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잡나 못 잡나`...불만 커진 공매도 대책 [팩트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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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8-04 19:18   수정 2022-08-04 19:18

`안 잡나 못 잡나`...불만 커진 공매도 대책 [팩트체크]

    "공매도 처벌, 의지의 문제"
    <앵커>

    불법 공매도는 매년 10여 차례 적발될 정도로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대다수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 제도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이지만 정작 당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규제가 강하고,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다는 변명입니다.

    전문가들은 지금 있는 법과 제도만 제대로 적용해도 충분히 불법 공매도를 막을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홍헌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최근 2년간 불법 공매도로 처벌받은 건수는 22건.

    국내 증권사 한 곳을 제외하면 21곳이 외국계 증권사로 과태료도 고작 1억 원이 채 안 됩니다.

    특히 무차입 공매도를 했는데도 고의가 아닌 중과실로 판단돼 5,400만 원의 과태료만 부과됐습니다.

    지난 2020년 자본시장법을 개정해 불법 공매도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나 이득액의 최대 5배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에 그치다보니 불법 공매도 적발건수가 전혀 줄어들지 않는 겁니다.

    특히 무차입 공매도에 대해서는 하루 빨리 개선해야한다는 지적입니다.

    [김대종 /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 외국인들은 주식을 빌려서 공매도를 해야하는데 대주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매도를 하는 불법 공매도가 많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증권전산이나 예탁원, 거래소에서 불법 공매도를 충분히 막을 수 있는데, 그런 것들을 방치한 것이 가장 큰 잘못입니다.]

    개인투자자들의 정부의 의지가 부족하다고 비판합니다.

    [정의정 /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 : 무차입 공매도 적발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이 시급합니다. 금융위원회 의지만 있으면 가능한데 왜 안하는지 이해불가입니다. 구축하겠다고 대국민 약속까지 해놓고요.]

    불법 공매도를 사후에 적발하는 것이 아니라 외국인 한도관리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해 사전에 불법행위를 막아야한다는 주장입니다.

    불법 공매도는 유무상증자 일정이나 분할시 수량 착오, 대여주식 상환 착오 등 여러 사례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최대한 시스템적으로 막아도 사람이 개입된 것이라 오류가 발생할 수 밖에 없고, 외국계 회사는 국내 공매도 프로세스를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해 발생하는 실수라고 밝혔습니다.

    당국의 현실적인 어려움이라는 변명과 솜방망이 처벌로 시장과 정책에 대한 신뢰를 흔드는 무차입 공매도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홍헌표입니다.

    <앵커>

    불법으로 적발된 공매도 사례들이 상당합니다. 그런데 그동안 왜 이렇게 처벌 수준이 약했던 겁니까?

    <기자>

    앞서 리포트에서 지적하는 것처럼 자본시장, 금융범죄는 기본적으로 과태료를 내더라도 소위 `남는 장사`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정문 의원실을 통해 공개된 금감원의 최근 10년여간 불법 공매도 적발과 처벌 현황을 보면 모두 82건에 110억 5,6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됐습니다.

    공매도 대상 종목은 삼성전자와 현대차, LG화학 등 개인투자자들 거래도 왕성한 종목이 다수 포함돼 있습니다. 일반 개인들에게 영향이 불가피한 거래임에도 실제 처벌 수위를 보면 공매도 1건당 평균 1억 3천여만원 정도로 매우 처벌이 약한 편입니다.



    또 주식을 빌리지 않고 고의로 공매도를 하는 `무차입 공매도`가 아닌 경우 대부분 직원들의 입력과정의 착오 등 단순 실수인 점을 인정해 과태료를 경감해주기도 합니다.

    이에 대해 일반 개인 투자자들은 증권사에서 공매도 주문을 내고 거래하는 과정이 여전히 투명하게 관리되어 있지 않는데다, 주가 하락으로 인한 입은 피해를 보상받지도 못하는 구조라고 비판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앵커>

    거래 시스템을 보완해서 이러한 부정거래를 차단하면 될 것 같은데, 이런 시스템에도 허점이 있다면서요?

