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약' 시대…벤처는 뛰고 대기업은 돈 풀고

김수진 기자

입력 2022-08-08 19:18   수정 2022-08-09 09:19


    <앵커>
    최근 제약산업 블루오션 시장으로 떠오른 분야가 있습니다. 바로 유전자치료제입니다.

    시장 유망성으로 각종 바이오벤처와 대기업이 속속 경쟁에 참여할 정돕니다.

    오늘은 이 유전자치료제 분야 시장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IT·바이오부 김수진 기자 나왔습니다.

    김 기자, 유전자치료제라고 하니 어렵고 막연한 것 같습니다.

    <기자>
    유전자치료제를 잘 아시는 분도 있겠지만, 막연히 첨단 기술이겠거니 하시는 분도 많은데요.

    생각보다 의료 현장에 많이 들어와 있습니다.

    앵커께서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약에 대해 아시나요? 어떤 약이 가장 비쌀 것 같습니까?

    <앵커>
    잘 모르겠는데, 아마도 수요가 많지 않거나, 만들기 어려운 희귀질환 치료제일 것 같은데요.

    <기자>
    맞습니다. 제약사 노바티스의 `졸겐스마`라는 약인데요, 약 20억 원입니다.

    최근 건강보험적용이 결정되면서 치료비용이 약 600만원 수준으로 내려가 화제가 됐던 약이기도 합니다.

    척수성근위축증(SMA)이라는 희귀질환이 있는데, 이 질환에 걸리면 특정 유전자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근육이 위축됩니다.

    살면서 하는 많은 동작에 근육 힘이 필요한데, 영아일 때부터 기본적인 근육 기능이 안 되면 사망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영유아 유전적 사망원인 1위로 기록된 바 있는 안타까운 질환입니다.

    이 질환에 딱 한 번 투여해 운동기능과 생존율을 개선시키는 유일한 치료제가 졸겐스마입니다.

    <앵커>
    딱 한 번 투여해도 치료가 되는 이유가 뭡니까? 그리고 이게 유전자치료제와 어떤 관련이 있죠 ?

    <기자>
    졸겐스마는 대표적인 유전자치료제입니다. 환자의 몸 속에서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유전자 대신, 정상 유전자 대체본을 주사로 투여하기 때문에 여러번 치료받지 않아도 됩니다.

    <앵커>
    유전자치료제란 결국 정상적인 유전자를 환자에게 전달해주는거군요?

    <기자>
    네 유전자치료제는 여러 기전이 있는데, 졸겐스마같은 유전자대체치료 방식도 그 중 하나입니다.

    국내에서는 유전자치료제의 정의를 `유전자재조합 등 유전자 조작을 이용해 정상 유전자나 치료 유전자를 환자에게 이입시켜 결손 유전자를 교정하거나, 세포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해 유전자 결함을 치료·예방할 목적으로 제조된 의약품`이라고 말합니다.

    <앵커>
    소설이나 만화에서 보던 이야기가 실제로 제약바이오업계에 실현되고 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졸겐스마 외에도 소아 백혈병 환자에게 새로운 희망으로 알려진 `킴리아(CAR-T 세포치료제) 역시 유전자치료제의 일종입니다.

    환자 면역 세포를 채집해 여기에 암세포를 인지하는 유전자를 발현시키고, 다시 해당 세포를 넣어줘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파괴하게 만드는 방식이거든요.

    유전자치료제는 이렇게 백혈병이나 척수성근위축증같은 기존에 치료가 어려웠던, 혹은 약이 잘 듣지 않는 질환을 대상으로 주로 개발됐거나 개발되고 있습니다.

    관련해 유전자치료제 개발 기업 헬릭스미스의 유승신 CEO 인터뷰 준비했습니다.

    [유승신 / 헬릭스미스 CEO : 케미칼(합성의약품)이나 항체치료제가 하지 못하는 난치성질환에 대해서 혹은 항암치료제가 많이 있지만 여전히 효과적이고 부작용이 적은 항암제에 대한 니즈가 있고요. 지금 유전자 조작 기술이 충분히 성숙함에 따라서 유전자치료제, 유전자가 도입된 세포치료제 같은 것들이 3세대 치료제로 나오고 있고 앞으로 계속 발전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는거죠.]

    <앵커>
    유전자치료제가 3세대 치료제라는 이야기를 하셨는데, 그전에는 어떤 치료제가 대세였죠?

    <기자>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먹는 약은 합성의약품이라고 합니다. 이를 1세대로 보시면 되고, 2세대는 항체의약품, 그러니까 바이러스 등 다양한 외부 물질에 감염되면 대항하기 위해 생물체가 만들어내는 항체를 선별해 만든 치료제입니다.

    <앵커>
    그럼 3세대인 유전자치료제는 시장이 어느 정도이고, 얼마나 커질 전망입니까?

    <기자>
    글로벌 유전자치료제 시장은 2021년 기준 약 74.7억 달러인데, 2026년에는 약 555.9억 달러 규모로 성장한다는 전망입니다.

    합성의약품이나 항체의약품의 성장세보다 훨씬 클 예정이고요.

    환자 개인의 유전자 맞춤형 치료라 효과가 좋고 비쌀 수 밖에 없어 수익도 많이 날 것으로 전망합니다. 아까 졸겐스마의 가격 기억하시죠 ?

    <앵커>
    20억이 넘는 가격이었죠? 아무래도 성장세고, 이렇게 수익이 클 것으로 전망하니 다양한 기업이 뛰어들고 있겠네요.

    <기자>
    유전자치료제 분야가 워낙 복잡하고, 기술이 다양하다보니 초반에 대형 제약사보다는 바이오벤처가 많이 개발하고 있습니다.

    대형 제약사들은 처음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분위기였는데, 드라마틱한 치료 효과가 나온다고 하니 개발과 함께 위탁개발생산(CDMO)쪽으로 관심을 보이는 추세고요. 외국 기업들은 유전자치료제 기업들의 인수·합병에도 크게 투자하는 분위기입니다.

    <앵커>
    국내 기업들의 동향은 좀 어떻습니까?

    <기자>
    국내에서 임상에 돌입한 곳들은 헬릭스미스, 앱클론, 큐로셀, 셀랩메드 등이 있고요.

    그 외에 카텍셀, 테라젠바이오 등도 임상을 개시할 계획이라고 알려졌습니다.

    <앵커>
    대기업들은 유전자치료제 위탁개발생산과 관련해 경쟁하고 있다면서요?

    <기자>
    롯데가 최근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설립했죠. 그러면서 미국 BMS의 관련 바이오 의약품 공장을 약 2,000억 원에 인수했습니다. 관련 투자에서 유전자치료제가 들어갈 전망이고요.

    차바이오텍의 미국 자회사 마티카 바이오테크놀로지는 지난 유전자·세포치료제 공장을 완공하기도 했죠.

    GC셀이나 SK그룹의 투자전문 지주회사, CJ제일제당도 관련 기업 지분의 일부나 전부를 각각 인수했습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도 포스트 코로나 성장전략으로 유전자·세포치료제 위탁개발생산 사업을 언급하고, 투자 가능성을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앵커>
    네 오늘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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