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글로벌 경제와 증시 기업에 대해 깊이 있게 분석하는 `GO WEST` 시간입니다.
글로벌콘텐츠부 이지효 기자와 나와 있습니다.
이 기자,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영향으로 떨어졌죠?
<기자>
네. 6월 CPI 상승률이 9.1%를 기록해서 1981년 11월 이후 41년 만에 처음으로 9% 대를 넘어섰죠.
월가에서는 모든 수치가 생각보다 나빴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존 리어 모닝컨설트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얘기를 듣고 오시죠.
<존 리어 / 모닝컨설트 수석 이코노미스트: 가스와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서 경제 전반에 심각하게 영향을 미쳤습니다. 식품도 물가 인상을 이끈 또 다른 부문입니다. 하지만 주택이나 신차, 중고차 가격 등도 계속 오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종합해 보자면 휘발유 값이나 주거비, 식료품 등
뭐 하나 빠지지 않고 전부 올랐다는 얘기인데요.
이렇게 인플레이션이 계속되면 미국 연준이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높일 수 있는데,
실제로 75bp를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뛰어넘는,
그레이트 스텝, 그러니까 100bp 금리 인상론에도 무게가 실리기 시작했습니다.
<앵커>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떨어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말씀하신 것처럼 근원 CPI는 1년 전보다 5.9% 오른 것으로 집계됐는데,
전달의 상승률인 6.0% 보다는 소폭 낮아졌죠.
바이든 대통령도 이 점을 강조하면서 "에너지가 이번 인플레이션 증가분의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며
"오늘 CPI 데이터는 6월 중순 이후 약 40센트까지 떨어졌던,
약 30일 간의 유가 하락을 완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죠.
물론 유가가 떨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외 환경, 그러니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여전히 진행 중이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한 발언도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그는 "농산물과 에너지를 뺀 근원 인플레이션은 앞으로의 물가 전망에 도움이 돼 우리에게 중요하지만,
모든 요소를 더한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은 국민들에게 중요하다"고 말했죠.
<앵커>
그레이트 스텝의 가능성도 지금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거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현재 미국의 금리인상 폭 예측치를 집계하는 CME 패드워치에 따르면,
오는 7월 미국 FOMC에서 금리를 75bp 인상할 확률은 20.3%,
100bp를 올릴 확률은 79.7% 였습니다.
전날까지만 하더라도 75bp 인상 확률이 92.4%에 달하는 상황이었는데,
CPI 지수가 높게 나오자 경계감이 더욱 커졌다, 이렇게 풀이됩니다.
이 지수와 함께 이날 캐나다까지 100bp의 금리 인상을 단행했고,
라파엘 보스틱 애틀란타 연은 총재도 기준금리를 1% 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죠.
<앵커>
당장 이달 말에 열리는 FOCM 정례 회의에서 1% 포인트 올릴 수 있다는 거죠?
<기자>
네. 미국 연준은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3.25~3.5%로 올리겠다고 밝힌 상태죠.
현재 1.5∼1.75%에서 1.75% 포인트 정도를 더 올려야 하다는 얘긴데요.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하는 FOCM 정례 회의는 7월, 9월, 11월, 12월 등 총 4번이 남았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문제는 시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시장에서는 7월에는 0.75% 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 9월에는 0.5% 포인트를 인상하는 빅 스텝,
그 이후에는 0.25% 포인트를 올리는 베이비 스텝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었죠.
하지만 연준이 7월에 몰아서 그레이트 스텝을 밟을 수가 있다는 겁니다.
당장 지난 달에도 빅 스텝 관측이 높았지만 5월 CPI 상승률이 8.6%로 최고치를 찍자,
FOMC 위원들은 자이언트 스텝으로 돌아선 바 있죠.
<앵커>
하지만 고려해야 될 부분은 경기 침체일 겁니다.
<기자>
네. 경기 침체가 눈앞에 다가왔는데 1% 포인트를 올려도 되는가,
이런 의견들이 나오고 있는 건데요.
한동안 연준의 1%p 금리 인상을 주장했던 제레미 시겔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휘발유도 6월에 5달러 이상에서 내려오고 있고 아마도 이게 가장 큰 숫자일 수도 있다"며
"경제가 정말로 느려지고 있어 연준은 정책을 바꿔야만 한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0.75%p보다 더 올리면 안 된다"고 강조했죠.
하지만 이 마저도 연준의 공격적인 기준 금리 인상의 속도를 꺾을 지는 의문입니다.
왜냐하면 고용이 좋기 때문이죠.
미국 노동부는 6월 미국 일자리가 전달과 비교해 37만 2,000명 늘었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월가의 전망치인 26만 5,000명 보다 10만명 이상 많은 수치입니다.
<앵커>
빅 스텝 가능성은 사라졌다고 보면 좋을 것 같고, 75bp 인상 가능성은 없는 겁니까?
<기자>
지금까지 나온 월가의 전망들을 종합해 보면,
최소 0.75% 포인트, 많게는 1% 포인트의 금리 인상이 이뤄진다고 볼 수 있겠죠.
다만 7월에 자이언트 스텝에 그치게 된다면,
이는 9월에도 똑같이 적용돼 0.75% 포인트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스테파니 링크 하이타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인플레이션 이야기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며
"0.75% 포인트를 두 번 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이유는 이번 CPI도 휘발유 같은 에너지 부문이 거의 다 끌어 올렸는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변동성이 클 수 있다는 데 있죠.
마이클 워스 셰브론 최고경영자(CEO)는 "원유 공급 부족에 따른 문제는 사라지지 않았다"며
"최근의 유가 하락이 일시적일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뉴욕타임스(NYT)도 이날 "7월 인플레이션 수치는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지만 이 추세가 지속될 지 확신이 덜 든다"며
"휘발유 가격은 변동성이 크며 다시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
근본적인 인플레이션 압력도 여전히 강하다"고 지적했고요.
<앵커>
이 시나리오 대로라면 하반기 미국 증시의 흐름은 어떻게 전개될까요?
<기자>
일단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강도 높은 긴축 정책이
경기 침체를 유발할 경우에 증시의 추가 하락은 피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죠.
그렇다면 역시 `인플레이션이 정점인가` 여부가 중요할 겁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인플레이션 관련 파생상품을 거래하는 픽싱 시장에서는,
9월까지 8% 대의 높은 인플레이션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9월 CPI는 10월 13일 이전에 발표되지 않는 만큼,
10월 중순까지는 증시가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에 미국에서는 11월 예정된 중간선거라는 이벤트도 있죠.
중간선거 기간에는 다양한 정책이 발표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주식 시장에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는 건데요.
월가 전문가들은 미국 주식시장이 반등 시점을 최소 연말 이후로 보고 있었습니다.
<앵커>
앞으로 우리가 주목해서 봐야 할 이벤트가 있을까요?
<기자>
일단 13일부터 16일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석유 최대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하죠.
여기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나는데,
원유 공급 안정화를 위해서 어떤 성과를 낼 지가 중요하겠습니다.
또 15일에는 미국 상무부가 6월 소매판매를 발표합니다.
미국은 민간 소비가 경제의 약 70%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주목할 필요가 있고요.
이어 미시간대 7월 소비자심리지수도 공개되는데,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소비자의 심리가 어떻게 나와주느냐도 관심사로 꼽힙니다.
<앵커>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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