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발명왕'의 발명 노하우…"지쳤을 때 한걸음 더"

전효성 기자

입력 2022-07-12 14:23   수정 2022-07-12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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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발명왕' 김재연 현대차 연구위원 인터뷰

《미래차·전기차의 핵심 경쟁력은 얼마나 멀리까지 주행할 수 있느냐, 얼마나 짧은 시간에 전기차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지 여부다. 김재연 현대차 남양연구소 연구위원은 전기차의 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올해 특허청이 선정한 `올해의 발명왕`에 올랐다. 그가 보유한 특허만 무려 230개에 달한다. 김 연구위원은 한국경제TV와의 인터뷰에서 "중학교 때 은사님께서 해주신 `지쳤을 때 한걸음 더 움직이자`는 말씀이 삶의 원동력이 됐다"며 "발명은 무수한 실패의 산물"임을 강조했다.》

Q. 이번에 개발한 기술에 대한 소개를 해달라.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전기차의 핵심 기술인 전기차 열에너지 시스템입니다. 전기차의 냉·난방시 발생하는 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해, 핵심 부품의 내구력을 유지하고, 주행거리를 증대하며, 급속 충전 시간 단축에 기여하는 시스템입니다.

급속 충전을 하게 되면 큰 전류가 필요하게 됩니다. 전류는 열에 비례하기 때문에 큰 열이 발생하게 되죠. 최소의 에너지로 최고의 성능을 낼 수 있으려면 열을 빠르게 냉각해 줄 수 있는 냉각 장치가 필요합니다. 전기차의 배터리 냉각 시스템을 개선한 기술이라고 보면 됩니다."

Q. 신기술이 적용되면 전기차 성능에 어느정도 향상을 가져올지 궁금하다.

"전기차에는 핵심 부품을 냉각하는 장치, 에어컨 시스템, 히트펌프란 난방 장치가 있습니다. 이 세 가지가 조합된 게 열 에너지 시스템이고요. 공기로 실내를 냉난방하고, 그 때 발생하는 열을 흡수하고 재활용하거나 재분배하는 기술이 필요하죠.

전기차는 전기히터가 사용되는 차가 많은데요. 이런 차들은 겨울철 난방시 주행거리가 평상시 주행 때보다 한 40% 정도 떨어지게 됩니다. 이번에 개발한 시스템이 적용된 히트 펌프를 사용하게 되면, 소모되는 에너지의 30% 정도를 다시 회복할 수가 있습니다. 상온과 대비해서 한 10% 정도만 주행거리가 떨어지는 효과가 있죠. 여름철이나 겨울철에 안심하고 에어컨과 히터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죠."

Q. 지금까지 230여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디서 발명의 아이디어를 얻는지 궁금하다.

"발명을 위해서는 `과거와 현재 갖고 있는 모순이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을 해야 합니다. 그 다음에 `새로운 가치가 무엇인가`에 대해서 탐색을 해야하죠. 이런 과정에서 할 때 저 같은 경우는 `트리즈`라는 기법을 많이 활용을 합니다. 트리즈를 통해서 발전시킨 개념을 엔지니어 분야와 합쳤고, 새로운 기술을 가격을 절감하면서 효율을 향상하고 퍼포먼스도 올릴 수 있는 기술들을 발굴하게 됐습니다."

트리즈(TRIZ)란 창의적 문제 해결을 위한 체계적 방법론을 뜻한다. 문제 상황에 관한 최선의 결과를 상정하고, 결과를 얻는 데 방해가 되는 모순을 탐색해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하는 방식이다. 김재연 연구위원은 전세계 108명 뿐인 `트리즈 마스터` 반열에 오르기로 했다.

Q. 발명의 과정에서 잦은 실패도 경험했을 것 같다. 그때의 감정을 설명해준다면.

"기술들을 하나를 개발하려면 5년 이상 걸리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지속적인 실패 사례들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고요. 하지만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고 `실패는 성공을 향하기 위한, 최고의 기술을 만들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다`라는 생각으로 계속 도전하고 있습니다. 도전해 나갈 때 이런 기술들을 만들 수가 있고요.

중학교 은사님께서 `지쳤을 때 한 걸음 더 나가보자`라는 말씀을 하셨어요. 저도 포기를 여러번 할 뻔 했죠. 그때마다 `이거 한 걸음만 더 나아가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많이 접근을 했었고요. 실제로도 그런 것 때문에 성공한 그 기술들이 많이 있습니다."

Q. 미래차와 배터리 쪽에서 인재가 부족하다 이런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미래 엔지니어들이 갖춰야 할 자질을 꼽는다면.

"전문성과 기술적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과거 자동차는 기계가 위주였습니다. 하지만 미래차는 기계, 전기, 전자, 화학, 정보 통신까지 융합되는 분야죠. 다양한 분야 중에서 한 분야에서 만큼은 전문가가 되고,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기술적 소통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많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실제 현재 미래차 분야에서 그런 사람들이 많이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자동차가 많이 복잡해졌기 때문에 전문성을 기른 하나의 분야만으로는 안 됩니다. 하나의 전문성에 갇히지 않고 타 분야와 기술적 소통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그런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Q. 마지막으로 미래차 분야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메시지를 전한다면.

"열정적이고, 긍정적이며,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열정적인 사람은 추진력이 있는 각 분야의 전문가일테고요, 긍정적인 사람은 실패라는 현실의 문제가 닥쳤을 때 그걸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아는 사람입니다.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은 큰 포용력을 갖고 조직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사람입니다. 이 세 가지 덕목을 갖고 있는 사람이 향후 미래차 업계를 리딩하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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