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1만원 시대'…무인화 속도내는 편의점

김예원 기자

입력 2022-07-14 19:17   수정 2022-07-14 19:17

    <기자>
    서울의 한 최신형 편의점입니다.

    QR코드나 결제 수단을 통해 출입 인증을 하면, 상품 정보 확인부터 결제까지 모두 소비자가 직접 할 수 있습니다.

    상품을 스캔하지 않고도 카드만 꼽으면 결제가 되고, 주류도 스마트폰 인증을 통해 자판기로 구입이 가능합니다.

    낮에는 일반 편의점처럼 직원이 상주하지만, 자정부터 새벽 6시까지 무인 매장으로 전환됩니다.

    GS25는 이런 무인 하이브리드 매장을 올해만 200여 개 더 늘릴 계획입니다.

    유동 인구가 적은 새벽 시간에 무인으로 운영되지만 방범 걱정은 크게 줄였습니다.

    각종 AI 솔루션과 연계된 21대의 스마트 카메라와 200여 개 센서가 촘촘하게 설치됐기 때문입니다.

    카운터 접근 등 방범 침해 징후가 포착되면 즉각 경비업체 담당자가 출동하고, 고객이 이상 징후를 보일 때도 영상 인식 감지 시스템이 작동합니다.

    [이용희 / GS리테일 매니저: 저희가 지속적으로 방범에 대해서는 서비스를 강화해 나가고 있고요. 실제 `무인이오`라는 앱까지 개발해서 무인 편의점을 운영하시는 경영주님들이 조금 더 점포를 수월하게 관리하실 수 있도록 신경 쓰고 있습니다.]

    가격 변동이 있을 경우 디지털 기술로 자동으로 수정하는 전자가격표를 도입하는 등 매장 관리도 보다 수월해졌습니다.

    늘어난 인건비 부담에 도심 내 오피스나 상가, 특수입지 등을 중심으로 편의점 무인화에 더욱 탄력이 붙고 있습니다.

    실제로 올해 편의점 4사의 무인과 하이브리드 점포 수가 2년 만에 5배 넘게 늘었습니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편의점의 무인화 전환은 더욱 거세질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김예원입니다.

    <앵커>
    매년 오르는 최저임금에 편의점 점주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무인 점포로 전환하는 비중이 크게 늘었는데요.

    IT 기술의 발전과 함께 편의점도 결국 무인화가 대세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이 사안 취재한 유통산업부 김예원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김 기자, 편의점의 무인화 어느 정도로 빠른 겁니까?

    <기자>
    6월 말 기준 편의점 4사를 합쳐 2,800여 개인데요.

    전체 편의점 수가 대략 5만 개 정도이니, 전체의 5% 수준입니다.

    이렇게 따져보면 아직 무인 시스템을 적용하는 점포가 많지 않게 느껴지실 수 있는데요.

    3년 전과 비교해보면 13배 넘게 증가한 수치입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703개점 늘어나는 등 출점 속도가 상당히 빠른 편입니다.

    대부분은 상시 무인이 아닌 하이브리드 형태입니다.

    낮에는 직원이 상주를 하고, 유동인구가 적은 새벽 시간에만 무인으로 운영을 하는 방식입니다.

    <앵커>
    3년 전과 비교해 13배 넘게 늘어났다. 이 속도가 왜 이렇게 빨라진겁니까?

    <기자>
    이러한 추세는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거래가 크게 늘어난 2020년부터 좀 지속이 됐는데요.

    코로나19를 계기로 소비자들도 직원과 접촉하는 대신 직접 상품을 스캔해 결제하는 방식에 익숙해지기도 했고요.

    실제로 제가 편의점에 가서 조금 지켜보니 계산해주는 직원이 옆에 있어도 커피 주문부터 물건 구매까지 셀프 계산대를 이용하는 경우가 훨씬 많았습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가장 큰 요인은 인건비 부담입니다.