    <기자>

    확인한 바로는 불과 2년 전만에도 증권사에서 공매도 주문을 내고 거래할 때 구두로 혹은 수기로 엑셀에 입력하는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매 초에 수 조원이 오가는 주식매매와 달리 공매도 거래량은 사람이 개입해 처리할 정도로 양이 많지 않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과실로 적발된 사례들은 주문을 내는 과정에서 공매도 주문량을 잘못 입력하거나, 시가보다 낮게 주문이 나가는 걸 뒤늦게 파악한 경우 등입니다.

    금융위에 따르면 이처럼 결제 수량이 부족하거나 미리 매도하고 뒤늦게 매수한 것으로 의심되어 감리한 건수는 2020년 33건에서 2021년 1735건으로 늘었습니다.

    그 이유가 내부적으로 통제가 느슨하고, 시스템 보완도 느리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초에야 자본시장법을 개정하면서 공매도에 쓰이는 `빌린 주식`을 대체거래 시스템에 전산화해서 5년간 보관하도록 강제하는 사항이 포함됐습니다.

    한국예탁결제원에서 2020년 3월에야 시스템 마련을 시작해 이제 2년이 겨우 지난 것에 불과합니다.



    이런 조치도 완전한 해결 방법이 되기 어려운데, `빌린 주식`이 모두 공매도로 시장에 나오는 것은 또 아니기 때문입니다.

    실제 종목마다 공매도 거래가 일어나는 과정은 여전히 증권사 자체적인 프로그램에 의존한 경우가 많고, 통일된 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구조적인 한계가 있는 것이란 진단입니다.



    [황세운 / 자본시장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장기적으로 보면 공매도 거래는 완전히 전산화되어야 맞을 것. 하지만 증권사마다 새로 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에 비용이 여전히 많이 들고, 주로 공매도에 참여하는 외국인들의 정보를 받기 어려운 한계도 있다"

    <앵커>

    아예 실시간으로 공매도를 모니터링해야 한다는 주장에 더 힘이 실리는 것 같은데, 이 부분은 해결이 가능한 겁니까?

    <기자>

    마찬가지 이유로 실제 구현하는데 상당한 제약이 따른다는 게 업계 의견입니다.



    현재까지 비슷한 사안으로 2018년에 발생한 삼성증권의 유령주식 배당 사고가 있습니다. 증권사 직원이 현금배당할 28억원을 주식 28억주로 착각해 입력한 건데,

    공매도 거래도 마찬가지 실수를 차단할 장치가 필요합니다.

    기본적으로 증권사의 내부통제, 전산시스템을 고쳐서 이 부분은 어느 정도 보완하고, 위반하면 강력한 처벌을 통해 개선을 압박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공매도를 할 때 대차거래계약 확정시스템에 등록해야 하는데, 모든 거래주체의 공매도 정보를 잡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주목할 부분은 바로 외국인의 존재입니다. 국내 시장에서 1/3 정도를 외국인 거래가 차지하고 있고, 공매도의 60%는 또 이들 해외 기관간에 빌리고 매도하는 일이 벌어지는데, 국내 법으로 강제하는 것에 공백이 생길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겁니다.

    <앵커>

    증권사들을 통제하는 것도 어렵고, 거래가 이뤄진 뒤에야 모니터링할 수 밖에 없는게 현실이군요. 이런 허점을 안고 있음에도 왜 공매도를 계속 허용한겁니까?

    <기자>

    지난주 정부가 합동대책을 발표한 사항에서도 공매도를 금지한다는 내용은 없습니다.

    기관과 비슷한 수준에서 개인들의 거래를 더 유연하게 허용하고 불법적인 거래를 단속하는데 비중을 싣고 있죠.

    앞서 지난 정부에서도 이 문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문제제기가 있었고, 해명을 내놨는데 순기능을 무시하기 어렵다는 게 그 이유입니다.

    주가가 하락하는걸 이용해 돈을 버는 전략이긴 하지만, 단기적으로 과대 평가되거나 과하게 빠진 종목이 빠르게 합리적인 가격을 찾아가도록 돕고 시장을 안정시키는 중요한 전략 중에 하나라는 겁니다.



    대신 공매도를 악용한 경우에 처벌수위를 높여서 고의적인 무차입공매도라면 최대 5배의 과태료, 이를 악용한 불공정거래라면 합수단을 거쳐 최대한 신속하게 수사해서 시장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라는 겁니다.

