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을 줄여라"...식품업계 친환경 경쟁 사활

유오성 기자

입력 2022-08-19 19:22   수정 2022-08-19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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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지난주 갑작스레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로 비 피해 겪으신 분들 많으실텐데요.

    이상 기후 현상이 발생하는 빈도가 늘어나면서 환경을 지키려는 노력들이 구체화되는 모습입니다.

    기업들은 특히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는데 역점을 두고 있는데요. 유통산업부 유오성 기자와 관련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유 기자, 한 해 버려지는 플라스틱이 어느 정도나 됩니까?
    [기자]
    우선 환경부 통계조사 자료를 보면요.

    폐합성수지류 그러니까 버려지는 플라스틱 배출량은 2020년 251만 톤으로 집계됐습니다.

    2018년 145만톤, 2019년 131만톤에 비해 거의 두 배 가량 증가했습니다.

    2021년 이후 통계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을 감안한다면 플라스틱 소비량이 더 늘어났음을 쉽게 짐작해 볼 수 있고요.

    특히나 우리나라 1인당 플라스틱 사용량은 전세계 최고 수준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인 1인당 연간 플라스틱 포장재 소비량은 67.4kg로 이는 세계 2위 수준입니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기업들도 플라스틱 줄이기에 나섰는데요.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한 식품회사가 올해 추석을 맞아 내놓은 선물세트 입니다.

    플라스틱 받침대가 자리할 위치에 종이 받침대가 있고, 쇼핑백도 부직포가 아닌 종이 소재를 썼습니다.

    프린팅에 사용된 잉크는 화학 소재를 줄이기 위해 콩기름을 사용했습니다

    [최민성 / 대상 식품사업총괄 마케팅실 팀장 : 기존 플라스틱 포장을 종이로 대체해서 연간 약 473톤의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를 페트병으로 환산하면 1200만개를 만들 수 있는 양입니다.]

    종이 포장이 선물세트 전면에 떠오르는가 하면 플라스틱은 사라지는 추셉니다.

    CJ제일제당이나 사조는 선물세트에 한 해 캔 햄을 덮는 플라스틱 뚜껑을 없앴습니다.

    식품회사 뿐만 아니라 유통업체들도 친환경 경영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신세계백화점은 과일선물세트에 도입한 친환경 포장 비중을 기존 50%에서 80%로 늘렸고, 롯데마트는 친환경 선물세트를 더 팔기 위해 추가 프로모션을 진행합니다.

    [신승범 / 롯데마트 서울역점 가공일상파트장 : 친환경 선물 세트 출시는 ESG경영 일환이고 가치지향적 소비를 중요시하는 트렌드와 부합한다고 생각합니다. (소비 촉진을 위해) 10+1이라던지, 30% 행사, 추가 덤 증정 등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불필요한 환경오염을 유발한다며 비난 받던 선물세트가 이제는 가치 소비 트렌드와 맞물려 환경 친화적 제품으로 변화하는 모습입니다.

    [앵커]
    사실 선물세트를 받고 난 뒤에 남은 포장용기 버리는 것도 큰 일이고, 이 소비가 정말 가치 있는 소비인가 생각도 들었는데, 이런 선물세트를 주고 받으면 죄책감이 좀 덜하겠습니다.

    그런데 단순히 플라스틱만 줄여서는 지금 같은 기후 변화 위기를 넘기가 쉽지는 않을텐데요. 또 다른 노력은 없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플라스틱을 줄이는 것이 가장 좋지만 현실적으로 이를 대체할 만한 소재가 없다보니 쉽지는 않잖아요.

    이러다보니 포장재에 사용되는 화학 소재를 줄이려는 노력을 하는 곳도 있습니다.

    오리온이 대표적인데요. 오리온은 지난해 120억 원을 들여 친환경 인쇄기를 도입했습니다.

    플렉소 인쇄기라는 설비인데, 이 설비는 고무 동판에 튀어나온 부분에 잉크를 묻혀 포장재에 찍어내는 방식을 사용해 기존보다 잉크량이 절반 가량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 잉크도 수성 잉크를 사용해 인체에 무해하다는 설명입니다.

