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항공 빅딜' 난항…골든타임 놓치나

입력 2022-08-30 19:10   수정 2022-08-30 19:10

    항공빅딜 해외심사 언제쯤?
    <앵커>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생존과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추진되고 있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간 합병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해외 주요 경쟁 당국의 승인 심사가 늦춰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대한항공이 연말까지 주요국의 승인을 받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는 가운데, 최근 해외의 승인 심사가 재개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항공빅딜이 현재 어느 정도까지 진행됐고, 언제쯤 완료가 될 지 신선미 기자와 점검해보겠습니다.

    신 기자, 다음달에 호주 경쟁당국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라고요?

    <기자>

    네, 호주 경쟁당국이 다음달 1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 결과를 발표하는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올 1월 사전심사를 시작한 지 8개월 만입니다.

    만약, 호주 경쟁당국이 심사를 통과시킬 경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도 간만에 진척을 보이게 되는 건데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심사는 지난 2월 싱가포르경쟁당국과 공정위 승인 이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사실상 양사의 인수·합병 시계가 호주 경쟁당국의 승인을 시작으로 6개월 만에 흐르게 되는 셈입니다.


    <앵커>

    결과는 어떻게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까?

    <기자>

    예단하기는 어렵습니다만, 업계에선 승인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예상대로 승인이 난다면 남은 국가는 미국과 EU, 중국, 일본, 영국 등 5개국입니다.


    <앵커>

    나머지 국가들의 진행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양사 합병은 해외노선을 운항하는 만큼 해외 경쟁당국의 승인이 필요한데요.

    특히 필수 신고 국가인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 4개국의 경우엔 승인을 반드시 받아야해서, 한 곳이라도 반대하면 합병이 불발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 국가의 심사속도가 더디다는 점입니다.

    각국 경쟁당국은 일반적으로 관련 자료 제출과 사전협의 단계인 사전심사를 시작으로 본심사를 한 뒤 결과 발표로 이어지는데요.

    아직까지 사전심사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심사에 얼마나 더 걸릴까요?

    <기자>

    EU 집행위원회는 보통 기업결합 신고 후 일반적으로 사전심사 기간 25일, 1차 심사 10일 등 최대 35일 안에 결론을 냅니다.

    그리고 총 35일의 승인 여부 발표 기한이 주어지기 때문에 2~3달 안이면 발표까지 마친다고 볼 수 있죠.

    그러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는 1년 넘게 사전심사 단계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사안을 어떻게 보느냐에 달린건데, EU를 비롯해 미국 중국 등 각국의 이해관계가 달라서 예단하기 어렵다는게 대한항공측 설명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런 가운데 업계에선 가장 난관이 예상되는 곳으로 EU와 중국을 꼽는다면서요?

    <기자>

    심사 조건이 까다로운 EU, 중복노선이 많은 중국이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먼저, EU는 독점 발생 우려를 근거로 기업 결합에 깐깐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EU의 반대로 외항사 간 항공 빅딜이 무산된 사례가 2건이나 됩니다.

    우리나라 기업이 EU의 문턱을 넘지 못한 사례도 있죠. 지난 1월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을 불허했습니다.

    두 기업의 결합으로 LNG선 독과점 시장이 형성될 것이란 판단에섭니다.

    EU가 최근 반대한 기업결합 건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기업결합을 단순 비교하긴 어렵습니다.

    대우조선과 현대중공업(한국조선해양)은 세계 1, 2위를 다투는 조선사의 합병이었다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세계 항공사 순위에서 각각 18위, 32위를 차지합니다.

    하지만 최근 기준이 까다로워졌단 점에서 대한항공도 EU의 결정에 가장 예의주시하고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또한 반독점법 강화에 따라 심사 통과가 어려워지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중국은 이미 정부가 나서서 자국 항공을 위해 외국 항공을 견제해왔는데, 앞으로도 자의적으로 심사를 무기한 미룰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해외 기업 결합 심사 문턱을 넘지 못하고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양사 통합이 무산되면 어떻게 되는건가요?

    <기자>

    양사가 합병하면 보유자산이 40조 원에 달하는 세계 10위권의 초대형 글로벌 항공사가 탄생하게 된단 점에서 주목을 받았는데요.

    양사 통합이 무산된다면 한국 항공 산업의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산업은행과 정부가 양사의 합병을 추진한 것도 항공업을 국가 기간산업으로 보고 기간산업안정기금 투입의 명목으로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 거거든요.

    양대 항공사를 살리기 위해 산은이 투입한 금액만 약 4조원입니다.

    이런 점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 실패는 단순 국내 기업들의 통합 무산이 아니라 한국 항공 산업 재편과 경쟁력 강화에 대한 실패일 수 있단 얘기가 나오는 겁니다. 한국 항공 산업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양사 통합을 바라볼 필요가 있는 거죠.

    때문에 산은도 정부 차원의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주EU 대사와 면담을 하는 등 해외 경쟁당국 설득에 나선겁니다.


    <앵커>

    대한항공도 이번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죠?

    <기자>

    대한항공은 해외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하기 위해 5개팀 100여명으로 구성된 국가별 전담 전문가 그룹을 꾸렸습니다.

    지난 3월까지 기업결합심사 관련 자문사 선임비용만 350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도 최근 해외 현지를 직접 방문해 기업결합 승인을 위해 관계자들과 만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올해까지도 해외 경쟁당국의 승인이 나오지 않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합병이 2년이나 늦어지면 이로 인한 피해도 클 거 같습니다.

    <기자>

    합병 승인이 지연되면서 아시아나항공 노조가 최근 다시 반대 목소리를 내는 등 합병을 둘러싼 갈등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고요.

    무엇보다 해외 경쟁당국의 심사가 나오기 전까지는 대한항공이 로드맵을 짤 수 없단 점도 문제로 꼽힙니다.

    게다가 현재 항공업계는 환율과 유가 상승 등의 악재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는데요

    때문에 아시아나항공은 화물부분 호조로 2분기 영업익 2113억원을 기록했지만 재무 상태는 악화일로를 겪고 있습니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올해 상반기 아시아나항공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보다 4133.9% 포인트 오른 6544%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실이 커지면 연말 인수를 목표로 하는 대한항공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는데요.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부실을 떠안을 경우 자칫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어 최대한 빨리 인수하는 게 최선”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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