    <앵커>

    다른 나라에 비해 처벌에 있어서 우리가 상당히 강력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처벌만 강화하는 것이 정말 실효성이 있는 겁니까?

    <기자>

    사실 다른 나라, 특히 미국은 매도로 나오는 거래의 상당수가 공매도이고 적극적으로 이를 활용하는 곳입니다.



    올해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테슬라 주식의 공매도 포지션을 공개해 논란이 됐죠.

    금융데이터 분석업체(S3파트너스)를 통해 지난달 보고서에서 테슬라에만 무려 24조 2천억원어치(185억달러) 공매도 잔고가 쌓여있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미국은 이런 거래는 허용하되, 불법적인, 무차입 공매도인 사실이 적발되면 증권거래위원회 SEC에서 부당이득을 전부 몰수하거나 민사 제제금을 부과합니다. 지난해에 부과한 민사제제금만 우리 돈 5조원 규모에 이릅니다.

    우리나라도 지난해초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불법 공매도를 하거나 공매도 이후에 유상증자에 참여한 투자자에 부당이득의 1.5배 수준의 과징금과 1년 이내 징역 등 처벌이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그런데도 실제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을 의식해 이번엔 무차입 공매도에 대해 정례적으로 조사하고, 불법 공매도로 얻은 이득은 완전히 박탈하도록 처벌 수위를 더 높인다는 겁니다. 정부는 공매도를 막기 어렵다면, 시장의 신뢰를 회복시키는 것이 현재 공매도로 인한 시장 혼선을 줄이는 방향이라는 입장입니다.

    <앵커>

    이런 과정을 통해 불법 거래를 처벌한다 하더라도, 남은 건 투자자들에데 대한 보상입니다. 막지 못한다면 보상이라도 제대로 해야하는데 이것도 제대로 이뤄진 적이 거의 없다고요?

    <기자>

    처벌과 별개로 시장 참가자에 대한 배상에 대해서는 명확히 정리되어 있지 않습니다. 사실상 보상이 이뤄진 사례가 없다고 봐야 할 정도입니다.



    현재는 개인 투자자들이 부정거래로 입은 손실을 돌려받고 싶다면 증권집단소송(증권관련 집단소송법)을 해야 합니다.



    이 제도는 2005년초 처음 도입됐지만 소송 허가부터 실제 본안에서 잘잘못을 따지는데만 5년 이상 걸릴 정도로 굉장한 부담을 주는 제도입니다.

    소송허가 절차가 지나치게 까다롭고, 중간에 피해자들이 부정거래의 증거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경우 자료제출 요구를 놓고 다툼이 반복되면 최종 판결까지 6심을 거치는 어려운 제도입니다.

    공매도의 경우에도 실제 개인투자자들이 특정 주식으로 어느 정도 손실을 입었는지 입증해야 하는 문제가 있는데 이를 넘어서기 어려운 한계가 있는 겁니다. 이 때문에 집단소송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해 개정안 발의도 있었지만 국회 상임위 소위에서 조차 다뤄지지 못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번 대책으로 개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건 뭡니까? 담보비율을 낮췄는데 개인 공매도를 하기에 더 좋아진 환경입니까?

    <기자>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는 부분을 제외하면 개인 투자자에게 주어진 거래 장벽은 크게 낮아진 것이 사실입니다.

    오는 4분기부터 공매도 담보 비율을 기관(105%)와 비슷한 120%로 격차를 크게 줄일 예정입니다.

    또 개인들이 빌린 주식을 되갚는 시한도 종전 60일로 제한하던 것을 90일로 연장할 예정입니다.

    이렇게 하면 증권사에 따라 대차기간을 반복해 연장할 수 있기 때문에 비용을 감당할 수만 있다면 주가 하락기에 공매도 활용도는 높아집니다.

    다만 개인 투자자이 가진 정보의 격차도 크고, 신용도에 따라 빌린 주식을 되갚지 못할 위험이 기관보다 큰 것이 현실입니다.

    개인 투자자 단체 등이 추가로 요구하는 것처럼 기관과 완전히 동일한 조건의 담보이율을 적용하는 등의 조치는 실효성은 낮을 것이란 전망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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