    CJ제일제당은 아예 토양이나 해양에서 분해되는 플라스틱 소재를 만듭니다.

    PHA라 불리는 이 소재는 미생물이 식물 유래 성분을 먹고 세포 안에 쌓아놓는 고분자 물질을 말합니다.

    원리는 미생물 발효과정과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당과 PHA균주를 섞어 놓으면 미생물이 발효되면서 고분자 물질이 쌓이고요.

    그 다음 세포를 파쇄하는 방식을 이용해 미생물 안에 쌓인 고분자 물질을 PHA 물질로 정제해 냅니다.

    이렇게 얻은 PHA는 원하는 물성을 얻기 위한 혼합 과정을 거쳐, 포장재나 화장품 용기, 일회용품 등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플라스틱처럼 압출이나 열처리 방식을 통해 변형이 가능하고 별 다른 폐기 과정 없이 분해까지 가능하다보니 글로벌 기업들도 이 소재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앵커]

    유해 물질 사용을 줄이기 위해 설비를 바꾸고,

    또 화학 소재가 아닌 바이오 소재로 플라스틱을 만들겠다니 좋기는 한데, 이러면 비용이 너무 오르지 않습니까?

    기업은 이익을 내야하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친환경 경영을 확대하는 것은 지속적인 성장을 하는데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겠죠?

    [기자]
    맞습니다. 기업들이 이렇게 친환경 전환에 적극적인 데에는 자발적인 의지도 있지만, 외부 환경적인 부분도 무시하지 못할 원인 가운데 하나 인데요.

    기후 위기가 워낙 심각하다보니 지난 2015년 전세계 각국은 파리 기후 협약을 통해 국제적 협력체계를 구축했습니다.

    이 협약은 반드시 따라야 하는 불가역적 성격을 지니다 보니 우리 정부도 이에 발맞춰 여러가지 환경 규제들을 내어 놓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얼마 전 포장재 재활용 비율을 높이겠다는 것을 골자로 한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시행되기도 했습니다.
    또 우리 기업들이 수출을 하려면 각 국이 요구하고 있는 친환경 기준에도 충족시켜야 하는 문제도 존재하고 있는데요.

    유럽연합은 기업 공급망에 환경 오염 요소가 있는지를 의무 검사하는 환경 영향 실사를 2024년부터 도입할 예정이고,

    2026년부터는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국가나 기업에 관세 성격의 탄소국경세를 부과하기로 돼 있어 기업들이 친환경에 더욱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글로벌 기업들은 이런 친환경 바람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코카콜라 같은 곳은 플라스틱 페트병 배출량이 우리 기업들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많을텐데요.

    [기자]
    실제 코카콜라는 미국의 한 환경단체가 꼽은 세계 최고의 플라스틱 오염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는데요.
    이 단체 자원봉사자들이 버려진 플라스틱 조각을 수집한 결과 51개국에서 1만3834개의 폐플라스틱이 발견됐다는 이유에서 였습니다.

    이런 논란을 예견했는지 코카콜라는 2030년까지 모든 음료 패키지를 수거, 재활용 하고 전체 포장재의 50%를 재사용 소재로 대체하겠다는 선언을 했습니다.

    글로벌 식품업계 1위 네슬레도 2050년까지 실질 탄소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넷제로를 달성하겠다고 밝혔고, 이에 앞선 2025년에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지금보다 20%가량 낮추겠다는 계획입니다.

    아무래도 세계 각 국이 더 이상의 환경 오염을 두고 보지 않겠다고 정해놓은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는 만큼 여기서 도태되지 않기 위한 기업들의 변화 노력도 가속화 될 전망입니다.

    [앵커]

    유튜브 제목과 해시태그 뭐가 좋을까요.

    [기자]
    선물세트까지 변했다
    다가오는 플라스틱 종말
    #종이포장재 #생분해플라스틱 #지구를지켜라

    [앵커]
    유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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