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프리즘 시간입니다. 국내 증시 진단을 위해 증권부 박찬휘 기자와 이야기 나눠봅니다.
박 기자, 오늘도 국내 증시가 일제히 상승했습니다.
오늘 마감 상황부터 살펴보죠.
<기자>
네.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라는 대형 이벤트를 소화한 증시는 안도 랠리를 이어갔습니다.
코스피는 5거래일, 코스닥은 4거래일 내리 상승했는데요.
코스피 지수가 5거래일 내리 상승한 것은 지난해 12월 9일 이후 약 8개월 만입니다.
간밤 미국의 2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또 다시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오히려 증시에는 상승 재료가 됐습니다.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0.9% 감소에 그치면서 감소폭이 완화됐기 때문인데요.
여기에 경기 침체가 계속된 점이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이 됐습니다.
장 마감 이후 애플이 깜짝 호실적을 발표한 점도 호재로 작용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 선물지수가 강세를 보였고, 우리 시장에서는 다음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를 견인했습니다.
한편 전날 20원 가까이 하락했던 원·달러 환율은 오늘 소폭 반등했는데요.
3원 오르면서 1,300원 부근에서 지지력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제 다음주면 8월입니다.
최근 증시가 반등하고 있지만 아직 변동성이 큰 데다가 불확실성도 적지 않은데요.
증권가에서는 어떻게 전망하고 있습니까.
<기자>
긍정적인 전망에 힘이 실렸습니다.
증권업계에서는 우리 증시가 다음 달에 계단식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입을 모았는데요.
특히 자동차, IT, 헬스케어 업종이 유망하다고 조언합니다.
자세한 내용 박해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박해린 기자>
2분기 연속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가시화되고 있지만 한·미 증시는 일제히 상승 마감했습니다.
오히려 연준이 9월 금리 인상 규모를 축소할 것이란 기대감에 투심이 회복된 겁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최근 증시가 선반영된 악재에 둔감하고, 반영되지 않은 호재에는 민감한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그간 하방 압력을 크게 받아온 증시가 악재에 `내성`이 생겼다는 겁니다.
[나정환 /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 GDP가 안 좋게 나오긴 했는데 실질적으로 재고에서 많이 깎인거지 소비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소비가 유지된다면 한국은 나쁘지 않습니다. 또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과대하게 낙폭이 컸던 업종 위주로 레벨 자체가 조금 더 올라올 수 있다고 봅니다.]
증권가에선 내달 코스피가 계단식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며 평균 2,300에서 2,580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합니다.
특히 자동차, IT, 헬스케어 업종이 공통적인 유망업종으로 꼽힙니다.
그간 금리 인상 우려에 따른 낙폭이 과했고, 3분기 실적 눈높이가 상향 조정되는 업종에 주목하라는 겁니다.
한미 간 기준금리 역전에 대한 우려에 대해선 국내 증시의 발목을 잡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 나옵니다.
외환보유고 대비 단기 외채 비율이 안정적이고, 유동성 공급 협력 방안 등을 감안하면 급격한 환율의 쏠림 현상은 제어될 것이란 전망입니다.
한편 시장은 내달 10일 발표될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한지영 / 키움증권 연구원: (8월은)바닥 잡고 올라오는 그림을 그리지 않을까 보고 있습니다. 8월 인플레이션 지표 하나 빼고는 그렇게 매크로 시장을 괴롭히는 요소는 많지 않다고 봅니다. 지금 데이터들을 보면 대부분 다 피크아웃을 가리키고 있어서 다시 앞자리 8자로 내려갈 것 같습니다.]
6월에 9%를 기록했던 CPI가 8%대로 내려오는 등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통과했다는 것이 확인된다면 증시는 악재를 걷어내고 회복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립니다.
<앵커>
오늘 기관과 외국인들만 사고 개인들은 또 반대로 움직였습니다.
동학개미들 또 처절한 참패 맛보는거 아닌가 걱정이 된다.
박 기자가 외국인과 기관의 움직임을 분석해봤다고요.
<기자>
증시가 7월 FOMC와 주요 기업 실적 발표 같은 대형 이벤트들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8월을 앞두고 증시 방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데요.
이번 달 매매동향을 보면 외국인과 기관이 완전히 엇갈리면서 개인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습니다.
양 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7천억 원 넘게 사들인 반면, 기관은 1조4천억 원 가량 팔았습니다.
<앵커>
개인투자자들이 투자 전략을 세우기 위해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어떤 종목을 사고 팔았는지 분석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이번 달에만 외국인이 1조7천억 원을 순매수했는데, 어떤 것을 사들였나요?
<기자>
네. 이번 달 외국인 순매수 상위 기업들 살펴보겠습니다.
양 시장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로 6천억 원 넘게 순매수했습니다.
그 뒤로 LG에너지솔루션, SK하이닉스, 현대차, 삼성SDI 순이었습니다.
순매도 상위 종목도 살펴보겠습니다.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는 NAVER를 2천억 원 넘게 팔아치웠는데요.
