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 만에 꺾인 기대인플레…집값 전망 '사상 최저'

전민정 기자

입력 2022-08-23 09:12  

기대인플레이션율, 7월보다 0.4%p 내려
8월 소비자심리지수 4개월 만에 반등…2.8p 오른 88.8


향후 1년간 물가상승률에 대한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8개월만에 소폭 하락했다.

체감물가는 여전히 높지만 물가가 정점에 가까워졌다는 기대감이 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8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대인플레이션율은 7월(4.7%)보다 0.4%포인트(p) 내린 4.3%로 집계됐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이 하락한 것은 2021년 12월 0.1%포인트 하락한 이후 처음이다. 7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008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미국 소비자물가가 시장 전망치보다 낮게 나오면서 물가 정점 기대감이 커진데다, 올해 하반기 물가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정부 발표 등이 소비자 심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며 "최근 유가 등이 소폭 하락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지난 1년간의 소비자물가에 대한 체감상승률을 뜻하는 `물가 인식`은 5.1%로 전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이에 대해 황 팀장은 "유가가 잠깐 하락했지만, 폭우 등으로 식품·채소류 등 생활 물가는 오른 상태"라며 "여기에 기반해 물가 인식이 여전히 높게 나타났지만, 하반기 물가 피크 아웃 기대를 반영해 기대인플레이션율은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 응답 비중은 농축수산물(47.5%), 석유류 제품(47.0%), 공공요금(45.6%) 순이었다.

전달에 비해서는 농축수산물(7.4%p)의 응답 비중이 증가한 반면, 석유류제품(-21.0%p), 공공요금(-2.9%p) 비중은 감소했다.

8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8.8로, 전달 보다 2.8포인트 상승해 넉달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이 우세하지만, 소비자 심리가 개선됐다는 의미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경기 전망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기준값 100을 기준으로 100보다 크면 장기 평균보다 낙관적임을,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소비자동향지수 중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세, 매수심리 위축·시장 금리 상승 등으로 전달 보다 6포인트 내린 76으로 4개월 연속 떨어졌다. 이는 2013년 1월 관련 통계 작성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황 팀장은 "최근 들어 서울과 지방 등 전국적인 주택 매매 가격 하락세가 확대되고 있고,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도 커지면서 주택 매수 심리가 위축된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조사 당시 250만호 이상의 주택 공급계획 발표가 예고 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8월 금리수준전망지수는 149로 전월(152)보다 3포인트 하락했다. 한은이 지난 7월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한 이후 금리 추가 인상에 대한 기대가 다소 약화한 영향이다.

`6개월 후 금리가 지금보다 오를 것`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내릴 것으로 예상한 사람보다 많으면 이 지수는 100을 웃도는데, 상승 전망 비중이 7월보다 줄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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