화 시키겠다는 건데요.
핵심은 금속으로 된 로봇 자체가 아닌 두뇌만 팔겠다는 겁니다.
어떤 내용인지 IT바이오부 임동진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임 기자. 오늘 네이버가 로봇 사업 전략을 발표했죠?
<기자>
오늘 오전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와 박원기 네이버클라우드가 대표가 직접 앞으로 네이버가 추구하는 로봇 사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혔습니다.
내년까지 클라우드 기반 로봇 제어 시스템 ‘아크(ARC)’를 출시해 B2B 사업을 본격화 하겠다는 건데요.
ARC는 AI-Robot-Cloud의 약자입니다.
아크 아이(ARC eye)와 아크 브레인(ARC brain)으로 구성되는데요. 아크 아이는 로봇의 눈으로, GPS가 통하지 않는 실내에서 위치와 경로를 파악해 이동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아크 브레인은 로봇의 전반적인 서비스 제어를 담당합니다.
설명을 드리자면 일반적인 로봇은 각각 두뇌 역할을 하는 제어시스템이 탑재돼 있습니다. 이 때문에 로봇이 작아지는데도 한계가 있고, 업데이트 등 유지보수에도 비용이 많이 들 수밖에 없는데요.
그동안 네이버는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해서 다수의 브레인레스 로봇, 즉 두뇌가 없는 로봇을 통신망을 통해 지휘하고 관리하는 서비스를 개발해 왔는데 조만간 상용화에 나서겠다는 겁니다.
두뇌가 없는 로봇의 경우 제어시스템이 탑재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전력소모도 적고 더 저렴하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잠시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 : 대형 공간에서 많은 수의 로봇들을 동시에 제어하는 클라우드 플랫폼이라고 보시면 되고 그렇기 때문에 B2B 사업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아크 시스템의 구성은 아크 아이와 아크 브레인으로 구성돼 있는데 아크 아이는 올해 말에 네이버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해 상용화 될 예정이고 아크 브레인은 내년에 상용화 될 예정입니다.]
<앵커>
로봇은 이제 공항이나, 병원, 대형 몰 등에서도 물건을 옮기거나 안내용으로 일부 활용하고 있는데 이런 로봇들을 제어하기 위한 서비스인가요?
<기자>
지금까지는 말씀하신 수준의 로봇이 대상인데요.
조금 더 고도화된 기술을 연구하기 위해서 네이버는 신사옥을 `로봇 친화형 빌딩`으로 짓고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정호진 기자가 직접 그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정호진 기자>
지난달 오픈한 네이버의 제2사옥, 1784입니다.
1784년은 1차 산업혁명이 일어난 해로 `혁신이 현실화된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혁신을 위한 빌딩답게 네이버는 사옥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로봇 실험실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국내 최초로 건물 전체에 5G 특화망을 도입해 통신 시간을 줄였고, 모든 로봇의 정보를 공유하고 원격으로 제어하는 네트워크도 구축했습니다.
사람과 로봇 간의 상호작용 연구를 위해 캐릭터 로봇을 제작하고, 섬세한 작업을 위해 로봇의 힘을 조절하는 연구도 이뤄집니다.
로봇이 사람의 업무를 대체하기 위한 실험도 진행됩니다.
현재 네이버에서는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모바일 앱으로 커피를 주문하면 로봇이 직접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도 한 번 주문해보겠습니다.
커피를 받은 로봇이 배달을 시작합니다. 스피드게이트와 회의실 문도 로봇과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어 로봇이 앞에 서면 자동으로 열립니다.
이렇게 로봇이 커피를 가져왔습니다. 네이버에서는 커피뿐만 아니라 택배, 도시락까지 운영해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현재 50여대 수준인 1784내 서비스 로봇을 하반기 100대까지 늘릴 예정입니다.
또한 내년 완공 예정인 데이터 센터 `각 세종`에도 다양한 협업 로봇과 자율주행 셔틀버스 등을 도입할 계획입니다.
로봇과 사람의 공존을 꿈꾸는 네이버의 실험은 오늘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정호진입니다.
<앵커>
그런데 네이버의 경우 신사옥을 애초에 로봇 친화 빌딩으로 설계하고 지어서 영상처럼 서비스가 가능한 부분들이 있을 것 같은데, 이미 지어진 건물에서도 저렇게 로봇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을까요?
<기자>
네이버는 로봇 제어가 클라우드를 통해 이뤄지는 만큼 아크 서비스와 5G 망만 있다면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손쉽게 업데이트를 할 수 있어 작업 환경에 맞게 프로세스를 바꾸기도 쉽고, 일부 제한이 있겠지만 각 건물에 적합한 형태의 로봇을 사용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여기에 네이버는 로봇 제어시 지연 현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특정 지역이나 목적을 위해 구축하는 5G특화망도 아크 시스템과 함께 패키지로 제공할 계획입니다.
네이버는 이 패키지를 스마트시티나 병원, 공항, 쇼핑몰 등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한 새로 짓는 건물의 경우 처음부터 네이버와 논의를 거쳐 미래형 업무공간으로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는 설명입니다.
<앵커>
로봇이 물건을 안정감있게 잡거나 자유롭게 돌아다니기 위해서는 단순히 클라우드로 제어하는 기술만 갖고는 어려울 것 같은데요. 네이버는 또 로봇 관련 어떤 기술을 개발하고 있을까요?
<기자>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이런 말도 있는데요.
네이버는 로봇에게도 매너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사회생활을 할 때 사람과 사람도 어느 정도 물리적인 거리가 필요하잖아요. 마찬가지로 로봇과 사람이 공존하려면 이동하거나 협업할때도 약간의 거리가 있어야 하고요.
방향을 이동할 때도 사람 같은 경우는 갈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거나 하잖아요. 그런데 로봇은 쉽지 않으니 눈 형태의 아이콘을 넣어서 움직이게 하는, 이런 방식을 통해 상호작용이 가능하게 하는 부분들을 고민하고 있는 겁니다.
<앵커>
사람에게 불편함을 주지 않으면서 편리하게 로봇을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는거네요.
<기자>
맞습니다.
또한 네이버는 이른바 ‘손 맛’을 로봇에게 적용시키기 위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우리가 불이 꺼져 있거나 책상 밑이라 잘 안보이는 상황에서 콘센트를 꽂을 때 손의 느낌만 갖고 꼽잖아요.
이런 행동이 가능한 로봇, 힘 조절은 물론 감각으로 가능한 부분을 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들고 있는 겁니다.
채소도 깎고, 설거지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같이 탁구를 칠 수도 있도록 관련 기술들을 연구하고 있다고 합니다.
<앵커>
앞으로 네이버가 로봇 사업으로 해외에도 진출할 계획이 있나요?
<기자>
보통 어떤 사업을 갖고 해외로 진출 할때는 현지 거점과 인프라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클라우드 기반 시스템의 경우 국내에서도 해외 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에 쉽고 빠르게 해외 진출이 가능하다는 설명입니다.
이미 일본은 소프트뱅크 등과, 동남아의 경우 네이버에서 이미 투자한 회사들을 중심으로 논의 중이라고 합니다.
네이버는 하드웨어 로봇 시장의 경우 이미 상당한 회사들이 진출해 있지만 이처럼 단순히 소프트웨어가 아닌 클라우드와 결합한 형태의 로봇 제어 시스템을 서비스하는 것은 자신들이 세계 최초라고 하는데요.
석상옥 대표가 "세상 모든 로봇업체에 아크를 파는 게 목표"라고 말한 만큼 로봇 사업이 네이버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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