7월 FOMC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대표 성장주로 꼽히는 네이버를 매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카카오 역시 370억 원 순매도하며 13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데이터를 보는데 한가지 의문점이 듭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순매수 상위 종목에 포함됐는데 주가는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번 달에 7% 반등했지만, 미국 반도체 기업에 비해서는 상승세가 약하다고요.
<기자>
네. 외국인의 순매수와 2분기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주춤한 모습입니다.
삼성전자는 6만 전자를 회복했지만 추가 상승이 나오지 않고 있고, SK하이닉스는 10만 원이 무너졌습니다.
이는 미국 반도체 기업과는 상반된 모습입니다.
7월 서학개미 순매수 상위 종목 중 반도체 관련 종목으로는 3위 SOXS를 비롯해 SOXL, ASML이 있었습니다.
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의 3배 인버스 상품인 SOXS는 7월 한달 간 33% 가량 급락했는데요.
이 ETF는 지수 상승률을 역으로 추종하기 때문에 반도체 관련주가 오를 경우 하락합니다.
반면 3배 레버리지 상품인 SOXL은 33% 급등했고, 네덜란드 반도체 기업 ASML은 14% 올랐습니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반도체 종목들은 지난 26일 미국 반도체산업 지원 법안이 상원을 통과하면서 날개를 달았습니다.
<앵커>
해외 반도체주는 잘나가는데 국내 반도체주가 유난히 약하다는 건데, 이유가 무엇입니까.
<기자>
증권가에서는 국내 반도체 주들이 어려운 하반기를 보낼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반도체 빅2라고 볼 수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경기 침체와 수요 둔화 우려로 불확실성이 크다는 분석입니다.
전세계 경기 침체로 IT 기기 완성품에 대한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D램 수급 감소가 3분기부터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스마트폰이나 TV 등의 판매 부진으로 재고가 늘고 있고, 이에 따라 제조업체들은 재고를 줄이기 위해 반도체 구매를 줄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국의 반도체지원 법안 통과가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반도체 기업에도 호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었습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메모리 재고가 내년 상반기에 고점을 기록하고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연말로 갈수록 반도체 관련주의 저점이 계속 높아질 것이란 설명입니다.
<앵커>
네. 기관으로 넘어가보죠. 1조 5천억 원을 순매도했는데, 어떤 종목을 팔고 어떤 종목을 담았나요?
<기자>
기관 투자자는 외국인이 순매수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대거 팔아치우면서 금융주도 함께 정리했습니다.
반면 음식료품과 의류주 등 경기방어주를 담았습니다.
이는 전세계에 걸친 고강도 긴축으로 경기 침체 우려 커지자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런 가운데 3대 연기금으로 꼽히는 국민연금이 최근 3개월 간 포트폴리오를 대폭 조정하는 것이 포착됐습니다.
방향을 잡지 못한 개인투자자들이 참고할 만 한데요.
자세한 내용, 문형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문형민 기자>
국민연금공단이 최근 들어 식음료업과 의류업 종목을 투자 장바구니에 대거 담고 있습니다.
경기 침체 국면에서도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하는 경기방어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겁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11.9%였던 CJ제일제당 지분을 최근 12.4%까지 늘렸습니다.
이어 지난달 말 농심과 롯데칠성, 삼양식품 지분율도 이전보다 1% 이상씩 늘어났습니다.
증권업계도 해당 기업들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밝히며 목표주가를 속속 올리고 있습니다.
[박상준/키움증권 연구원: 가공식품은 대체로 단가가 싸고 필수소비재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가격 인상을 해도 소비재 저항이 크지 않고 수요가 크게 감소하지 않습니다. 경기나 가격에 따른 수요의 변화는 크게 걱정하지 않고요.]
또 의류기업인 F&F의 국민연금 주식 비중은 1년 전 5.3%에서 최근 7.3%로, 화승엔터프라이즈도 같은 기간 소폭 확대됐습니다.
[서정연/신영증권 산업분석팀장: 소비 위축이라는 화두가 가장 큰 것 같습니다. 한국은 여전히 소비 여력이 패션에 대해서는 내년 1분기까지 유효하다고 판단하고요.]
반면, 국민연금은 금융지주와 증권사 지분율을 축소하며 포트폴리오에서 덜어내고 있습니다.
한국금융지주 주식 비중은 지난해 말 10.3%에서 이달 중순 9%로, BNK금융지주의 경우 12.8%에서 10%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키움증권, 메리츠증권 지분율 또한 지난해 말보다 모두 1%가량 줄었습니다.
금융 및 증시 환경 위축으로 올해 금융사들의 실적 악화가 예상되기 때문에 관련 종목들의 비중을 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국내주식에서 -7.68%이라는 수익률을 기록한 국민연금공단.
개인투자자도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국민연금의 발걸음을 확인하는 것도 긴 호흡으로 투자 방향을 결정하는 데에 보탬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증권부 박찬휘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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