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억 투입한 영화 '배트걸' 다 찍고 폐기한 이유는?

입력 2022-08-04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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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디어 대기업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이하 워너)가 영화 `배트걸`의 개봉을 전격 취소했다고 영국 BBC 방송과 뉴욕포스트 등 외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7천만 달러(약 918억원) 상당의 예산이 투입된 이 영화는 제작이 거의 완료된 상태로, 올해 12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 HBO 맥스와 영화관에서 개봉할 예정이으나 관련 계획이 돌연 폐기됐다는 것이다.

이번 결정은 배트걸이 지난달 진행한 비공개 시사회에서 상당히 부정적인 반응이 나왔기 때문에 내려졌으며, 워너는 배트걸을 영화관이나 OTT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도 공개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외신은 전했다.

뉴욕포스트는 "시사회에서 관객들의 반응이 너무 저조해서 제작사가 브랜드의 미래를 위해 일찌감치 손을 떼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워너 측은 배트걸의 개봉을 취소한 결정은 `경영전략 변화`가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워너 대변인은 "배트걸을 개봉하지 않기로 한 데는 DC 유니버스, HBO 맥스와 관련한 지도부의 전략적 변화가 반영됐다"면서 "(배트걸역을 맡은) 레슬리 그레이스는 매우 재능있는 배우이고 이번 결정은 그의 연기가 반영된 결과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배트걸은 DC 코믹스의 배트맨 시리즈에 등장하는 여성 슈퍼히어로다. 이번 영화는 1대 배트걸인 바버라 고든의 이야기를 다뤘다.

한편, 이날 워너는 별도로 제작 중이던 `스쿠비두` 관련 애니메이션의 개봉도 배트걸과 마찬가지로 취소했다면서 더는 HBO 맥스만을 위한 대형 블록버스터 시리즈를 제작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올해 4월 워너미디어와 디스커버리가 합병해 출범한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는 광고 영업직 직원을 대거 해고하고 유럽 일부 지역에서 HBO 맥스의 오리지널 프로그램 제작을 중단하는 등 비용 절감에 착수한 상황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등을 고려할 때 이런 움직임은 일견 합리적으로 보이지만, 업계 일각에선 방역완화와 일상회복이 가시화하는 현 상황에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BBC는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장진아  기자

 janga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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