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무서워 1년 쉽니다"…스카우트 표적 K-배터리 [인재전쟁③]

강미선 기자

입력 2022-06-23 19:02   수정 2022-06-23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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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미래차 시대가 성큼 다가왔지만 현장에선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고 아우성 입니다.

    특히 글로벌 1등인 K-배터리 전문가들은 영입 0 순위, 스카우트 표적이 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강미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말 엔진개발센터를 폐지한다고 전격 선언했습니다.

    내연기관 시대를 끝내고 미래차 전환에 속도를 내겠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담긴 사건입니다.

    [정의선 / 현대차그룹 회장 (올 4월 뉴스위크 선정 `올해의 선지자` 수상소감): 현대차그룹이 이뤄낼 이동의 진화는 인류에게 더 가치있는 시간과 공간을 제공할 것입니다.]

    핵심은 자율주행과 전동화, 가장 먼저 직면한 문제는 인력난입니다.

    2030년까지 미래차 부분에서 부족한 인력은 3만 5천 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기술력과 국산화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평가되는 `소프트웨어` 분야의 인력은 현재 1천 여명에 불과합니다.

    현대차는 적어도 1만 명의 정보기술 인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공격적인 채용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항구/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 인력 풀은 그렇게 크지 않은데 패러다임 전환이 굉장히 빠릅니다. 그러다 보니까 인력의 이동이 생기는 거죠. ]

    전기차의 심장인 배터리 산업은 상황이 더 심각합니다.

    2030년까지 배터리 전문가 2만 5천 명이 더 필요한 상황.

    특히 석박사급 연구·개발 인력은 국내에서만 약 1천 명이 부족한 것으로 추산됩니다.

    [선양국/한양대 에너지공학과 교수: 반도체 공정은 기계로 자동화돼 있지만 배터리 쪽은 손을 많이 타서 인력이 굉장히 많이 필요합니다. 현재 배출되는 인력의 약 10배 정도가 부족한 상황입니다.]

    글로벌 탑 클래스인 국내 배터리 3사는 이미 수 년 전부터 인력 빼가기 문제로 수조원 대 국제소송까지 가는 홍역을 치렀습니다.

    치열한 인력전쟁은 막 시작됐을 뿐. 2025년을 기점으로 폭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2025년은 미국 배터리 시장이 본격화하는 원년으로, 전 세계 배터리 기업들이 비슷한 시기 양산을 목표로 대규모 투자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배터리업계 헤드헌터 관계자(녹취): 못해도 1~2년 전에는 (인력확보)를 해야 장비를 (설치)해서 시제품도 뽑아보고 셋업하는데도 시간이 걸립니다. 지금도 어려운데 한국이 미국을 가게 되면 소재나 장비업체들 따라가게 될 텐데 (사람을) 어디서 구하나…]

    국내 대기업도 인력 부족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중견·중소기업의 상황은 더 암담합니다.

    반도체와 배터리 모두 기술 경쟁력 갖추려면 관련 생태계를 갖추는 것이 필수적인데, 산업의 뿌리가 되는 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은 인재 전쟁에서 밀려나고 있는 실정입니다.

    충북 오창에 있는 한 배터리 소재기업은 인력 유출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경력직 채용의 경우 이전 회사에서 소송하는 경우가 많아 사람을 뽑아놓고 아예 1년간 쉬게 하는 실정입니다.

    [공효식/A배터리 소재업체 HR담당 상무: 1년 이상 다른 업체에서 근무한 뒤 입사하거나 개인적인 휴지 기간을 통해 기간을 두고 그 이후에 입사시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주문이 밀려들어와도 개발할 사람이 없고, 공장을 지어도 돌릴 사람이 없는 것이 글로벌 1위 K 배터리 산업의 현주소입니다.

    한국경제TV 강미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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