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코피를 흘리다 결국 사망에 이르는 원인불명의 질환이 발생해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1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탄자니아 남동부 린디 지역에서 코피를 비롯해 발열, 두통, 피로감 등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 확인됐다고 정부 의료총책임자 아이펠로 시찰웨가 밝혔다.
현재까지 환자 13명이 당국에 보고됐고, 이 중 3명은 사망했다.
사미아 술루후 하산 탄자니아 대통령은 환경 파괴로 인간과 야생동물 간 상호작용이 늘어나면서 이런 질환이 나타났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이 질환은 바이러스성 출혈열과 비슷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러스성 출혈열은 주로 동물에서 사람한테 전파되는 여러 종류의 리보핵산(RNA)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데, 대표적으로 에볼라 바이러스가 있다.
바이러스성 출혈열의 증상도 발열, 피로, 근육통, 두통, 구토 및 설사 등이 있고 중증 감염에서는 코피, 각혈, 토혈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중 에볼라와 마르부르크, 라사열, 크리미안-콩고 출혈열 등 4종 바이러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우선순위 병원균`에 등록된 상태다.
앞서 지난주 가나에서는 2명이 마르부르크 바이러스에 걸려 숨졌다. 서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작년 8월 기니에서 환자가 나온 이래 두 번째다.
마르부르크 바이러스는 치사율이 최대 88%에 달하고 백신이나 치료법이 알려져있지 않다.
다만 시찰웨 책임자는 현지 환자들은 에볼라와 마르부르크 바이러스, 코로나19 검사에서는 음성이 나왔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WHO 발표에 따르면 통상 동물에서 생겨 사람으로 옮겨지는 인수공통 감염병의 발병 건수가 10년 전보다 63% 증가했다.
인수공통 감염병에는 코로나19도 포함되며, 최근 확산세가 두드러진 원숭이 두창, 에볼라 바이러스, 뎅기열, 탄저병 등도 속한다.
WHO는 특히 아프리카에서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인수공통 감염병이 발병한 사례가 많았다고 전했다.
WHO의 아프리카 담당 국장인 마치디소 모에티 박사는 "동물에서 인간으로 옮겨지는 질병은 수 세기에 걸쳐 발생했지만 미비한 교통 인프라가 자연 장벽이 된 아프리카에서는 대규모 감염과 사망이 비교적 제한적이었다"며 "그러나 아프리카 교통이 개선되면서 동물 매개 병원균이 큰 도심으로 옮겨갈 위협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