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빚을 내 가상화폐 비트코인에 투자한 미국의 한 소프트웨어 업체가 비트코인 가격 폭락으로 1조원이 넘는 손실을 봤다는 분석이 나왔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기업용 소프트웨어 제조업체인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비트코인 투자 손실이 10억 달러(약 1조3천억 원)에 육박한다고 보도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현재까지 39억7천만 달러를 투자해 비트코인 13만 개를 구매했다. 1분기 기준 이 업체의 비트코인 평균 매수 단가는 3만700달러다.
이 업체는 2020년부터 마이클 세일러 최고경영자(CEO)의 주도로 비트코인을 집중 매수했다.
지난 2년 동안 인플레이션 헤지(화폐가치 하락에 따른 위험회피를 위해 자산에 투자하는 것) 등의 명목으로 회사 대차대조표에서 현금 대신 비트코인 보유 비중을 공격적으로 늘렸고, 비트코인을 사기 위해 은행 빚까지 냈다.
지난 3월에는 실버게이트 은행에서 보유 비트코인을 담보로 2억5천만 달러를 대출받았고, 이 빚으로 비트코인을 더 구매했다.
하지만, 가상화폐 가격이 이날 2만2천 달러대로 폭락하면서 장부상 비트코인 손실액은 10억 달러에 이르게 됐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이 회사는 담보대출 증거금을 은행에 추가로 납입해야 하는 `마진콜` 위험에도 직면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지난달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비트코인이 2만1천 달러로 하락할 경우 마진콜에 직면하게 된다고 공개한 바 있다.
비트코인 가격 폭락과 마진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가는 이날 뉴욕 증시에서 25.18% 폭락한 152.15달러를 기록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식이 비트코인과 높은 상관관계를 갖게 되면서 세일러 CEO의 비트코인 베팅이 역효과를 낳게 됐다"고 꼬집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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