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적자 14.3조원…한전 "절체절명 위기" [기업&이슈]

입력 2022-08-12 19:15   수정 2022-08-12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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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전 적자 '사상 최대'
    <앵커>
    한국전력이 오늘, 올 상반기 14조 3천억 원 적자라는 사상 최악의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이유는 무엇이고, 앞으로 전망은 어떻게 되는지 송민화 산업부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송 기자. 지난해와 비교해 봐도 14조 원이 넘는 영업 손실이 1년 만에 발생한 겁니다. 이게 무슨 일입니까?

    <기자>
    네, 오늘 한전이 발표한 실적에 따르면 올 상반기 영업손실은 14조 3,033억 원이었습니다.
    지난해 상반기 영업 적자가 1,873억 원이었으니까 무려 14조 원 넘게 적자 폭을 키운겁니다.
    이는 한전이 설립된 지난 1961년 이래 사상 최악의 손실인데다가, 오늘 기준으로 한전의 시총 규모인 14조 1,800억 원을 웃도는 수준입니다.

    <앵커>
    1년 만에 이렇게 상황이 급격히 안 좋아진 이유가 뭡니까?


    <기자>
    이렇게 손실규모가 급증한 가장 큰 이유로는 한전 수입에 비해 지출이 상당했기 때문입니다.
    수입에 해당하는 전기 판매수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조5천억 원 증가했는데요.
    지출에 해당하는 연료비와 전력구입비는 이보다 훨씬 많은 16조5천억 원이나 늘어났습니다.
    연료비와 전력구입비가 늘어난 이유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전기를 생산하는데 쓰이는 발전 원료인 LNG나 유연탄 가격이 전년보다 각각 132%, 221% 오르면서 이 영향이 컸습니다.
    한전 측은 “국제 연료가격 상승 등에 따른 원가변동 분을 전기요금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서 상반기 큰 폭의 적자가 발생했고,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 봉착했다”고 진단하면서, “단지 기업의 경영 악화와 생존 문제가 아닌 국가 전력생태계 전반을 위협하는 수준”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앵커>
    한전은 이미 3분기 전기요금 인상을 단행했잖아요. 이런 상황이라면 앞으로 더 올릴 가능성도 있어 보이는데요?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추가 전기요금 인상은 불가피해보입니다.
    지난 6월 한전은 올 3분기부터 전기요금을 kWh 당 5원씩 올리기로 합의한 바 있는데요.
    이를 4인 가구 월 평균 전기사용량인 307kWh를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4인 가구의 전기요금 부담은 한 달에 1,535원씩 더 늘어나는 셈입니다.
    오늘(12일) 한전이 발표한 자료를 살펴보면 전기요금을 올 초부터 올렸어야 했지만 국민 부담을 고려해 상반기까지 미뤄왔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양보할 만큼 양보했다는 의미인데요.
    전기요금이 ㎾h당 1원 인상될 때마다 한전은 약 5천억 원의 추가 이익을 거둘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니까, 3분기부터 kWh당 5원 인상분을 반영하면 1조3천억 원가량 적자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연료비는 4분기인 10월부터 4.9원이 더 인상될 예정이라 4분기에 가면 kWh당 16.8원이 오르게 되고 4인 가족을 기준으로 전기요금 부담은 가구당 5천 원 이상 늘어날 전망입니다.

    <앵커>
    그렇다고 무턱대고 전기요금만 인상한다면 국민들이 고통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 밖에 없을 것 같은데, 한전과 정부 차원의 대안은 있나요?


    <기자>
    한전 측은 자산 매각도 병행하고 있는데요.
    한전 의정부변전소 부지 등을 매각해 약 3,9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하는 등 상반기에만 1조8천억 원 가량 자구책을 마련했습니다.
    하반기에는 한전기술이 보유한 지분을 매각하거나 필리핀 합자회사지분 매각을 통해 2025년까지 모두 6조원 이상의 자구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적자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에너지 원가를 낮추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는데요.
    이와 관련한 인터뷰 살펴보겠습니다.

    [류성원 / 전국경제인연합회 산업정책팀장 : 한전의 대규모 적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원재료 급등과 연료비 연동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이유가 큽니다. 원가가 반영될 수 있는 요금제를 정착시키고 원자력 비중을 늘리는 등 에너지 원가를 낮추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 상태로는 올 하반기까지 한전 누적 적자가 20조 원을 넘길 수 있어 한전의 자구 노력과 함께 원전 가동과 같은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대안 마련이 시급해보입니다.

    <앵커>
    오늘 한전 주가를 살펴보면 실적과는 반대로 오히려 올랐네요?

    <기자>
    네, 오늘 한전 종가는 22,100원을 기록하면서 전날보다 1.38% 상승 마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미 악재가 선반영 된 것으로 봤습니다.
    3분기부터 전기요금이 인상됐잖아요.
    한전 입장에선 실적 개선이 가능한 상황이고, 또 국제유가라든가 원자재 가격이 점점 안정화 흐름을 보이면서 하반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 등이 주가에도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앵커>
    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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