    <앵커>
    최저임금 몇년동안 빠르게 올랐잖아요?

    <기자>
    네, 맞습니다. 한국편의점주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월 평균 점포 매출이 4,357만 원인데요.

    인건비와 가맹수수료를 지불하면 순소득은 손익분기점 수준에 불과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이런 가운데 내년도 최저임금이 9,620원으로 결정이 됐죠.

    올해와 비교해 460원 오른 정도인데 이에 따른 추가 부담 금액은 점포당 월 30~45만 원 정도 발생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편의점주 이야기 한번 들어보시죠.

    [편의점주: 새벽에 매출이 보통 20만 원이 안돼요. 한 시간에 460원이 올랐다고 해서 사람들은 그게 뭐 큰 타격이 있겠나 그렇게 생각을 하는데… 따지면 한 달에 한 30만 원 넘게 오르는 거예요. 내년부터는 제가 또 어떻게 근무를 써야할지…]

    <앵커>
    그러면, 심야 시간에 운영을 안 하면 되는거 아닙니까?

    <기자>
    운영 여부는 점주의 선택이지만, 편의점이라하면 아무래도 24시간 운영이 가장 큰 강점이죠.

    또, 편의점간 경쟁이 워낙 심한 상황이라 심야 시간대는 매출이 다른 시간대에 비교해 훨씬 적지만 점주 입장에서도 운영을 안 할 수가 없습니다.

    문을 닫는 편의점이라는 인식이 생기는 순간 고정 고객층을 잃을 수 있단 우려 때문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인건비 부담을 덜고자 무인화를 선택하는 점주가 늘어나고 있고요.

    시설 투자 등 비용은 대체로 본사가 부담하기 때문에 전환이 용이한 점도 무인운영을 더 부추기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편의점 본사들도 무인 운영으로 인한 불편을 최대한 줄이고자 지속적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무인 점포가 인건비 부담으로 인해서 확산하고 있는 것인데, 아직 과제도 많죠?

    <기자>
    실제로 편의점마다 상권이나 입지, 점포 크기 등 성격이 달라서 무인 점포로 쉽게 전환할 수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한 편의점주는 "인건비 부담으로 무인화도 고려했지만, 주변에 편의점들이 몰려 있어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 포기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서비스의 질적인 측면에서 무인 시스템이 아무리 발전을 해도, 아직은 사람이 있는 점포를 따라잡을 순 없다는 거죠.

    그리고 무인 운영 시간에는 주류와 담배를 판매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앞서 리포트에서 보여드린 주류 무인판매기는 규제 샌드박스 승인으로 몇몇 점포에서만 실험적으로 도입해 운영하고 있고요.

    대부분의 무인 매장은 심야 시간엔 담배와 주류 매대가 모두 닫히게 됩니다.

    이때문에 담배와 주류가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점포는 무인화를 쉽게 선택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앵커>
    일각에서는 편의점주들 사이에서 심야 할증제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고요? 정확히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이 5% 인상되는데 대한 반발로 전국편의점가맹점협의회가 건의한 내용인데요.

    택시나 배달라이더들이 새벽 시간대에 할증 요금을 받는 것과 동일하게 심야 시간대에 물건값의 3~5%를 더 올려받겠다는 겁니다.

    이를 두고 편의점주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습니다.

    최저임금이 오를 때마다 매번 가격을 올려 받을 수도 없는 노릇인데다, 인건비에 대한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 자체가 옳지 않다는 시각도 있고요.

    지금과 같은 고물가 시대에 가격을 올리면 오히려 생필품 배송 앱이나 24시간 할인점에 손님을 뺏기는 등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의견차가 크기 때문에 심야할증제가 어떻게 결론날지 아직 예단하긴 어렵습니다만,

    이번 논란의 본질도 들여다보면 결국 인건비 부담이라고 볼 수 있거든요.

    때문에 이같은 논란의 확산도, 무인편의점이 더욱 빠르게 늘릴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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