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인치 내놓자, 95인치 맞불…거센 中 OLED '굴기'

양현주 기자

입력 2022-06-09 19:03   수정 2022-06-09 19:03

    <앵커>

    최근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중국의 추격이 거셉니다. LCD에 이어 OLED 시장까지 중국이 따라오고 있는 모양새인데 산업부 양현주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양 기자, 중국의 기술 추격 어느 정도 수준입니까?

    <기자>

    사진부터 보겠습니다. 지난 5월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전시회에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BOE가 전시한 대형 OLED TV입니다.

    95인치로, 같은 전시회에서 LG디스플레이가 세계 최대 OLED 디스플레이라며 선보인 97인치 OLED와 거의 비슷한 사이즈죠.

    중국이 초대형 OLED를 공식 행사에 내놓은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일종의 기술력 과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중국이 대형 OLED 패널을 만들 수 있게 됐다는 건데, 구체적으로 국내 디스플레이업계에 어떤 위협이 되는 겁니까?

    <기자>

    중국은 현재 작은 사이즈인 모바일 OLED 위주로 진출한 상태로, 대형 OLED 시장에는 아직까지 진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형 패널을 양산하는 것 자체에 기술력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대형 패널을, 그것도 LG디스플레이의 화이트-OLED와 동일한 방식으로 제작됐다는 점에서 빠른 속도로 기술력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전시된 95인치 OLED는 양산이 아닌 개발단계로, 양산단계에서 불량품을 줄이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국이 대형 OLED 개발에 나선 지 6~7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양산을 못 할 정도로 대형 OLED 수율 잡기는 쉽지 않죠.

    여전히 대형 OLED 시장의 99%는 LG디스플레이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앵커>

    기술력이 대형OELD를 개발할 만큼은 따라왔지만, 아직까지 OLED 시장에서 한국을 위협할 수준까지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최근 중국 업체의 OLED 시장 진입에 대해 말이 많지 않습니까. 왜 그런 겁니까?

    <기자>

    기술격차에도 불구하고 중국에 잠식당한 LCD 사례가 있기 때문입니다.

    당시 한국은 중국보다 앞선 기술력을 자랑했지만, 후발주자인 중국기업들이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정책에 기반한 저가 물량공세를 퍼붓자 버텨내지 못했습니다.

    실제로 중국 BOE 일부 대형 LCD 공장의 경우에는 정부 지원을 통한 자금조달 비중이 최대 45%에 달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2017년엔 중국에 LCD 시장 점유율을 추격당했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달부터 LCD 패널 생산을 완전히 중단하겠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앵커>
    효율이 나지 않으니 어쩔 수 없이 한국 업체들은 LCD 생산 기반을 줄이고 사업구조를 OLED로 전환한 건데, OLED 시장에서도 비슷한 일이 반복될 수 있는 걸까요?
    <기자>

    중국기업이 진입해 있는 중소형 OLED 시장에선 LCD 때와 비슷한 양상이 벌써 일어나고 있습니다.

    중국 기업들이 국내 업체들의 70% 수준에 OLED를 판매하는 등 저가정책으로 점유율을 높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2019년 글로벌 중소형 OLED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점유율은 90%를 넘겼는데 올해 2분기 72.1%로 축소됐습니다.

    같은 기간 중국은 9.7%에서 27.4%로 확대되죠. 한국기업들이 차지했던 시장 점유율을 고스란히 중국 업체가 가져간 겁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독점한 애플의 아이폰 OLED 패널 공급도 중국 BOE가 일부 맡게 됐는데 가격 경쟁력이 한몫을 했다는 후문입니다.

    지금은 저가 공세로 점유율을 높이고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기술력은 따라올 수밖에 없는 만큼 안심할 수 없습니다.

    <앵커>

    한국 기업들은 중국 추격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아직 중국이 진입하지 못하고 있는 노트북과 태블릿 기기 등으로 OLED 영토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최근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OLED가 탑재된 노트북과 모니터를 연이어 출시한 바 있죠.

    영토 확대와 함께 차세대 디스플레이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메타버스용 OLED 디스플레이,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 할 수 있는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가 대표적입니다.

    다만 이 같은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에 상당한 R&D 투자가 필요한 만큼, 업계는 R&D와 설비투자에 대한 세제 지원을 확대해달라는 입장입니다.

    또한 고도화된 디스플레이를 위해선 소재와 장비 자체의 기술력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런데 여전히 고도의 기술력을 요하는 소재와 장비는 일본산을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추격하는 중국업체를 따돌리고 안정적인 디스플레이 개발을 위해선 국내 소재·장비 중소중견기업을 위한 테스트베드 구축과 지원책도 시급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산업부 양현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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