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증시프리즘 시간입니다. 국내 증시 진단을 위해 증권부 박찬휘 기자와 이야기 나눠봅니다.
박 기자, 오늘 국내 증시가 모처럼 기대감을 키우나 싶었는데 역시나 상승분을 거의 다 반납했습니다.
<기자>
네. 오늘 우리 증시는 그동안 시장을 억눌러 왔던 연준의 `자이언트스텝` 이슈를 소화하면서 장 초반 급등세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장중 미국 선물 지수가 가파르게 하락하자 양 지수는 오후 들어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하고 강보합권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10거래일만에 순매수세로 돌아섰는데요.
외국인 자금이 다시 돌아오면서 우리 증시는 8거래일 만에 상승했지만 불안감이 여전한 상황입니다.
장 초반 1,270원 대까지 내려오면서 안정되는듯 했던 원·달러 환율도 낙폭을 크게 줄이고 1,285원에 마쳤습니다.
<앵커>
오랜 하락에 시장이 지쳤던 만큼, 투자자들이 가장 궁금해할 것은 역시 증시 바닥 여부일 텐데요.
우리 증시 어디쯤 위치해 있나요?
<기자>
증권가의 입장은 엇갈렸는데요. 먼저 긍정적인 의견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연준의 자이언트스텝에도 불구하고 미국 증시가 상승한 점은 국내 증시에 좋은 신호"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연준이 연말까지 175bp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한 점은 여전히 부담이지만, 우리 증시가 다른 나라에 비해 낙폭이 과도했던 만큼 단기적으로 안정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대신증권은 "6월 FOMC 이후로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진정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코스피는 2,400포인트를 지지선으로 잡고, 최근 급락에 대한 되돌림 과정이 나올 전망"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기술적인 반등이 나오는 구간에서는 최근 금리 인상으로 인해 단기 낙폭이 컸던 기술주와 성장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대신증권이 제시한 업종은 인터넷, 2차 전지, 반도체입니다.
유안타증권도 뜻을 같이했습니다.
유안타증권은 "FOMC 불확실성이라는 재료가 소멸됐기 때문에 증시의 추가 하락보다는 단기 반등이 나올 수 있는 시점"이라고 말합니다.
단기적으로 낙폭이 과도했다는 점만 놓고 봐도 반등할 수 있는 요인은 충분하다는 건데요.
장기적으로 봐도 지금 지수는 바닥을 찾아야 하는 수준까지 하락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실제로 인플레이션 우려에 최근 7거래일 동안 내리꽂았던 코스피 지수는 올해에만 17% 가까이 하락하면서, 지난 2020년 말 이후 2년 간 올렸던 주가를 모두 반납했습니다.
<앵커>
단기적으로 기술적 반등이 나올 수 있고, 최근 낙폭이 컸던 기술주와 성장주를 주목하면 좋겠다는 의견이군요.
박 기자, 보수적인 의견은 어떤 게 있었나요?
<기자>
네. 공통적으로 "완전한 바닥이라고 보기는 시기상조다"라는 입장인데요.
그 요인으로는 크게 두 가지가 꼽혔습니다.
첫 번째는 고강도 긴축에 따른 `유동성 감소`입니다.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유동성 회수가 불가피합니다.
이를 위해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상을 비롯한 긴축 정책을 잇따라 시행하면 소비와 투자가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는데요.
본격적인 금리 인상이 이제 시작된 만큼 당분간 고물가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하반기 이후 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외국인 자금이탈`입니다.
우리 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은 올해에만 이미 20조원 넘게 빠져나갔는데요. 이런 가운데 추가 이탈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간밤 미국이 자이언트스텝을 통해 기준금리를 1.75%까지 올리면서 우리나라와 기준금리가 똑같아 졌는데요.
이런 가운데 파월 의장이 7월에 또 한 번의 자이언트스텝을 예고하면서 한미 금리 역전 현상이 가시화됐습니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우리나라보다 높아질 경우 국내에 있는 해외 투자 자금이 달러로 몰려들게 되면서 외국인 자금 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습니다.
또한 달러 수요가 증가하면 원·달러 환율이 더 올라가게 되는데, 이는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국내 물가 상승이라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과거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겠네요.
과거 우리나라와 미국의 금리 역전 현상 때는 어땠나요?
<기자>
2000년대 이후 지금까지 총 3번의 금리 역전 현상이 있었습니다.
2005년과 2018년 두 기간 동안 외국인 자금이 대폭 빠져나갔습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올해 외국인 자금이 이미 많이 빠져나갔기 때문에 단기적인 금리 역전 현상에 따른 외국인 자금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한편 IBK투자증권의 정용택 연구원은 "FOMC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기술적 반등은 길어도 6월 물가지표가 발표되는 다음달 초순 전에는 끝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요.
"시간이 지날수록 경기 둔화 신호가 훨씬 더 뚜렷하게 나타나고 본격적으로 성장률이 둔화되기 시작하면 시장은 다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정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지금이 하락장임을 인식하고 만약 손실이 난 종목이 있다면 기술적 반등이 나온 기간을 통해 비중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또한 현금을 보유한 투자자라면 변동성은 작고 배당률이 높은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증권부 박찬휘 기자였습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