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론, 구독료 인상…유튜브뮤직 웃는다

양현주 기자

입력 2022-06-29 19:09   수정 2022-06-29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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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국내 음원시장 1위 멜론이 오늘부터 구독료를 10% 인상합니다.

    구글 인앱결제 정책 때문인데 음원 시장에 어떠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취재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봅니다. 산업부 양현주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양 기자, 멜론이 오늘부터 구독료를 인상하는데 이유가 뭡니까?

    <기자>

    바로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 정책 때문입니다.

    구글은 자사 앱 마켓인 구글플레이스토어 내에서 자체 시스템으로만 유료 콘텐츠를 결제할 수 있도록 의무화했는데, 이때 최대 30% 수수료를 부과합니다.

    이전엔 앱에서 외부 결제 시스템을 연결하는 `아웃링크` 방식을 통해 수수료 부담을 낮췄는데, 이마저도 금지하면서 구글플레이스토어에 콘텐츠를 제공하는 사업자들은 수수료를 부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겁니다.

    콘텐츠 업체는 수수료 부담을 만회하기 위해 구독료를 높였습니다. 멜론 역시도 이 때문에 오늘부터 약 10%가량 구독료를 인상했습니다.


    멜론뿐만 아니라 여타 국내 음원 업체도 일제히 구독료를 올리는 추세입니다.

    이 때문에 콘텐츠 사업자들은 이용자에게 구글플레이스토어가 아닌 자사 웹사이트에서 결제하도록 장려하고 있지만 구글플레이스토어가 앱 마켓 시장 70%를 차지하고 있어서 먹혀들긴 어렵습니다.

    <앵커>

    가격을 올리면 소비자들이 동요하기 마련인데, 음원 시장 점유율에도 변화가 있습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국내업체들이 동시에 가격을 올리면서 유튜브뮤직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습니다.

    유튜브프리미엄으로 가격경쟁력을 갖고 있던 유튜브 뮤직은 보시는 것처럼 불과 2년 만에 국내 음원시장 점유율 4위에서 2위로 성큼 올라섰습니다.

    철옹성과 같은 국내 1위 음원 스트리밍 기업 멜론과도 점유율 격차를 좁히고 있죠.

    유튜브뮤직의 사용자 수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동안 국내 음원 플랫폼 서비스 업체들은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이용자 수가 줄어든 모습입니다.

    오래되고 안정적인 음원시장에 글로벌 공룡 업체가 들어오면서 음원 업계 순위를 뒤흔들어 놓고 있는 거죠.

    여기에 구글 인앱결제 강제로 인해 구독료가 높아지면서, 이용자들이 국내 스트리밍 기업을 떠나 유튜브뮤직으로 이동하는 속도가 더욱 빨라질 거란 분석입니다.

    이러다 국내 음원시장 1위를 내놓게 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사실 국내 음원 시장이 과점업체인데다, 경쟁이 매우 심하지 않습니까.

    글로벌 업체가 진입하기에 쉽지 않은 시장인 걸로 알고 있는데, 유튜브뮤직이 이렇게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기자>

    지금까지 국내 음원시장에 진출한 여타 글로벌 음원 기업들은 이렇다 할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습니다.

    애플뮤직과 스포티파이가 대표적입니다. 애플뮤직은 구글보다 음원시장에 먼저 진입했는데, 1%대의 미미한 점유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글로벌 최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 역시 최대 음원 플랫폼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정도로 국내 시장에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일단 국내 음원 확보가 어려운데다, 프로모션이 많은 국내 음원 업계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반면 유튜브뮤직의 경우 이용자가 광고 없이 유튜브 영상을 볼 수 있는 유튜브 프리미엄에 가입하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국내 유튜브 사용자 수가 전체 인구의 80%를 웃도는 만큼, 자연스럽게 유튜브뮤직의 점유율이 가파르게 오를 수 있는 겁니다.

    국내 음원 스트리밍 구독료와 월 1만 450원의 유튜브 프리미엄 가격이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국내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거죠.

    <앵커>


    유튜브뮤직이 유튜브라는 독점적 지위를 바탕으로 음원 시장의 강자로 떠올랐고 여기에 인앱결제로 인한 요금 인상에서도 자유롭다면 시장을 빠르게 장악할 것 같은데, 부작용은 없을까요?


    <기자>

    국내 음원 업계는 구글이 음원 사업 점유율을 일정 수준 이상 확장하면 본색을 드러낼 것이라 경고합니다.

    무제한 무료로 시작했던 구글 포토 역시 경쟁사들이 사라지자, 유료화 전환을 시작했죠. 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겁니다.

    한 가지 예로, 국내 음원 플랫폼의 경우 정부가 제시한 `음원 징수 규정 가이드라인`에 따라 창작자에게 65% 비율의 이익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글로벌 음원 기업의 경우 이 가이드라인을 따를 필요가 없어 이보다 낮은 비율을 창작자에게 주고 많은 이익을 가져갈 수 있습니다.

    유튜브뮤직이 국내 음원시장에서도 독점적 지위를 누리게 될까 우려스러운 이유입니다.

    <앵커>

    국내 음원 스트리밍 기업들이 시장에서 버텨줘야 할 것 같은데요. 현재 국내 업체들 어떤 상황인가요?

    <기자>

    쉽지만은 않은 상황입니다.

    일단 가장 난감한 게 멜론을 갖고 있는 카카오엔터입니다.

    지난 2016년 카카오가 시장의 독보적인 1위 사업자인 멜론을 1조 원 이상의 웃돈을 얹어 총 1조 8,700억 원에 인수했습니다.

    카카오의 다양한 사업과 시너지를 키우며 점유율을 높여가는 것을 기대한 건데, 시장 상황이 반대로 가고 있는 겁니다.

    플로 운영사 드림어스컴퍼니 역시 지난해 출범 3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에서 탈출했는데, 유튜브 뮤직으로 인한 이용자 답보 상태는 달갑지 않은 일입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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